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금융지주회사들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각 사
[프라임경제]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금융지주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바닥을 치고 있는 주가 부양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을 해야하지만, 금융당국의 배당자제 압박에 눈치를 봐야하는 실정.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지주사들과 결산배당 축소 방안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 3월 배당 시즌 이전 관련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지주사들의 배당 축소로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이달까지 각 은행별로 논의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배당 축소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의 배당 자제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윤석원 금감원장은 지난 4월 코로나19 위기 대응 총괄회의에서 은행권에 주주배당과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자제할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염두에 둔 '방향 지시등'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지주사들은 역대 최고 수준의 이익을 거둔 점을 감안 하면 금융당국 배당 축소 압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의 배당금은 △KB금융 26%(2210억원) △신한금융 25%(1850억원) △하나금융 25.6%(2100억원) △우리금융 26.6%(700억원)순이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역대 최고의 수익을 거뒀다. 신한금융과 KB금융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각각 2조9502억원과 2조8779억원을 기록, 1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또한 하나금융과 농협금융도 각각 2조1061억원과 1조4608억원으로 전년대비 3.2%와 4.8% 증가했다. 그러나 우리금융만 1조1404억원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배당은 금융주 투자를 끌어들이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이익이 증가하면 연말 배당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감도 상승한한다. 특히 연말이 되면 금융주가 고배당주로 부각되는데, 배당이익률이 5% 이상일 경우 고배당주로 분류된다. 지난해 배당금 기준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배당수익률은 모두 5%를 상회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배당 축소 압박에 금융지주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바닥을 치고 있는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배당 확대가 필요하지만 금감원의 잇따른 배당 축소 요구에 기관투자가들이 금융지주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주식 카페 등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금융주 연말 배당 축소를 반대합니다'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아울러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금융사들에게 배당을 축소하라는 것은 주주환원 기조에 역행한다'라는 취지를 담은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은행지주사 및 은행들은 올해 경영실적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양호한 점, 배당 제한 시 주가 하락으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는 점 등을 들어 배당 제한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어느정도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배당을 마냥 자제하기도 난처하다"며 "코로나19 대비 충당금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