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빠른 속도로 전동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내년도 전기차 보조금 예산안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전기차 구매 시 필요조건이 보조금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올 상반기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가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지연되자 빠르게 소진되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 상대적으로 출고가 빠른 테슬라 모델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즉, 전기차 보조금이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에서는 내년 예산안을 대폭 늘리며 더욱 많은 차량에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은 1조9352억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8126억원 늘어난다.

정부가 내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기준 상한액을 500만원 인하할 계획이다. ⓒ 연합뉴스
또 정부는 '2022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침 개정'을 추진, 100% 지급 기준 상한액을 현행 60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조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내년도 개정안이 확정되면 △5500만원 미만 차량 보조금 전액 지급 △5500만~8500만원 미만 차량 보조금 50% 지급 △8500만원 이상 차량은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이런 정부의 보조금 지급 정책은 전기차 1대당 지급 금액은 줄이고 지급 대상은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성능 전기차보다는 합리적 수준의 성능을 갖춘 전기차의 수요 확대와 제조사들의 자발적인 판매가격 인하까지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많은 완성차 브랜드들이 전기차 보조금에 맞춰 가격을 책정해왔던 만큼 정부의 보조금 정책 변화로 완성차 브랜드들의 전기차 가격 정책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에는 보조금 정책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출시되는 전기차인 △코나 EV △스타리아 기반 전기차 △니로 EV △아이오닉 6 모두 5500만원 안에 포함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차 아이오닉 5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모델(5809만원)과 기아 EV6 롱레인지 어스 모델(5959만원)이 판매가격이 개정되는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보조금을 100% 적용받지 못할 전망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GV60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5990만원부터 시작하는 GV60의 판매가격은 환경부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보조금을 100% 지원 받지 못한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국내 보조금 정책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것에 신중한 입장이다. 매년 바뀌는 전기차 보조금 기준에 맞춰 가격을 바꾸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서다. 또 가격인하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에 자칫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올해 EQA를 출시하면서 5990만원의 가격을 책정했던 만큼, 내년 이들이 출시할 전동화 모델 △EQB △EQE 모두 EQA보다 상위 차종이기에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기는 어렵다. 이로 인해 보조금을 100% 받지 못하는 것을 넘어 보조금 없이 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아우디 코리아의 Q4 e-트론 모델은 기존 보조금 정책을 반영한 듯한 6000만원 이하로 출시될 계획이지만, 변경되는 보조금에 맞춰 새로운 가격 변동은 검토하지 않을 예정이다.
제프 매너링 아우디 코리아 사장은 지난 2021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는 가격 정책 외에도 품질, 브랜드 이미지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단순히 보조금을 위해 가격을 조정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아우디 Q4 e-트론 외관. ⓒ 아우디 코리아
BMW 코리아는 국내 보조금 정책과는 무관하게 고성능 전기차 위주로 국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실제로 BMW는 1억원이 넘는 고성능 전기차 모델로 향후 10년간 10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부터 테슬라 모델 구매 고객들도 보조금을 전액 수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모델Y 스탠다드형 5999만원 △모델3 스탠다드형 5749만원 △모델3 롱레인지형 5999만원으로 5500만원을 넘는다. 또 테슬라 모델Y 퍼포먼스는 8599만원으로 기존 50% 보조금 지급도 어렵게 됐다.
한편, 환경부는 △지자체 △관계 부처 등 유관기관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보조금 지침 개정안을 내년 1월 초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지자체 보조금 사업이 확정되면 정확한 보조금을 알 수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내년도 정부의 가격 정책에 맞춰 일부 옵션을 뺀 상태로 출고하는 방식의 마이너스 옵션을 투입하는 식의 다양한 가격 정책을 완성차 브랜드들이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