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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다 vs 합친다' 완성차업계, 각자도생 배터리 전쟁

합작사 설립 '안정적 공급망' 확보…'완전 내재화'는 리스크 불가피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2.03.18 12:52:01
[프라임경제] 최근 많은 완성차업체들이 다양한 배터리 수급 전략을 꾀하고 있다. 전기차 확산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향후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SNE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23년 전기차 배터리 수요와 공급이 역전된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확산 속도 대비 배터리 공급이 140GWh 부족할 것으로, 2025년에는 공급 부족 규모가 361GWh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배터리는 전기차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할 만큼 전기차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이에 완성차업체들은 향후 배터리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과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더불어 완성차업체가 배터리 원가 통제력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공급망 부족으로 전기차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관리를 위해 완성차업체들이 택한 전략은 두 가지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 현대자동차

첫 번째는 완성차업체가 기존 배터리 제조사와 합작사를 세워 공장을 건설하는 형태다. 배터리 공장 건설 시 많은 비용이 투입되지만, 합작사를 만들 경우 비용 절감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005380)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카라왕에 합작공장을 짓는 동시에 배터리 제조사에 투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배터리 제조사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 1억달러를 투자했고, 팩토리얼에너지와는 공동개발협약(JDA)을 맺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2025년 이후 적용 예정인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의 50%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제너럴 모터스(이하 GM)는 지난 2019년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설립, 북미에만 4개의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현재 1·2공장은 오하이오 주·테네시 주에 건설 중이며, 3공장은 올해 착공 예정이다. GM은 올해 착공 예정인 3공장까지 합쳐 연간 120GWh 이상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한다. 

또 포드는 SK온과 함께 유럽에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한다. 앞서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포드와 합작사 '블루오벌SK'를 세웠는데, 2025년까지 미국 테네시 주와 켄터키 주에 합작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를 통해 포드는 2030년까지 240GWh 규모의 배터리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GM 오하이오주 얼티엠셀즈 1공장. ⓒ LG에너지솔루션

두 번째는 완성차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완성차업체가 배터리 제조사의 지분을 직접 인수해 자체 양산에 나서거나, 배터리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부 도맡는 방식이 있다.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이 가능한 만큼 더욱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고, 생산원가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배터리 제조사와 합작사를 세우지 않고 직접 생산하는 방식을 택한 대표적인 브랜드는 테슬라다. 미국 텍사스와 독일 베를린에 배터리 생산시설을 구축한 테슬라는 최근 자체 제작한 4680 원통형 배터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 △높이 80㎜의 원통형 배터리로, 테슬라는 올해부터 본격 양산을 계획 중이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 역시 △스웨덴 노스볼트 △중국 궈쉬안 등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지분을 직접 인수해 자체 양산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유럽에 배터리 공장 6곳을 지어 총 240GWh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테슬라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 조감도. ⓒ 테슬라

전고체 배터리로 차별화를 노렸던 토요타도 미국에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랜돌프 카운티에 12억9000만달러를 투자, 미국 내 첫 번째 배터리공장을 건설하고 2025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과 달리 합작공장 설립이나 자체 내재화에 대해 소극적인 브랜드도 있다.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다. 물론, 두 브랜드 역시 향후 내재화를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앞선 경쟁사 대비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BMW는 현재 배터리 제조사와 긴밀한 관계를 통해 이미 필요한 물량을 확보한 만큼, 생산과 판매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자체 생산을 염두에 두고는 있지만, 일단 시장 상황을 보며 사업 방향성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또 메르세데스-벤츠는 일본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엔비전 AESC로부터 추가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예정으로, 제조사를 통한 물량 확보에 주력 중이다. 여기에 2030년까지 총 8개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시설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안은 내놓지 않았다.

BMW iX. ⓒ BMW 코리아

다만, 메르세데스-벤츠는 배터리 제조사 오토모티브셀(ACC)의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기에 ACC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자체 양산에 나서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완전 내재화가 전량 자체 수급까지 상당한 시간과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탓에 단기간에 자체 생산 공정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상당하다.

문학훈 오산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는 "완성차업체가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생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배터리 제조사들의 기술력을 따라가려면 막대한 비용이 따를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미 많은 배터리 제조사들이 배터리 관련 기술에 특허를 낸 상황에서 특허를 피해 전혀 다른 내용으로 배터리를 생산하기는 더욱 어렵다"며 "배터리 화재나 품질 결함으로 인한 리콜도 배제할 수 없어 완성차업체가 가져갈 리스크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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