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조합원들이 지난해 11월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조원태 회장이 직접 해결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고용노동부가 대한항공(003490)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 지시를 내렸다.
6일 고용노동부와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해 9월 성폭력 피해자 A씨가 진정을 제기한 건에 대해 지난 3일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대한항공이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를 아무런 조치 없이 퇴사 처리했고, 또 다른 성희롱 가해자에게는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직장 내 괴롭힘과 지연조사, 피해자 보호 소홀,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나 비밀누설 금지 등은 혐의가 없다고 봤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대한항공 내 성희롱 재발방지 및 상호 존중하는 직장문화 정착을 위해 조직문화 점검, 맞춤전문교육 실시, 고충상담 전담자 지정 등에 대해 개선지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한항공 정규직으로 입사한 A씨는 소속 부서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뒤 다른 부서로 발령받아 사실상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고, 건강 악화로 휴직을 신청했다.
휴직이 끝나고 다른 부서로 복귀했지만 직속 상사로부터 강간 미수를 당하고 인사이동 불이익을 받았으며, 주변 동료들로부터 성희롱성 발언과 괴롭힘에 시달렸다.
A씨가 사측에 조치를 요청하자 대한항공은 가해자를 징계 없이 사직처리했고, 이에 A씨는 가해자들과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지난해 9월 남녀고용평등법상 사업주 조치 의무 위반으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공공운수노조와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는 "진정 결과처럼 이번 사건에서 대한항공은 사업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라며 "대한항공은 피해자에게 진정어린 사과와 함께 피해자 보호 조치,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 사업장 내 성희롱, 성폭력 전수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는 등 우려로 피해자 측에서 징계를 원하지 않아 바로 가해자를 퇴사 처리 한 것이기 때문에 고용노동부에 추가 소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번 과태료 조치는 향후 시정지시를 불이행 했을 경우 부과되는 것이라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피해자가 징계위 개최를 원치 않아 바로 퇴사 처리를 진행한 것으로 내부규정을 위반한 게 아니다"라며 "이번 과태료 조치는 정식으로 과태료가 부과된 단계가 아니라 부과 사전통지서가 발부된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부지청에서는 징계없이 사직처리한 것이 규정·절차 위반이라고 하고 있으나 고용노동부에서 작성한 직장내 성희롱 예방·대응 메뉴얼에도 비공식 절차도 진행 가능함을 제시하고 있다"며 "회사의 처리 방식이 규정·절차 위반이 아님을 적극 주장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2월22일 A씨가 회사에 제기한 소송에 대해 외부기관이 대한항공 내 성폭력 전수 실태 조사를 실시하는 조건으로 조정 결정을 내렸지만, 대한항공 측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아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