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ITC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판결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양사 합의까지 갈 길이 멀어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LG에너지솔루션이 자사와 배터리 분쟁 중인 SK이노베이션(096770)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소송 판결에 의문을 제기하자 "판결문에 적시된 관련 자료를 서로 확인해보자"고 제안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ITC는 지난 5일 최종 판결문에서 SK의 증거인멸은 고위층이 지시해 전사적으로 자행됐고, 자료수집 및 파기라는 기업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TC는 SK의 악의적인 증거인멸에도 불구하고 자사에 남아있는 자료를 기반으로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개연성 있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한 뒤 22개의 침해사실이 명확하다고 판결했다"며 "ITC는 자사의 입증 수준이 미국 법원에서 요구한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면서 구체적인 카테고리 목록도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에서 지속적으로 ITC 결정에 대해 의의를 제기하자 판결문을 서로 비교해 진위를 가리자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하지말자"며 "SK가 동의한다면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판결문에 적시된 영업비밀 리스트와 관련된 증거자료를 양사가 직접 확인해보는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증거자료는 현재 양사 대리인들만 확인할 수 있다. 양사가 동의할 경우 직접 확인이 가능하다"며 "이를 확인한다면 경쟁사가 당사의 어떤 영업비밀을 가져가서 활용했는지 명확하게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입장문은 이날 SK이노베이션의 발표에 대한 반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에서 열린 제 14기 주총에서 "ITC가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분명하지는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문서관리 미흡을 이유로 사건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는 판단하지 않은 채 경쟁사의 모호한 주장을 인용한 점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SK는 "미국 내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게 하는 경쟁사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양사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보름가량 남은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마지막날까지 두 기업간 공방은 지속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ITC 판결을 거부하면 SK에 내려진 '10년간 미국 내 배터리 수입 금지 조치' 명령은 효력을 잃는다.
현재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결과에 따른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사가 합의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LG가 약 3조원, SK는 1조원 미만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진다. 서로 생각하는 금액에 큰 격차가 발생하면서 합의는 여전히 진전 없는 상황이다.
ITC는 지난달 10일 최종 판결에서 SK 측에 대해 LG 배터리 기술을 빼낸 증거를 인멸했다는 이유 등으로 패소 결정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일부 팀에서만 판단 착오로 벌어진 문서 삭제를, ITC가 LG 측 주장대로 전사적·악의적 증거 인멸이 있는 행위처럼 받아들였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