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2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제53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온라인 주총 화면
[프라임경제] 연임에 성공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바람 앞 등불처럼 아슬한 위치에 서있다.
최 회장을 향한 정치권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에서도 잇따라 연임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안전·실적 회복·친환경 전환 등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최 회장이 자신의 사퇴를 바라는 이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포스코(005490)는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제53기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이번 승인에 따라 최 회장은 오는 2024년 3월 주총일까지 포스코 그룹 회장 자리를 지키게 됐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특히 최 회장에게 잦은 산재 사망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어 현장 안전문제를 눈에 띄게 개선하지 않을 경우 사퇴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안전을 경영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발표했지만, 산재 사고가 전혀 줄지 않아 비판 받아왔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포스코는 지난 5년간 산재사망자 44명, 산재 관련 법 위반 7143건 등 최악의 산재기업"이라며 "포스코의 산재는 단순 사고가 아닌 전형적인 인재다"라고 비판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같은날 브리핑을 통해 "최 회장은 포스코를 산재 1위 기업으로 만들며 기업가치를 현저히 하락시킨 장본인이다"라면서 "포스코는 산재 은폐·조작 의혹에 산재가 일어나도 다수 사건을 보고하지 않은 산재 미보고 사업장의 대표적 기업이다"라고 꼬집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재청문회에서 사고사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에 1조원 가량을 투자했다고 했으나 어디에 투자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위원회가 포스코 측으로부터 받은 자료에는 부서별 지출내역만 빼곡히 적혀 있을뿐, 안전관리에 비용을 얼마나 들였는지 세부적으로 확인할 길이 없었다.
애당초 최 회장은 산재청문회도 평소 앓던 허리 지병을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여야로부터 질책 받으며 반강제적으로 불려나온 것이었다. 사고사를 두고 무책임한 모습이 이어지자 최 회장을 향한 비난과 사퇴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최 회장은 노조와 시민단체에서도 좋지 않은 평을 받는다.
지난 9일 금속노조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최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 임원 64명을 자본시장법 위반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지난해 3월 중하순께 회사 임직원이 잇따라 자사주를 사들인 후 다음 달 이사회에서 1조원 규모 자사주취득신탁계약을 결정했는데, 공개되지 않은 정보로 사들였다는 주장이다.
이러다보니 최 회장이 산재 책임과 내부자 거래 의혹, 사업성과 등을 개선·해소하지 않는 한 임기 만료일까지 사퇴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선 포스코는 '안전 최우선'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며 앞으로 안전관리에 더욱 신경 쓰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다만 약속이 이행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앞으로 잘하겠다'는 말과 달리 아직까지 결과는 '잘' 나오지 못했기 때문.
이날 포스코는 "그동안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다양한 노력을 전개했으나 부족한 점이 많았다"라고 진단하며, "앞으로 무재해 제철소를 실현한다는 각오로 안전관리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불완전한 설비를 선제적으로 차단해 예산 제약 없이 안전 투자를 진행하고, 표준 안전작업지침을 재정비해 작업자의 안전을 담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안전교육도 내실있게 더욱 철저히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올해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이 지속돼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저원가·고효율 생산체제 강화로 수익성 회복에 더 집중하고 친환경 차, 에너지, 강건재 등 미래 성장 분야의 수요 선점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룹사업은 LNG, 식량 등 핵심 성장 산업 중심으로 투자를 강화하고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생산능력을 지속 확장해 나가겠다"며 "차세대 성장 사업인 수소 사업은 내부 생산능력을 점진적으로 확충하고 국내외 기업과 협력을 통해 사업 기회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등 총 6개 안건이 상정됐다.
정관 변경에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차원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결정하고자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는 안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