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안정화를 이루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지난 5년간 수십차례에 달하는 여러 대책들이 쏟아지긴 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 그나마 최근 들어 강력한 규제와 조세 강화 등 정책들이 금리 인상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에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다수 국민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향후 시장 변화에 대한 의구심을 쉽지 지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는 올해 대선과 지방 선거가 현재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좌우할 '핵심 포인트'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대선 후보들 역시 주요 공약으로 다수 부동산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경영과 교수)을 만나 부동산 시장 현황과 전망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을 평가한다면.
"문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풍선효과'로 집값이 좀처럼 안정화를 이루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은 적지 않은 상실감과 함께 근로 의욕마저 떨어지는 등 좌절을 겪어야만 했다. 다만 집값 상승 현상은 단지 국내 (부동산) 정책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과도하게 풀린 화폐로 인한 물가 상승 및 자산 가치 여파도 한몫했다."
-올해 전망은 어떤가.
"임인년은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라는 큰 이슈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새로운 정권에 대한 기대감에 관망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은 정책 방향에 따라 결과를 달리하는 만큼 차기 정부의 방향성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간 급등한 집값 영향 탓에 의해 누적된 피로도도 관망세를 짙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하반기 지방 선거까지 마무리되면 관망세도 이에 따라 어느 정도 정리될 것이다. 결국 또 다시 고질적 문제인 '공급 부족'으로 집값 우상향 기조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승세는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 △지역 양극화로 진행될 수 있다.
실제 민간 업계들이 각종 변수들을 감안한 상태로 집값을 분석했을 결과 2~5% 상승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요자들은 업계나 정부 발표를 면밀히 분석해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전·월세시장을 전망한다면.
"'임대차 3법'이 존재하는 만큼 전세는 동일 단지나 평수라도 계약 성격에 따라 가격이 크게 갈리는 '다중 가격'이 심화될 것이다. 여기에 조세 제도 강화로 조세 증가 효과가 이어지며, 각종 규제로 인해 결국 월세 전환 형태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되고 있다.
"금리는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순수 개인 자본으로 매수하는 것이 아닌, 타인 자본을 50% 이상 투입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즉 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조달비용도 증가하는 만큼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통계를 살펴보면, 금리가 낮아지면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움직인다. 반면 금리가 높을 경우 부동산 시장이 아닌 금융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매수 위축을 가져온다.
물론 금리는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게 아닌 글로벌 경제에 의해 서로 연동됐다. 이에 따라 국내 금리 정책도 중요하지만, 미국과 같은 글로벌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도 관건이다."
-차기 정부 부동산 정책의 올바른 방향은.
"우선 정책이 '시장 중심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부동산 역시 재화이기에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기본 인식 아래 무분별한 규제가 아닌 시장 순수 기능을 인정해야 한다.
두 번째는 차기 정부가 정권 초기에 로드맵 방향 설정 등 조세 제도를 적극 개편해야 한다. 지금처럼 전문가들도 이해하기 힘든 제도가 아닌, 국민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순 명료한 제도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 조세 제도의 경우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는 보유세와 거래세가 '8대 2 비율'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대 8 비율'이다. 이는 양도소득세(거래세)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다른 OECD 국가처럼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 그래야 한국 부동산이 '소유 중심(투자)'에서 '이용 중심(실거주)으로 전환될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도 이중과세 성격이 있어 재산세와의 통합도 검토할 만하다.
여기에 현재 '1가구 1주택 정책'에 대한 사고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다. 현실적으로 해당 정책으로 '가구 분할 촉진'은 물론, 종부세를 줄이기 위한 증여 조장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끝으로 차기 정부는 연도별로 수요와 공급을 예측해 이에 따른 '공급량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정부가 모든 공급을 담당하긴 어렵다. 대신 주거취약계층(10%)은 정부 공공 영구임대주택으로 주거복지를 실현하고, 이외 90%는 민간 시장에 맡기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양립 체계를 이뤄내야 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선.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로자 안전예방이 주요 골자로, 향후 재해 최소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기업들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특히 위험한 현장의 경우 철저한 안전 관리에도 불구, 개인 실수만으로도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번 현산 광주 사태는 현장을 관리·감독하는 기관 및 감리업체들이 더욱 주의를 기울였으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특히 감리업체는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하지만, 공사기간 단축 등 속도전에만 초점이 맞춰져 관리 부실로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사고 이후 후분양이 또 거론되고 있다.
"선분양제는 한국에서 거의 통용되는 제도로, 급격한 현대화를 겪으면서 건설 산업 육성과 대량 주택 공급을 위한 선택지였다.
현재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분양방식인 '선분양제'는 아파트를 짓기 전에 분양을 진행해 계약금을 충당하고, 이를 건설비용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실물을 직접 보지 못하는 만큼 부실 공사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달리 후분양제는 수요자들이 거의 완공된 건축물을 점검할 수 있어 안전성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다. 다만 후분양에 따라 건설사들의 금융비용이 증가하며, 이로 인해 분양가가 선분양제와 비교해 높게 형성될 수 있다.
더군다나 국내 건설업계 특성상 후분양이 쉽지 않다. 공사비용을 충당할 건설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후분양은 공공기관이, 선분양은 민간 건설사가 택해 상호 공존하는 형태로 발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 대선 주자들은 국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선 조세 정책의 경우 국가재정 규모나 국민 조세 부담 능력을 감안해 장기 전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미래 인구 감소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전체 공급 방향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며 이에 따른 구체적 국토공간 계획을 구상할 필요하다. 실제 혁신도시의 경우 일부는 유령도시가 됐으며, 행정수도도 행정 비효율을 초래하는 등 부정적 선례를 남긴 바 있다. 후손들을 위해 국토 환경을 어떻게 보존해갈 것인지에 대한 '장기 플랜'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