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수입의 절반 이상을 콘텐츠 공급자에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IPTV사는 인색하다."

강호성 CJ ENM 대표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CJ ENM
강호성 CJ ENM(035760) 대표는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IPTV 3사와의 프로그램 수신료 갈등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강 대표는 "영세 SO도 전향적인데 IPTV는 그렇지 못하다. 통신료와 여러 가지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는데 결국 조정의 문제"라며 "어느 산업을 살리고 죽이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성장하기 위한 문제이고, 결국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콘텐츠는 글로벌시장에서 인정하고 있지만, 이를 유지하는 산업과 유통‧시장구조는 국내 수준"이라며 "미국은 제작비 100~120% 이상을 수신료로 받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IPTV‧플랫폼사에 제공하면 제작비 3분의 1만을 받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날 CJ ENM은 5년간 5조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글로벌 토탈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다음은 강호성 CJ ENM 대표, 임상엽 CJ ENM 최고운영책임자(COO), 양지을·이명한 티빙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나갈 건가.
(강호성 대표) "시장에서 수신료 분배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빨리 해결돼야 하는 문제다. K콘텐츠 글로벌 시대가 온 것은 우리의 인프라나 유통구조, 수익구조가 선진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K콘텐츠가 우수했기 때문이다. 콘텐츠는 글로벌 인정을 받고 있는데 유통, 시장 구조는 아직 국내 수준이다. 제대로 올라오지 못한 상황에서 콘텐츠가 글로벌화 됐다.
글로벌 OTT가 한국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시장이 콘텐츠에 대해서만 관심있고 분배에 관심이 없다면 글로벌 메이저에 예속될 가능성이 크다. K콘텐츠의 우수성 만큼이나 유통구조, 분배구조도 선진화돼야 한다. IPTV사와 플랫폼사에 공급하고 프로그램 제작비 3분의 1 정도를 수신료로 받는다. 미국은 100% 이상을 받는다. 벌써 수신료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면서 예측해서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돼 있다.
우리는 늘 불안하다. 아직까지는 수신료보다는 부가수입인 협찬수입에 의지하고 있다.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 변화되는 시장에서 우리 K콘텐츠가 글로벌로 나아갈 수 있고 우리 IP를 지키는 길이다. 시장을 넓히고 글로벌로 나아갈 힘을 지키기 위해서는 콘텐츠 시장의 유통, 분배 구조가 좀 더 글로벌 스탠다드에 다가가야 한다. 이게 바로 우리 K콘텐츠가 모두 살 수 있는 길이다."
-선공급 후계약 관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호성 대표) "프로그램을 2020년 제작해 플랫폼사에 제공하면 2020년 방영된다. 프로그램 제작 때 어느정도 비용을 들여서 할지 예상해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제공에 대한 대가는 2020년 말이 돼야 정해진다. 리스크를 다 떠안게 된다. 투자해서 공급하고 연말에 대가 지급받을 때 원하는 수준을 받지 못하면 상당히 어렵다.
처음에는 선계약 후공급 체제였다. 종편이 들어서면서 종편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해 제대로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채 해를 넘겼다. 한 번 생긴 관행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투자할 때 제작비를 예측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콘텐츠 공급으로 인해 수익이 어느정도 나올지 예측하지 못한다. 선계약 후공급 이 하루속히 이뤄져 콘텐츠 사업자가 예측해서 공급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5년간 5조원을 투자한다고 한다. 티빙을 포함한 투자 계획인가.
(강호성 대표) "콘텐츠 투자 성장률을 앞으로 5년에 대입해보면 이 금액정도가 나온다. 무리한 투자가 아니라, 지금처럼 해온 성장률에 비춰 투자를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면서 글로벌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임상엽 COO) "올해는 8000억원을 투자한다. 하루에 4개정도 콘텐츠를 계속 시청자에게 선보이는 셈이다. 절반은 드라마에 투입된다. 8000억에 티빙이 포함된다. 티빙과 tvN에 투자된다는 점 강조하겠다. 추가 자금 조달 없이도 가능한 규모다. 콘텐츠 공동제작이 이뤄질 경우 콘텐츠 투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해외 OTT와 비교했을 때 티빙의 강점은 무엇인가.
(이명한 대표) "국내 OTT 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 포지셔닝하려면, K콘텐츠 맛집이라는 위치가 없으면 쉽지 않다. K콘텐츠 맛집 조건에 부합하는 OTT는 티빙이 아닐까. 대한민국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IP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다른 플랫폼에 비해 실시간 스트리밍 콘텐츠를 오래 전부터 제공해왔고, K콘텐츠 맛집과도 연결되는데 OTT 플랫폼과 TV플랫폼이 다른 듯 하지만, 교집합이 분명히 있다. 부가콘텐츠를 통해 다른 OTT에서 즐기기 힘든 차별적인 재미를 제공하겠다. 스트리밍 서비스, 음악 사업과 연결된 콘텐츠들도 차별적으로 갖는 강점이다."
-중국 OTT 등과 전략적 제휴 계획 있는가.
(양지을 대표) "다양한 해외 플랫폼 사업자와 논의 중이다. 진행 중인 관계라 어디라고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 포커스가 돼 있고 동남아시아도 병행해 진출하겠다."
-티빙을 글로벌 시장에 어떻게 안착시킬 계획인지 설명해 달라.
(양지을 대표) "전략만 많이 짜는 게 아니라 구체적 아젠다를 가지고 유수의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과 논의 중이다. K콘텐츠로 해외 진출하려고 생각하고 논의 중이다. 현지에서 인기 있을 만한 로컬 콘텐츠, 보유한 IP를 가지고 현지화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강호성 대표) "문화 산업에 있어 글로벌화는 정서적인 문제다. 글로벌을 비전으로 삼아 오래 전부터 투자를 많이 해왔다. 과감한 투자로 정서를 파악하고 어떻게 그 시장을 뚫고 누구와 함께 해야 되는지 배웠다. 글로벌에서는 초격차 역량을 확보했다.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연락이 오고, K콘텐츠 핵심이라고 파악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갑자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 충분히 준비해 왔고, 투자로 인한 결실을 맺을 준비가 돼 있다.
-글로벌 기업과 협력 관계는 향후에도 유지할 계획인가. 티빙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할 건가.
(강호성 대표)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관심을 가지는 많은 메이저 플레이어들이 있다. 슬기롭게 가겠다. B2C 플랫폼인 티빙이 있다. 기본적으로 티빙이 새로운 시대의 플랫폼이기도 하지만, 저희의 콘텐츠 제작역량을 확대하기 위해선 우리가 제작한 콘텐츠를 방영할 윈도우를 늘려가야 된다는 것이다. 스튜디오 역량을 강화해 티빙 역량이 강화되는 시너지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티빙에 맞는 콘텐츠가 있고, 글로벌에 맞는 콘텐츠가 있다. 콘텐츠에 따라서 플랫폼과 제휴할 생각이 있다."
-티빙은 글로벌 OTT로 나가면 넷플릭스와 경쟁하게 되는데, 글로벌 경쟁과 협력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양지을 대표) "OTT는 한 고객이 복수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특성이 있다. 미국은 3~4개 정도 사용하고, 우리나라도 설문조사를 보면 이미 1.5개 이상 사용한다. 티빙이 해외사업으로 발전해 나가면서 티빙만이 줄 수 있는 웰메이드를 가지고 고객을 상대할 생각이다. 넷플릭스와 CJ ENM 차원에서 협력이 있을 수 있지만, 티빙과는 다른 포지션이 될 것이다.
(강호성 대표) "오히려 충돌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 것 같다. 이제 하나의 OTT를 보는 시대는 지나갔다. OTT가 결국엔 플랫폼의 대세가 되면 결국은 여러 OTT를 보는 시장이 될 것이다. 충돌되지 않고 양립 가능하다. 충돌되는 상황에서는 ENM에서 주도적으로 결정하겠다. 티빙을 슬기롭게 성장시켜 나가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네이버 IP 활용 계획은.
(이명한 대표) 가장 대표적으로 기대하는 IP가 인기웹툰인 '유미의 세포들'이라는 IP다. 티빙이 가져가는 프랜차이즈 IP가 될 수 있다. 웹툰 IP를 기반으로 시리즈로 이뤄 갈 수 있다. 유미의 세포들이 네이버와 협업하는 사례이고, 가장 기대작이다.
-멀티 스튜디오는 스튜디오드래곤처럼 신설법인으로 설립하는 건가.
(강호성 대표) "CJ ENM 가장 큰 경쟁력은 콘텐츠 제작 역량이 차별화된 것이다. 육성시킬 주요 대목이고, 이러한 콘텐츠 제작역량을 지속 강화하기 위한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멀티 스튜디오 시스템이다. 포맷이나 장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애니메이션 등 장르들을 아우르고,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제작 생태계를 구현한다. 다만, 지금 멀티 스튜디오의 구조, 여러 콘텐츠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 지금 내용을 말하긴 이르고, 올해 안으로는 반드시 구체적인 계획을 정리해 공유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