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차대조표는 특정시점 현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경제적 자원)과 부채(경제적 의무), 자본의 잔액에 대한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 기업의 자금 상황을 알고자 할 때 사용되는 것이 대차대조표입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상황을 알고자 한다는 큰 골자는 유지한 채 한자를 조금 다르게 해서 대차대조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수레 차(車)와 고를 조(調). 바로 '대車대調'로 말이죠.
세상에는 수많은 자동차가 있고, 그 자동차를 만드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존재하는데요. 그 속은 온통 라이벌 천지입니다. 경쟁자가 없는 세상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생각만으로도 발전이 더딘 모습일 게 분명합니다. 고로 경쟁이 더욱 흥미진진해지려면 반드시 라이벌이 있어야 하는 법이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자동차 브랜드들 모두는 서로가 서로의 발전을 위한 경쟁상대인데요. 덕분에 그들은 경쟁에서 강한 임팩트를 발휘하고자 자신들만의 필승전략을 쉴 새 없이 선보이고 있죠.
다시 한 번 대차대조. 언제, 어떤 브랜드가 우위에 서게 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빼곡히 채워지고 있는 경쟁 속에서 재밌는 이슈와 트렌드를 선별하고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현대자동차 '스타리아'와 기아 '카니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파격 변신 스타리아 "이제 정말 카니발 대항마"
그동안 국내 미니밴 시장은 마땅한 경쟁상대가 없는, 사실상 카니발의 독주체제였습니다. 물론,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라는 대안이 있기는 했지만, 카니발보다 비싼 가격과 버스 전용 노선을 마음껏 탈 수 없는 7인승이라는 오점 탓에 경쟁상대가 되지 못했죠. 특히 카니발은 단순히 미니밴 시장만이 아니라 지난 3월 기준으로 7개월 연속 기아 월간판매량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아주 잘 나갔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카니발이 예상치 못한 경쟁상대를 마주했습니다. 다름 아닌 현대차의 스타렉스인데요. 지난해 스타렉스는 3만6190대, 카니발은 6만4195대가 판매됐는데 무슨 경쟁상대냐고요?
그 스타렉스가, 이제는 더 이상 우리가 알던 스타렉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타렉스는 자동차시장에서 사골 중에서도 최고의 사골이었는데요. 2007년 3세대 모델 출시 이후 지금까지 겨우 두 번의 페이스리프트만 거쳤으니까요. 이런 점은 스타렉스를 작업용 차량으로 전락시켰고요. 사실 스타렉스가 1톤 트럭 포터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했으니, 작업용 혹은 짐차라는 말이 전혀 틀린 말도 아니긴 합니다.
그런 스타렉스가 달라진 겁니다. 14년 만에 이름을 바꾸고 같은 차가 맞나 싶을 정도의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변화를 줬는데요. 플랫폼도 카니발과 같은 모노코크 플랫폼을 사용했고요.
차명 스타리아는 별(STAR)과 물결(RIA)의 합성어로, 별 사이를 유영하는 우주선 외관에서 영감을 받아 결정됐습니다. 또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 테마인 '인사이드 아웃'이 최초로 적용됐고요. 참고로 인사이드 아웃은 실내 디자인의 공간성과 개방감을 외장까지 확장한 개념입니다.
다목적 차량(MPV, Multi-Purpose Vehicle)인 스타리아는 이동수단의 다양한 공간 활용성에 대한 고객들 요구가 적극 반영됐습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현대차의 방향성을 충실히 구현한 것인데요. 일단, 스타리아는 △전고 1990㎜ △전폭 1995㎜ △전장 5255㎜이며, 높은 전고와 낮은 지상고를 적용해 최대 실내 높이를 1379㎜로 확보했습니다.
전면부(스타리아 라운지)는 입체적인 메쉬패턴 그릴과 8개 아이스 큐브 타입의 Full LED로 이뤄진 헤드램프와 방향지시등으로 볼륨감을 더했고, 후면부는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의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램프 형상의 가니쉬를 상단에 적용해 하이테크한 느낌을 부여했습니다.

스타리아 라운지 실내 사진, 왼쪽부터 △스위블링 시트 △릴렉션 컴포트 시트 ⓒ 현대자동차
무엇보다 스타리아는 라운지 7인승에 무중력 공간에 있는 듯한 안락함을 주는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편안하게 눕는 자세 가능)를, 라운지 9인승 2열에는 180도 회전이 가능한 스위블링 시트(Swiveling Seat, 2~3열 탑승 승객이 서로 마주보고 대화 가능)를 적용함으로써 최상의 상품성을 갖추고자 했죠.
나아가 스타리아는 카고 모델(3·5인승) 출시로 상업 용도까지 갖췄으며, 기존 카니발에 없던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해 더욱 소비자들 요구에 부합하는 모델로 거듭났습니다. 아 참! 스타리아는 기존 카니발에도 없던 풀 플랫(Full Flat)도 마침내 적용됐습니다.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카니발은 기존 스타렉스보다 한발 앞서 변화를 꾀했습니다. 지난해 카니발은 2014년 3세대 이후 6년 만에 4세대 모델로 돌아오면서 각성했습니다. 자칫 고리타분할 수 있는 미니밴이라는 전형성을 탈피하겠다고 말이죠.
기아가 선택한 카드는 △X세대 △Y세대 △Z세대를 하나로 어우러지게 만드는 '커넥팅 허브(Connecting Hub)'입니다. 기아는 카니발이 드라이빙을 넘어 일상이 연결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자 했는데요.
일단 카니발은 전륜구동 플랫폼을 바탕으로 긴 전장(5155㎜)과 휠베이스(3090㎜), 넓은 전폭(1995㎜)으로 편안한 실내공간을 조성합니다. 이는 장거리 레저를 즐기거나 다자녀를 둔 가족에게 더할 나위 없이 안성맞춤인 부분인데요.
외관은 웅장한 볼륨감이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위압감을 전하며, 거대한 우주선에서 모티브를 얻은 실내는 심플한 설계로 시야 확보 및 최첨단 신기술을 담아 매력적인 첨단 공간으로 완성했습니다.
전면부 변화가 가장 컸는데요. 기존 카니발을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말이죠. 박자와 리듬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주간주행등과 LED 헤드램프와의 경계를 허문 심포닉 아키텍처 라디에이터 그릴로 강렬한 인상을 구현했습니다. 인테리어 포인트 중 하나는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을 통합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인데, 심플하고 하이테크한 느낌을 줍니다.
카니발은 뒷좌석 탑승객도 놓치지 않기 위해 △스마트 파워 슬라이딩 도어 △원격 파워 슬라이딩 도어 & 테일게이트 동시 열림·닫힘 △안전 하차 보조 등 최고의 승·하차 신기술도 갖췄습니다. 또 세심한 배려를 꾹꾹 눌러 담아 △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7인승 전용) △2열 사용자를 위한 확장형 센터콘솔 △후석 공간에 보조 에어컨 필터 △후석 음성 인식 △2열 파워 리클라이닝 시트 등 첨단 모빌리티 기술들을 탑재해 감성적 즐거움까지 제공하죠.
스타리아와 카니발의 파워트레인은 어떻게 구성됐을까요. 디젤과 LPG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되는 스타리아는 이용 목적에 따라 일반 모델(화물·승합용)과 라운지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스타리아 일반모델은 △카고 3·5인승 △투어러 9·11인승, 라운지는 7·9인승입니다. 카니발은 가솔린 3.5와 디젤 2.2 총 2개 모델에 △7인승 △9인승 △11인승으로 운영됩니다.
디젤 모델로 비교해보자면 카니발에는 202마력의 D2.2 엔진이, 스타리아 라운지에는 177마력의 R2.2 엔진이 얹어졌는데요. 연비는 각각 12.7㎞/ℓ, 10.8㎞/ℓ로 카니발의 엔진 성능과 연비가 더 높습니다.
두 모델 다 아쉬운 점 또한 없지 않아 있는데요. 급속도로 변해가는 자동차시장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이런 점을 비춰 볼 때 내연기관 모델 밖에 없는 한정적인 라인업과 전기차 배터리 탑재가 불가능한 3세대 플랫폼 도입은, 자동차를 넘어서 가전기기로서의 전환을 꿈꾸는 양사의 모티브와 다소 맞지 않는 모습이기도 한데요.
이 밖에도 카니발은 미니밴이라는 특성에 걸맞지 않게 승용에만 적합한 차량이라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미니밴은 다재다능(Versatile) 해야 한다'라는 사람들의 인식에 비해 현재의 카니발은 조금은 거리가 멀어 보이니까요. 그 기준을 나름 충족한 스타리아도 기존 모델 대비 크게 오른 가격에 비해 달라지지 않은 주행성능 등은 많은 소비자들이 아쉬움으로 삼고 있는 부분입니다.
◆차별화 경쟁력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틈새 공략
이런 가운데 앞서 카니발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했다고 지적한 토요타의 시에나가, 가장 자신 있는 모습으로 재단장하고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자고로 자동차 브랜드에게 이미지는 매우 중요한데요. 이미지로 먹고산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니까요. 때문에 다양한 브랜드들이 자신들만의 특화된 이미지를 만들고 부각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도 합니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전측면. ⓒ 토요타코리아
토요타에게는 '하이브리드'라는 단짝 수식어가 있습니다. 이에 걸맞게 토요타코리아가 국내 시장 최초 하이브리드 미니밴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를 출시했습니다.
4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전장 5175㎜·전폭 1995㎜·전고 1775㎜)는 '대담함과 공간감'을 개발 키워드로 저중심 TNGA 플랫폼을 적용, 미니밴의 핵심 가치인 실용성과 편안함을 유지했는데요. 그러면서도 대형 SUV와 같은 강인하고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과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죠.
인테리어는 운전자 중심의 수평적 구조와 커넥티드 폼즈 디자인이 새롭게 채용된 덕에 센터페시아부터 콘솔박스까지 연결되는 넓고 심플한 공간에서 개방감을 갖춘 모습입니다.

토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실내 사진 ⓒ 토요타코리아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2WD(전륜구동)와 AWD(E-Four 시스템 탑재 사륜구동) 2가지 모델로 출시됐습니다. 2.5ℓ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가 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시스템 총 출력 246마력, 최대토크 24.1㎏·m, 복합연비 △2WD 14.5㎞/ℓ △AWD 13.7㎞/ℓ이고요.
이외에도 리어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장착해 주행 안정성과 3열 뒷좌석의 승차감을 더욱 향상시켰고,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다양한 안전기술과 편의기능도 강화됐습니다.

왼쪽부터 △카니발 △스타리아 라운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헤드램프 ⓒ 프라임경제
몇 개 살펴보자면 전 모델에 예방 안전기술 패키지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가 기본 적용됐고 △디지털 리어 뷰 미러 △파노라믹 뷰 모니터가 적용됐습니다. 특히 2열 캡틴 시트에는 슈퍼 롱 슬라이드 레일을 적용해 624㎜ 범위에서 시트를 전후로 이동할 수 있고, 60:40으로 폴딩되는 3열 시트 적용으로 필요에 따라 손쉽게 적재공간을 넓힐 수도 있죠.
다만,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경쟁모델들과 다르게 후석 대화모드와 같은 편의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또 높은 가격 포지션(AWD 6200만원, 2WD 6400만원)도 구매에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습니다.
일본 브랜드가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에 토요타는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하이브리드'라는 점을 앞세워 차별화된 이미지로 경쟁력을 부각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데요. 주요 타깃층을 '비즈니스층'으로 잡은 것처럼 말이죠.
과연 국내 시장 상황과 카니발에 밀려 자존심을 구겼던 토요타가 과연 국내 미니밴 시장에 하이브리드 열풍을 가져올 수 있을지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