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TS의 2021 시즌그리팅. kpop-fever 갈무리.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2012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 방영 무렵 각광받은 '레트로(Retro, 복고) 감성'이 10년이라는 기간이 가까워지는 현재까지 이어져 더 강력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인기 아이돌 BTS까지 지난해 '2021 시즌그리팅(굿즈 모음)' 패키지를 복고풍으로 꾸몄다. 거리에서는 통넓은 바지로 코디한 10대·20대를 쉽게 볼 수 있다. 젊은층은 복고풍 제품들을 보고 "촌스러워 좋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유통가에서는 핵심 마케팅 수단이 됐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품·주류 그리고 담배에 이르기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제품을 부활시키거나 옛 감성을 살린 디자인 제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이른바 뉴트로(새로움을 의미하는 'New'와 복고를 의미하는 'Retro'를 합친 신조어) 제품들이다.
맥도날드는 다음 달부터 '필레 오 피쉬'를 13년만에 전국 매장에서 판매한다. 필레 오 피쉬는 생선살 패티가 들어간 '피쉬버거'의 일종으로 맥도날드 고유의 타르타르 소스가 더해진 제품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오랜 시간 동안 필레 오 피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준 많은 고객들을 위해 업그레이드된 재료에 더욱 맛있어진 버거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오리온(001800)은 바삭한 식감과 '단짠' 맛으로 인기를 모은 '와클'을 15년 만에 재출시했다. 와클은 프레첼을 한입 크기의 미니 사이즈로 재해석해 200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 판매됐던 제품이다.
롯데칠성음료(005300)는 레쓰비 출시 30주년을 맞아 상반기까지 레쓰비 레트로 패키지를 한정 판매한다. 브랜드명을 복고풍 활자체로 표현했고, 1991년을 상징하는 로고도 담았다.
60년 전 라면 디자인도 되살아났다. 홈플러스는 이달 창립 24주년을 맞아 '삼양라면 1964 레트로 패키지'를 한정 수량으로 단독 판매한다. 1964년 삼양라면이 국내 최초의 라면으로 출시됐던 당시 로고와 글씨체를 그대로 반영했다.
식음료를 넘어 소비자 충성도가 강한 기호식품 담배도 '레트로 열풍'에 동승했다.
KT&G는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88' 제품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88 리턴즈'의 전국 편의점 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옛 추억이 생각나 사 봤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국내 첫 레트로 담배가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KT&G 관계자는 "88은 1988년부터 1995년까지 국내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았던 제품"이라며 "전 소비층에게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이라 88을 재탄생 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 소비재 영역으로 레트로·뉴트로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MZ(밀레니얼+Z)세대에게는 새롭고,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켜 다양한 소비자층으로부터 '일단 사 보자'는 구매 심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추억 팔이'라는 날선 시선도 나오지만, 실제로는 레트로·뉴트로 제품이 '흥행 수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게 곰표다. 대한제분(001130)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의 콜라보레이션(협업) 제품은 줄줄이 흥행 중이다. 2019년 CU와 선보인 '곰표 팝콘'과 '곰표 밀맥주'는 품귀 현상을, 패션 브랜드 '4XR'와 선보인 '곰표 패딩'은 품절 대란을 낳았다. 곰표는 이색 콜라보레이션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곰표 떡볶이'를 선보인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표문(뒤집어 보면 '곰표') 막걸리'도 출시된다.

대한제분 `곰표`가 양조장 `한강주조`와 선보이는 `표문 막걸리`. ⓒ 한강주조
2019년 하이트진로(000080)가 70년대 진로 소주 디자인을 재창조해 내놓은 '진로이즈백'은 판매 두 달만에 1000병, 누적 4억병이 넘게 팔리는 '메가톤 흥행' 성적을 거뒀다. 덕분에 하이트진로는 2위와의 격차를 크게 벌이며 소주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리온의 '태양의 맛 썬'은 재출시 이후 3년만에 누적판매량 1억개를 돌파했다. 1초에 1개씩 팔린 셈이며, 매출액으로는 940억원 규모다. SNS를 중심으로 2030세대에 반향을 일으켰다는 게 오리온 측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월 30억원 이상 규모로 판매됐다. 이는 단종 이전 대비 36%가량 높은 매출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추억의 제품들이 재출시 되면서 기성세대는 어린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반가움, 젊은 세대는 신선하고 독특한 제품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