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조선용 후판 값을 두고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국내 조선사들이 철강사들과 후판 가격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업황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연초부터 대규모 수주를 잇달아 따내며 상황이 개선된 영향이다.
앞서 철강사들은 철광석 가격 고공행진 속에도 조선업황 부진을 이유로 후판 가격 인상을 이루지 못해 이번에 인상 카드를 꺼냈지만, 조선사들이 선박 수익성 핵심인 후판 가격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협상까지는 꽤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001230)은 지난달 말부터 조선사들과 올 2월부터 7월까지 납품하는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을 하고 있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인 철판으로, 선박을 만들 때 주로 쓰인다.
철강사들은 최근 철광석 가격 인상폭이 크다보니 후판 가격에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톤당 80~100달러 정도였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말 약 18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최근 7년 동안 최고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유통용 후판의 경우 톤당 8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60만원 수준인 선박용 후판 가격은 유통용보다는 10만원정도 낮기 때문에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연초 중국에서 철강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선포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철강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과 상반기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원료가격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 만회와 글로벌 철강 시황의 호조세 등을 반영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철강사들은 가격 협상 때마다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선업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최근 몇 년간 가격을 동결하거나 소폭 인하해왔다. 지난해 상반기 협상은 양측간 이견으로 7월까지 지연되다가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3만원 미만 범위에서 후판 가격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 반전으로 다시금 인상카드를 꺼낸 것.
다만, 조선업계는 여전히 후판 가격 인상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선박 제조원가의 15~20%를 차지하는 후판의 가격 상승은 원가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수주 물량이 늘어났긴 했지만, 선박 단가를 낮춘 저가 수주였던 탓에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마진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해 건조부터 인도까지 약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후판 가격이 오르면 부담으로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연말 수주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목표치에 미달한데다 상반기까지 수주 가뭄에 있다가 이제야 다시 재개되는 것이다"라며 "선박 단가 역시 낮아져 수익성이 떨어진 시점인데 수주 물량 증가는 실적에 바로 반영되는 게 아니라 (후판 가격 인상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