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차대조표는 특정시점 현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경제적 자원)과 부채(경제적 의무), 자본의 잔액에 대한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 기업의 자금 상황을 알고자 할 때 사용되는 것이 대차대조표입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상황을 알고자 한다는 큰 골자는 유지한 채 한자를 조금 다르게 해서 대차대조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수레 차(車)와 고를 조(調). 바로 '대車대調'로 말이죠.
세상에는 수많은 자동차가 있고, 그 자동차를 만드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존재하는데요. 그 속은 온통 라이벌 천지입니다. 경쟁자가 없는 세상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생각만으로도 발전이 더딘 모습일 게 분명합니다. 고로 경쟁이 더욱 흥미진진해지려면 반드시 라이벌이 있어야 하는 법이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자동차 브랜드들 모두는 서로가 서로의 발전을 위한 경쟁상대인데요. 덕분에 그들은 경쟁에서 강한 임팩트를 발휘하고자 자신들만의 필승전략을 쉴 새 없이 선보이고 있죠.
다시 한 번 대차대조. 언제, 어떤 브랜드가 우위에 서게 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빼곡히 채워지고 있는 경쟁 속에서 재밌는 이슈와 트렌드를 선별하고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기아 K8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동생의 반격 K8 "형만 한 아우 있다"
사람들은 흔히 그랜저와 K7을 형과 동생의 관계로 표현합니다. 동생은 언제나 형의 그림자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항상 형의 뒷모습만 바라봤습니다. 지칠 대로 지친 K7은 복수의 다짐을 하며, 변신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렇게 K8은 탄생됐습니다.

K7 프리미어·그랜저·K8 사전계약 첫날 대수. ⓒ 프라임경제
K7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K8은 뛰어난 성능과 완전히 달라진 외모로 사전계약 첫날 1만8015대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그랜저의 사전계약 첫날 대수인 1만7294대를 넘어서는 기록입니다. 기존 임원 차량이라는 오명을 벗은 K7, 아니 K8의 꽤 성공적인 반란의 서막입니다.
여기서 지난해 판매량을 잠깐 살펴보자면 그랜저는 14만5463대, K7은 4만1048대를 판매했는데요. K7은 그랜저에 비해 절반도 못 미친 성적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랜저에 밀리는 K7을 보며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는 기아의 이미지가 문제"라 입을 모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즉, 제조사의 차이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이었죠.
절치부심한 기아는 보란 듯이 △디자인 △크기 △상품성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진보하는 동시에 준대형 차급을 새롭게 정의할 K8을 선보였습니다.
K8은 3세대 플랫폼 적용으로 그랜저보다 45㎜ 넓어진 휠베이스(2900㎜)와 더욱 길어진 5015㎜의 전장을 갖추는 등 뼈대부터 달라졌습니다. 또 전륜 기반의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3.5 가솔린모델은 그랜저 3.3 가솔린모델 보다 더욱 향상된 엔진으로 경쟁력을 높였죠.
조금 더 살펴볼까요. K8은 기존 제네시스 급에만 장착되던 에르고 모션 시트는 물론, 제네시스에도 없던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적용했습니다. 아울러 국내 최초로 적용된 투 챔버 토크 컨버터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기존에도 안정된 변속시스템을 더욱 보강했죠.
말 그대로 K8은 기아가 작정하고 만든 차량인 셈인데요. 덕분에 K8은 이제 '프리미엄 모델'이라는 인상에 부족함이 전혀 없습니다.
특히 K8은 엄청나게 향상된 성능에 비해 그랜저와의 가격 차이 또한 크지 않아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는데요. 최상위 트림의 가격차는 177만원. 또 디자인의 기아라는 호칭답게, 새로운 차명에 걸맞은 혁신적이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더불어 K8은 기아 브랜드 최초로 알루미늄 소재의 신규 엠블럼이 적용됐다는 점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고요.
현재 동생과의 경쟁에서 형 그랜저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과거의 영광뿐인 듯 보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성공의 상징'이라는 감성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다음에 출시될 그랜저가 과연 어떤 무기를 들고 동생을 상대할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아 참! "영감은 낯선 것으로부터 온다." 이는 K8의 슬로건입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점은 바로 K8이 최근 사명과 CI까지 바꾼 기아의 새로운 세대를 여는 당당한 첫 번째 모델이라는 것입니다. 낯선 차명과 낯선 CI. 그리고 낯섦으로 가득한 K8.
◆'뉴 페이스' K8, 7세대 그랜저 예고편?
이런 가운데 K8의 출시로 인해 다음에 출시될 그랜저에 대한 기대도 당연히 높아지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K8이 현대차의 기함인 그랜저의 입지 제고를 위한 하나의 미끼 상품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죠.
사실 K8과 지금의 그랜저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 또한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제대로 된 비교대상이 되려면 7세대 그랜저는 돼야겠지요. 정확한 출시예정은 따로 발표된 바 없으나, 업계에 따르면 향후 출시할 7세대 그랜저가 대형 차급으로 탈바꿈하고자 한다는 움직임 가능성도 제기됐는데요.

K8이 새롭게 적용된 기아 CI를 장착했다. ⓒ 기아
이런 배경 속에 7세대 그랜저가 K8을 상대로 어떤 무기를 갖추고 나올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목소리는 현재 K8이 7세대 그랜저의 예고편이라는 것이죠. 이미 커질 대로 커진 K8의 차체와 성능을 비춰 볼 때 그랜저가 더욱 '성공의 상징'을 부각할만한 특징을 장착한 모델로 돌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출시될 7세대 그랜저가 현대차·기아의 라인업을 더 견고히 다지며 소비자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선린우호 관계로 이어질지, 아니면 K8과 제네시스 사이에서 모호한 포지션으로 경쟁력 확보에 실패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현대차에게는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인데요.
한편, 현재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속속들이 '탈 내연기관'을 선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가솔린·디젤 모델은 끝물에 들어섰다는 의견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현대차·기아가 기존에 갖고 있는 기술력을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텐데요.
이로 인해 소비자의 고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점점 커져가는 전기차시장까지 고려한다면 선택의 폭은 더욱더 넓어지기 때문이죠. 어떤 선택을 하던 결정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무엇이 자신의 니즈에 적합할지 심도 깊은 고민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