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참여연대는 KT(030200)가 인터넷 속도 논란에 대해 미흡한 약관을 개선하고 손해배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KT 인터넷 속도저하 사건 원인과 개선방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KT 경영진은 인터넷 속도 저하와 책임 전가를 사과하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박지혜 기자
민생경제연구소·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KT새노조·희망연대노조 KT서비스지부는 10일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 인터넷 속도저하 사건, 원인과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IT 유튜버 '잇섭'이 KT(030200) 10기가(10Gbps)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했으나, 실제로는 100Mbps 속도로 제공되고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인터넷 속도 논란이 일파만파 퍼졌다.
이에 정부는 10기가 상품뿐 아니라 다른 상품의 품질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임직원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늦장 대응, 하청업체 책임 전가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주헌 KT 새노조 위원장은 "아직도 KT는 일부 현장의 문제라는 식으로 대응하며 책임을 현장에 떠넘기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민영화 이후 KT 경영의 구조적인 문제를 확인시켜준 계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구현모 사장 이후 탈통신을 강조하면서 투자비와 연구개발비를 계속 줄여온 구조적인 문제가 서비스 품질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전혀 속도가 나오지 않는 곳에서도 마구잡이로 기가인터넷을 팔고 이를 편법을 동원해 개통처리한다"고 덧붙였다.
오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뢰성 있는 인터넷 속도 실태조사를 위한 KT새노조, KT서비스노조 등 내부자와 소비자시민단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조사단 구성 △이사회가 나서서 인터넷 속도저하 원인과 개선방안 분석 보고서 작성 △이번 사태와 관련된 경영진의 책임추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이제라도 이사회가 나서야 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이전에 KT이사회가 진상조사를 하고 피해를 본 고객에게 선제적으로 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기가 인터넷 설치작업을 하는 KT서비스 노동자들을 대신해 발언에 나선 서광순 희망연대노조 위원장은 "앞에서는 임직원들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도 뒤에서는 하청업체에 도급비 삭감 통보를 하고 제보한 직원들을 색출하려는 KT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인터넷 개통업무를 담당하는 KT서비스는 2000년대 초반 한국통신의 개통과 AS직군 노동자들이 대부분 구조조정되고 이후 협력업체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설립된 KT의 자회사다.
서 위원장은 최저속도보상제도의 모순이 있다고 주장했다.

개통(설치)업무시 고객이 가입한 상품의 속도 기준 80% 이상이 될 경우 개통처리 했지만, 올해 2월 기준이 60%로 하락했으며 이를 일부 지점에는 지난달 30일에 공유했다. ⓒ 참여연대
그는 "기존에는 개통 업무시 고객이 가입한 상품의 속도를 기준으로 80% 이상이 될 경우 개통처리를 했지만, 올해 2월부터는 최저속도보상제와 동일하게 개통 속도기준을 상품 속도의 60% 수준으로 하락시켰다"며 "일부 지점에는 이번 사건이 터진 이후인 4월30일에 이러한 사실을 공유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약관에 대한 설명이 고객에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고객들이 서비스 품질에 불만을 가지게 되면 그 책임이 현장에서 고객들과 직접 대면하는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범석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통신분과장(변호사)은 인터넷 속도 저하를 가입자가 입증하는 조건이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직접 속도를 측정해 증명 가능한 자료를 확보해 이의를 제기해야 하기 때문.
소비자가 일일이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 보상 받아야 한다는 약관은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변호사는 "KT 약관을 보더라도 30분 동안 5회 이상 전송속도를 측정해 측정횟수의 60% 이상이 최저보장 속도에 미달할 경우를 보상기준으로 삼고 있으나, 이것은 결국 요금은 월 8만8000원을 받으면서 6만원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아무런 책임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입증을 해도 문제가 발견된 그 해당일의 요금만 감면하기 때문에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은 약 3000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한 변호사는 "정부가 이번 기회에 KT를 포함해 이통 3사가 제공하는 모든 인터넷, 이동통신서비스의 품질을 전수조사하고, 이통 3사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공적인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불공정한 약관개선,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지안내 시스템 구축 등의 조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회 또한 집단소송제와 징벌적손해배상제도 등을 조속히 도입해 반복되는 소비자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아현동 통신사태와 비슷하게라도 대책과 보상을 이끌어내고, 이 문제를 계기로 KT가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