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LG화학
[프라임경제] LG화학(051910)이 SK이노베이션(096770)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승소한 가운데, SK 측으로부터 합당한 피해보상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양사는 각자 생각하는 합의금 규모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0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피해 규모에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중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소송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 판단은 물론 조직문화까지 언급하며 가해자에게 단호한 판결 이유를 제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라며 "ITC가 이번 사안이 갖는 중대성과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인 ESG 경영 기조 가운데 경쟁회사의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존중은 기업 운영에 있어 기본을 준수하는 일에 해당한다"며 "경쟁사는 국제 무역 규범에 있어 존중받는 ITC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 원인을 글로벌 분쟁 경험 미숙으로 일어난 일로만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시장 경쟁을 믿고 오늘도 기술개발에 매진 중인 전 세계 기업들과 내가 쓴 제품이 합법적으로 만들어 졌을 거라 믿고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사가 합의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LG가 약 3조원, SK는 1조원 미만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진다. 서로 생각하는 금액에 큰 격차가 발생하면서 합의는 여전히 진전 없는 상황이다.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피해와 배터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 등을 어떻게 판단할 지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합의금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TC는 지난달 10일 최종 판결에서 SK 측에 대해 LG 배터리 기술을 빼낸 증거를 인멸했다는 이유 등으로 패소 결정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일부 팀에서만 판단 착오로 벌어진 문서 삭제를, ITC가 LG 측 주장대로 전사적·악의적 증거 인멸이 있는 행위처럼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10일 SK이노베이션 감사위원회는 패소 원인을 글로벌 분쟁 경험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 샐리 예이츠 전 미국 법무부 부장관을 영입하는 등 유사한 상황의 재발 방지를 위해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한편, LG화학이 지난해 말 배터리사업 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하면서, 현재 SK이노베이션과 소송은 LG에너지솔루션에서 이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