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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목 칼럼] 우크라이나 사태의 파장

 

김영목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2.01.30 12:33:34
[프라임경제] 러시아가 대규모 군을 동원하며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고, 최신 장비들을 동원해서 우크라이나 동부와 벨라루스에서 기동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은 먼 나라 이야기다. 더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생각이 없다고 하면서, 우리는 단지 NATO가 동쪽으로 확장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원할 뿐이라고 말한다. 

러시아는 지난 12월12일 NATO는 동쪽으로 확장되어서는 안 되고 폴란드, 발트 3국에서 군사력을 철수해야 하며 특히 우크라이나는 NATO에 가입이 영구히 배제됨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지난 1월26일 블링컨 국무장관이 문서를 통해 NATO의 가입은 모든 희망국에게 개방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고 다만, 군축, 군사배치,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한 사무소 설치, 핵무기 감축 협상 등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반응은 긍정적 요소가 없다며 시큰둥하다. 듣고 싶은 대답은 없다. 

◆전쟁 발발할까?

미국은 NATO, 유럽 우방들의 단합을 촉구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SWIFT 시스템에서 러시아 배제 등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초강력 제재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하고, 8500명의 병력을 동구에 신속 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지상군의 우크라이나에 파견은 배제하고 있다. 

유럽은 혼란스럽다. 발트 3국 등 러시아 접경 소국들은 자국의 안보와 독립을 위해 NATO 전체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한다. 이들에겐 러시아의 위협은 존립의 여부에 관한 문제이다. 그러나 유럽의 사실상 맹주인 독일은 다른 길을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NATO국들 특히 주변의 소국들과는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우크라이나 정부도 긴장이 가라 앉기만 바라고 있는 듯 하다. 

독일정부는 러시아와 대화와 협상의 문을 열어 두는 목적이라고는 하나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등에 판매되었던 구 동독의 구식 자주포를 우크라이나로 이동하는 걸 반대하고 독일산 살상 병기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배제하고 있다. 대신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헬멧 5000개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발틱 제국들은 독일 정부에 분노를 감추지 않는다.

동방정책을 추진해온 독일 외교의 근대사의 맥락에서 보면 독일은 늘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요시해왔다. 그리고 일본과 같이 해외 비 참전 원칙을 표방 한다. 원전을 포기하면서 러시아의 천연 가스에 의존하게 된 독일은 더욱 더 러시아의 대결이 편하지 않다.

단합된 NATO의 대응을 촉구하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대 러시아 정책은 이미 금이 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구나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지상군 파견은 배제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입지도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  

동구와 발틱의 반러연대를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독일은 과거 영국의 챔벌린이 히틀러에게 했던 유화정책(appeasement)을 한다고 비판한다. 발틱 3국의 반발은 거세다. 약소국들의 안보를 외면하는 독일은  위선적이라며 비난하는 최근 라트비아 국방 장관의 회견을 보면 이준 헤이그 특사의 울분과 유사함 마저 느껴진다.

미국은 러시아 침공을 저지한다고는 하지만 러시아는 큰 문제 없이 우크라이나 동부를 침공하고 2014년 때와 마찬가지로 돈버스(Donbus) 지역을 분리시키거나 병합할 수도 있다. 일단 침공을 해놓고 미국-NATO와 협상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친러국가로 굴복해 들어올 때 까지 장기적으로 여러 수단을 취할 수 있다. 러시아는 굳이 직접 침공을 안 해도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수단들이 있다. 미국은 NATO 전체의 입장을 단합시켜야 하지만 독일, 당사자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같으면서 다르다.

전쟁이나 침공이 일어난 다음에 러시아를 제재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군사-기술적 조치’들은 이미 취해지고 있다고 보인다. 군사조치와 기술적 조치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된다. 그는 현대전을 하고 있다. 미국이 언급한 초강력 제재계획을 비웃듯 가스 공급 중단, 유럽은행, 기업들에 대한 불안 심리 조성 등 러시아가 먼저 선제 조치를 하고 있다. 물론 자신도 피해를 보고 있다.

유럽의 분열과 세계 에너지, 금융시장의 혼란을 일으키는 심리전이 진행된다. 고유한 의미의 물리적 침공은 현재로선 잡고 있는 카드이고 실제로는 안 할 수 있다. 굳이 침공을 직접 안 해도 우크라이나가 내부가 분열되면 친러정책 유도는 쉬워진다.  

그러나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냉전(Cold War)이 시작되었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겠다.

◆지정학적 파장

유럽에서 이러한 지정학적 소요는 가뜩이나 미중 대립과 코로나 팬데믹에 지친 세계를 더욱 힘들게 한다. 미국의 힘이 줄어든 탓일까? 중국의 힘이 강력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일까? 

실제로 중국은 러시아를 옹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련의 붕괴 이후 세계사적 의미를 갖는 최대의 대결이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평한다. 미국에서는 바이든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하는데 이 사태의 결말은 바이든의 리더십 차원을 넘는 국제질서의 지각 변동이 일어나는 거대한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평가가 더 옳은 듯하다.

◆한국에 주는 교훈  

미국 내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응 여부가 앞으로 이란, 북한에 대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리로서는 당연히 북한에 주는 심리적 영향, 중국의 대만에 대한 대응등 동아시아에 대한 영향과 에너지산업, 자유 경제, 특히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재정확장 정책이 한계를 드러내고 에너지, 원자재 등에서 거센 인플레이션을 마주하고 있는 현재 경제 여건 하에서는 더욱 그렇다. 

전통 우방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입장에 있는 한국으로서는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 독일처럼 해외 특히 비우호, 특정 국가에 에너지를 의존하는 일은 지금이라도 최소화 해야 한다. 북한이 허망한 생각을 갖지 않게 하는 건 늘 중요하다.

여러 나라가 보수와 진보가 가치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우리에게 핵심적 가치가 무엇인 지에도 솔직한 토론이 필요하다.

1991년 소련의 해체 시기, 우크라이나 국민의 90%가 독립에 찬성했고, 동구 나라들은 온 국민이 나서서 소련의 철수를 요구했다. 발틱의 국민들은 인간띠를 만들어 러시아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했다. 국제관계에서도 가치의 수호는 필요하고 실제로 장기간 인정된 질서의 뼈대가 된다. 한국은 민족 자결권을 호소 하다가 나라가 결국 소멸된 경험이 있다. 발틱과 둥구 나라들도 유사한 운명을 반복해 왔다. 세계와 우리는 큰 도전의 갈림길에 있다.



(현) G&M글로벌문화재단 대표 / (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  (전) 외교부 주이란대사 / (전) 외교부 주뉴욕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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