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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하얀 국물 라면 원조' 삼양식품은 반짝 스타?

 

윤수현 기자 | ysh@newsprime.co.kr | 2021.07.20 11:53:43

삼양식품에서 10년 전 오늘 출시했던 하얀 국물 라면인 나가사끼 짬뽕. ⓒ 삼양식품

[프라임경제] 7월20일은 '하얀 국물 라면'의 원조인 삼양(003230) '나가사끼 짬뽕'이 출시된지 딱 10년 되는 날입니다.

2011년 방송된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펼쳐진 라면요리 대회에서 개그맨 이경규가 '꼬꼬면'을 선보이면서 하얀 국물 라면이 주목받았는데요. 

그 해 8월8일, 팔도에서 이경규의 꼬꼬면을 시중에 판매하며 라면 시장의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꼬꼬면보다 한 달 앞서 7월22일 출시된 나가사끼 짬뽕도 꼬꼬면이 몰고 온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의 수혜를 입었죠. 

출시 182일만에 판매 1억개를 돌파하는가 하면, 당시 한 마트에서 라면업계 1위 '신라면' 판매량을 위협할 정도로 인기는 폭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라면은 '빨간 국물'이었던 걸까요. 이듬해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은 금새 사그라들었습니다. 삼양식품이 하얀 국물 라면 시리즈로 선보인 '나가사끼 꽃게짬뽕'과 '나가사끼 홍짬뽕'도 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아 곧 단종됐습니다.

삼양식품의 불닭시리즈 제품. ⓒ 삼양식품

하얀 국물의 쓴맛을 본 후 삼양은 더욱 빨간 라면으로 도전장을 내놨습니다. 바로 2012년 '불닭볶음면'을 출시한 건데요. 고통마저 주는 매운 맛의 볶음 라면이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불닭볶음면은 하얀 국물 라면과는 달리 지금까지도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삼양식품은 올해 불닭볶음면의 누적판매량이 30억개를 넘었다고 알렸죠.

실제로 삼양식품에서 살아남은 신제품은 대부분 불닭볶음면에 편승한 제품들입니다. △치즈 불닭볶음면 △불닭볶음탕면 △마라 불닭볶음면 △까르보 불닭볶음면까지 자매품이 24가지나 될 정도입니다. 

불닭볶음면 누적 30억 판매 신화의 대부분은 해외 시장에서 발생된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부터 삼양식품 면스낵 사업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역전하기 시작했는데요. 삼양식품 관계자는 "면 사업 해외 매출 거의 대부분이 불닭볶음면에서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전체 시장 규모에서 보면 불닭볶음면의 점유율은 적은 수준인데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라면시장의 전체 매출액 중 상위 10개 라면 가운데 삼양 불닭볶음면은 4.47%을 차지, 5%도 안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이후로 이렇다 할 흥행 제품이 없고 경쟁업체를 따라가기만 할 뿐 시장을 선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2015년 '중화라면' 열풍이 불었을 때 선보인 '갓짜장'과 '갓짬뽕'은 오뚜기의 '진' 시리즈 등에 에 밀려 흥행 부진으로 몇 년 뒤 단종되었고, 2017년 '팔도 비밈면' 대항마로 내놓은 '열무 비빔면' 리뉴얼 버전도 경쟁 제품군에 참패했습니다. 잇따라 선보인 '와사마요볶음면' '미역새콤비빔면' 등도 빠르게 자취를 감췄습니다.

때문에 국내 라면 시장에서 삼양식품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양상입니다. 삼양식품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1.5%에서 지난해 11.1%로, 올해 1분기는 10.7%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죠.

전체 매출도 하락세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1분기 매출액은 1400억원으로 지난 1분기 실적인 1563억원에 비해 10.5%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266억원에서 144억원으로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삼양식품 로고. ⓒ 삼양식품


설상가상 삼양식품이 의존하고 있는 매운 볶음면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최근 팔도에서 '틈새라면볶음면'을 내놓았고 업계 1위인 농심까지 '신라면볶음면'을 오늘 정식 출시했습니다. 농심이 당장 다음 달부터 이 매운 볶음면을 해외에 수출하겠다고 나서면서, 삼양식품은 매출을 내고 있는 해외 시장마저 위협받게 되었는데요.

불닭볶음면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데 성공했지만 오리지널 국물 라면과 달리 폭넓은 소비자층을 두루 아우르지는 못했습니다. 

10년 전 오늘 출시됐던 하얀 국물 라면 역시 그 독특함이 불닭볶음면과 닮았는데요. 나가사끼 짬뽕은 반짝 인기에 그친 반면 불닭볶음면은 다행히 틈새 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하며 삼양식품의 매출 효자 상품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다만 불닭 시리즈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삼양식품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주의 깊게 살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양식품 매출의 90%를 라면이 책임지고 있는 가운데, 이 중에서도 불닭볶음면 비중이 지나치게 커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하락하면 삼양식품 전체가 위험할 수 있는데요. 현재 삼양식품은 매출의 절반을 '불닭볶음면'의 해외 수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매운 볶음면 춘추전국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오늘날, 삼양식품은 나가사끼 짬뽕을 포함한 과거 타사에 밀려 단종된 수많은 라면의 실패를 교훈 삼아 오랜 시간 널리 사랑 받는 신규 브랜드 또는 내수 매출을 올릴 돌파구를 준비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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