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다중고를 겪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상당하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진한 판매실적은 물론, 노사분규 리스크까지 떠안는 등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악재들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탓에, 난항의 장기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 4월 르노삼성·한국GM·쌍용차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8.6% △25.4% △35.7% 감소한 △9344대 △2만1455대 △4381대를 판매했다. 또 1~4월 누적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40.0% △11.4% △32.2% 감소하며, 극심한 판매 절벽에 부딪힌 모습이다.
이처럼 판매실적이 악화된 데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이 길어지면서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등 물량공급 감소 영향이 크게 작용했으며, 노사갈등으로 인한 생산차질까지 더해지면서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이 동반된 탓이다.
르노삼성의 경우 XM3의 수출 물량 배정 취소를 넘어 철수설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르노삼성은 국내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노조의 전면 파업과 사측의 직장폐쇄 등 협상을 둘러싸고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인상 △격려금 지급 △직영 정비사업 유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경영난이 심해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2012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노조가 '사측이 직장폐쇄를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입장을 밝히며 갈등에 찬물을 끼얹는 행보를 보이자,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르노 그룹이 국내 사업을 접고 떠날 수도 있다는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지금 시기를 놓치면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다"라며 "과거라면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GM도 노조와의 갈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진통에 시달릴 전망이다. 지난해 임단협의 경우 노조의 연이은 부분파업과 잔업·특근 거부로 2만5000대 정도의 생산차질을 빚긴 했지만, 해가 바뀌기 전에 가까스로 협상을 마쳤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GM 노사가 상당한 이견차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 협상을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지난달 기본급 9만9000원 인상과 1000만원 상당의 성과급 및 격려금을 달라는 요구안을 이미 확정했다. 여기에 노조는 부품센터·사업소 폐쇄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3169억원의 영업손실을 넘어 7년째 적자를 기록 중인 한국GM이 회사의 사정은 안중에 없는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한국GM은 국내 완성차업체들 중 반도체 대란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등 공장 가동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만큼 노조의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GM은 지난 2월부터 부평 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달에는 부평 1, 2공장을 멈춰 세우기도 했다. 더불어 그동안 정상 가동해오던 창원공장도 50% 감산에 돌입했다.
이외에도 한국GM 노조는 임금 협상과 별도로 전기차 및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국내 생산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제일 심각한 쌍용차는 지난달 반도체 수급 문제로 7일간, 협력사들의 납품거부 사태까지 빚어지며 5일 추가된 총 12일 동안 공장가동이 중단돼 판매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쌍용차의 공장가동일은 고작 10일에 불과했다.
현재는 쌍용차 협력업체 350여 곳으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이 납품재개를 결의하며 가동이 재개된 상태지만, 일자리를 둘러싼 노사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모양새다.
쌍용차는 최근 사실상 구조조정과 다름없는 조직 슬림화를 포함 조직개편과 임금 절감 등을 단행했지만, 노조가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총고용 유지를 전제로 한 구조조정에만 협조하겠다"며, 사실상 구조조정을 거부했다.
현재 법정관리 졸업 10년 만에 다시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게 된 쌍용차는 '회생계획인가 전 M&A(이하 인가 전 M&A)'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외국계 기업인 르노삼성과 한국GM, 쌍용차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지만 마땅한 활로마저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문제는 노조가 지금과 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회사가 문 닫을지도 모르는,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인데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의 모습을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며 "노조가 일단은 임금 인상과 파업이 아니라 생산과 판매에 관해 머리를 맞대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분규 장기화 및 반목을 더는 지속해서는 안 된다"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