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센터를 폐쇄하면 발생하는 인건비 지급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때 근로자 인건비는 무급휴가나 유급휴가로 처리할 수 있는데 콜센터 대다수 사업장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유급휴가로 처리하는 상황이다.

사지은 지난해 3월, 구로구 관계자가 코로나19확진자가 발생한 구로콜센터 건물에 폐쇄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다수 원청사는 감염예방에 초점을 둬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콜센터가 정상 운영을 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유급휴가를 인정해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원청사는 '나 몰라라'식으로 아웃소싱사가 알아서 하라며 인건비를 미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셧다운에…무급·유급휴가 지급 기준은?
그렇다면 기업은 근로자에게 반드시 유급휴가를 지급해야 할까. 먼저 귀책 사유가 누구한테 있는지에 따라 무급휴가가 정당한지 정해진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사업주의 귀책 사유로 근로자가 휴업하게 되면 평균임금의 70%를 휴업수당으로 지급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사업주가 예방 차원에서 자체 판단으로 휴업할 경우에 해당한다.
반면 보건당국에서 사업장 방역으로 인한 폐쇄 행정명령과 격리통지를 받아 휴업이 강제되는 경우는 무급휴가로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1조2에 따라 "연차 유급휴가를 줄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유급휴가도 가능하지만 이는 강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유급휴가를 주지 않아도 무방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라 센터가 셧다운되면 대부분 유급휴가로 처리하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상관없이 근로자 본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검사를 받거나 쉬는 경우는 개인 연차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와 가톨릭대학교 보건대학원 정혜선 교수팀이 '직장인 코로나19 3차 유행 및 코로나19 백신접종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에서 코로나19 확진이나 자가격리로 출근을 못하게 될 때 유급휴가를 받은 직장인은 49.3%였고, 나머지 50.7%는 개인 연차나 무급휴가를 쓰거나 결근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기업과 근로자에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부담을 덜기 위해 1일 최대 13만원 한도로 유급휴가 비용을 지원하며 유급휴가를 권고하고 있다.
한 법률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업장 폐쇄 시 유급휴가 여부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정부로부터 유급휴가 비용을 지원받은 경우에는 유급휴가를 부여할 의무가 있고, 이를 부여하지 않으면 위법"이라면서 "다만 근로기준법 60조에 따라 사업장 폐쇄 시 개인 연차 사용으로 대체를 강요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연차소진 강제해 뿔난 상담사
최근 사업장 폐쇄에 따라 개인연차를 강요하는 것은 엄연히 위법에 해당됨에도 이를 강행한 콜센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4월13일, 유통업계 한 콜센터 운영업체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콜센터가 이틀간 폐쇄되자 상담사들에게 유급휴가나 무급휴가가 아닌 개인연차로 대체했다.
콜센터에 근무하는 한 상담사는 "개인이 쉬고 싶어서가 아니라 회사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방역차원에서 휴업을 실시하는데, 왜 개인연차로 대체되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콜센터 운영업체 T사는 "연차사용 및 대체휴가 변경을 권유했으며 당시 강요는 없었다"며 "격리 및 방역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에 대해 근로자가 희망하는 휴가인 무급, 연차 사용 등을 적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운영하고 있어 이번 사례를 토대로 운영기준의 왜곡이 없도록 관리자를 대상으로 재교육을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원청사는 "운영업체가 유급처리 하겠다고 해서 비용처리를 했지만, 내부적으로 임금을 어떻게 지불했는지 하도급법에 따라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셧다운 된데다 직원 인건비까지 가중되자 원청사에 밉보이지 않으려고 비용절감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금융이나 통신보다 수익구조가 좋지 않은 유통업계 콜센터는 마진율이 낮기 때문에 유급휴가를 보전해 주기는 쉽지 않았을것"이라고 분석했다.
◆콜센터 폐쇄 후폭풍…인건비에 패널티까지 부담 가중
지난해 2월부터 확산한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콜센터가 폐쇄되면서 아웃소싱업체에도 인건비를 비롯한 응대율 미달에 따른 패널티 발생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창기에는 일주일 가까이 콜센터가 폐쇄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동선 파악과 방역지침 준수사항 등을 면밀히 살피고, 추가 확진자 발생추이에 따라 하루나 이틀간 폐쇄하고 정상 근무를 이어나가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한 아웃소싱업체는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이틀간 센터를 폐쇄하고, 밀접촉자들은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자가격리자를 포함해 센터가 폐쇄된 기간 동안 상담사들의 인건비를 유급휴가로 처리하기 위해 원청사에 인건비를 청구했지만 "도급사에서 알아서 해결하라"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아웃소싱사가 상담사 복지 차원에서 4000만원 가량 인건비를 선지급하고, 일부는 정부지원금으로 충당했지만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또 다른 아웃소싱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업체는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기간 동안 인건비는 원청사와 아웃소싱사가 5:5로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 상황이다 보니 방역수칙을 아무리 잘 지키더라도 언제 어디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지 예상하기 어렵고 오랜 기간 거래해 온 신뢰를 저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콜센터 폐쇄에 따른 피해를 아웃소싱사가 이익률을 줄여서라도 감수하라는 식이다.
콜센터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원청사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셧다운 시) 유급휴가를 인정하지만, 일부 원청사는 의무적으로 유급휴가를 줘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도급사가 알아서 판단하라고 떠밀다 보니 부당하더라도 을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규모가 작은 콜센터의 경우 단 며칠간 센터를 폐쇄하더라도 콜 응대율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콜센터 폐쇄로 인해 콜 응대율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SLA(Service Level Agreement) 평가에 따라 수수료가 깎이는 구조다.
이에 대해 업계는 코로나19와 같은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의 경우 수수료 계약구조는 협의를 통해 조율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콜센터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는 인건비대로 보장하고, (셧다운으로) 콜센터 운영이 멈춰 응대율과 상담실적인 KPI를 달성하지 못하면 패널티를 받아 단가 자체가 저단가로 깎이다 보니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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