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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펀드 ①] 투자위험 1등급 나몰라라…6792억원어치 판매 왜?

"피해자만 호갱님" 쏟아지는 의혹

조규희·설소영 기자 | ckh@newsprime.co.kr·ssy@newsprime.co.kr | 2020.12.02 18:52:37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 대책위원회와 회원 등 관계자들이 이 펀드 피해의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이른바 '장하성동생펀드'로 더 큰 유명세를 타고 있는 '디스커버리펀드' 환매가 중단된지 1년7개월이 지났다. 한 동안 이슈의 중심에 섰던 이 사건은 피해자들의 눈물만 남긴채 점점 세간의 기억에서 희미해져 간다. 환매 중단에 따른 피해자의 주름은 나날이 깊어지지만 사태는 해결될 기미가 없다. 

상품 판매부터 현재까지 숱한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운용사 △판매사 △금융감독당국 누구 하나 사태 해결에 발벗고 나서질 않는다. 무시와 회피로 일관하는 운용사. 보여주기 식 행보에만 급급한 판매사. 사태를 관망 중인 금융당국. 관련자들의 이 같은 행보에 피해자의 실망은 점점 커져간다. 본 특집에선 해당 펀드 판매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IBK기업은행을 중심으로 사태를 집중 해부한다. - 편집자 주

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 펀드 중 환매가 중단된 건은 △디스커버리 US핀테크 글로벌채권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과 △디스커버리 US핀테크 부동산담보부채권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이다. 피해액은 각각 695억원과 219억원으로 총액 914억원 규모가 환매 중단됐다. 지난 6월 기업은행에서 원금의 5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사건이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원금 110%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DLI의 부정이 몰고 온 '나비효과'…디스커버리 펀드 환매 중단 

디스커버리펀드는 지난 2016년 11월 설립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대표 상품이다. 

상품을 간단히 설명하면 ① 판매사(기업은행)에서 모집한 투자자가 ② 디스커버리펀드에 가입하면 ③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DLI(Direct Lending Investment)에서 운용하는 SPV인 DLG(Direct Lending Global)의 채권을 매입해 수익을 내고 이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구조 상으론 DLG가 매입한 대출채권이 부도나지 않는 한 디스커버리 펀드가 수익을 얻는 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문제로 부실채권이 됐다.

2019년 3월22일 SEC는 DLI를 고발했다. DLI가 DLIF를 운용하면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쿼터스팟과 공모해 해당 플랫폼을 통한 자산가치를 과대 평가했고, 1100만달러의 성과보수와 운용보수를 편취했다는 혐의. 당해 4월1일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은 DLI의 법정관리인 선임에 동의해 관리절차에 돌입했다. 

이 문제로 DLI가 DLIF를 통해 투자한 기초자산이 동결됐다. 동결 자산 중  쿼터스팟(소상공인 대출 플랫폼)과 SAI(strategic Acquisitins Inc.)에 대한 자산은 DLG에서도 투자한 자산이며, 그 비중은 DLG 투자 자산 전체의 84%에 달했다. 

즉, DLIF 운용에서 불거진 DLI의 문제가 DLG 자산 중 포워드파이낸싱(소상공인 대출)에 투자된 16%를 제외한 84%의 동결로 이어져 투자자가 투자한 상품의 자산 동결로 이어진 상황이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DLG가 투자 중인 플랫폼의 구체적 손실규모는 확정되지 않았고, 포워드파이낸싱은 정상적인 이자 수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 미팅에 과장급 출장…해당 과장 1년 내 부서 이동

이를 해결하고자 DLG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오토버그(Otterbourg) 변호사를 선임, 자산의 해제를 위해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 당해 5월16일 △DLG 엘리엇 강 대표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장하원 대표 등 4인 △기업은행 직원 A, B씨는 DLI의 법정관리인과 오토버그 사이의 면담 결과를 전달받기 위해 오토버그 변호인단과 미팅을 진행했다.

기업은행이 피해자에 보고한 '디스커버리 사후관리 위한 미국 출장 결과 안내'에 따르면 본 회의에서 △법정관리 향후 절차와 진행사항에 대한 보고와 함께 △피해에 대한 법적대응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커버리 사후관리 위한 미국 출장 결과 안내서. ⓒ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펀드 대책위원회

뉴욕 오토버그 사무실에서 열린 본 회의는 피해자들에게 결과를 보고할 만큼 중대한 미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은행의 참여자 선정에 대한 물음표를 지울 수 없다. 기업은행은 회의 참석을 위해 2명을 출장 보냈는데 A씨는 담당부서인 WM사업부 소속도 아니었고, B씨는 부서 과장에 불과했다.

B씨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메신저였을 뿐. 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역할은 못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사태를 해결할 의사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까지 든다. 당시 WM사업부에는 오영국 사업본부장, 김홍현 팀장, C 차장, D 차장 등이 근무했다. 또한 B씨는 1년 뒤 부서를 옮겨 현재는 WM사업부 소속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은행은 '개인정보'라는 사유로 '무슨 부서'로, '어떤 이유'로 이동했는지 답하진 않았다.

◆장하성, 장하원, 김도진, 그리고 윤종원…

디스커버리펀드는 투자 위험등급 1등급의 '매우 높은 위험' 상품이다. 그럼에도 지난 2017년 4월27일부터 2019년 4월12일까지 기업은행에서는 '글로벌 채권 펀드'(3612억)와 '부동산 선순위 채권 펀드'(3180억) 6792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위험등급 1등급의 상품을 은행에서 주력으로 판매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보편적으로 은행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저위험 상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뚫고 2년도 안 되는 기간 만에 판매사 한 곳에서 6800억원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릴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일까. 2016년11월 설립한 신생 자산운용사의 펀드란 사실을 생각하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풍문이 돌고 있지만 모든 '설'과 '의견'은 배제하고 사실만 나열한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기업은행의 최대주주는 기획재정부(2016년 3월3일 기준 51.8%, 2020년 7월31일 기준 63.5%)다. 즉, 기업은행장의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는 의미다. 

2016년12월 제25대 기업은행장에 취임한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은 은행 내부 승진 인사였으며, 기업은행장은 인사권을 쥔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자리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인 장하원 씨는 영국 옥스포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정책실장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지낸 금융 전문가로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현 주중대사)의 친동생이다.

장 대사는 2017년7월부터 2018년11월까지 대통령비서실정책실장으로 근무했고, 2019년3월에 주중대사로 부임했다. 

10월21일 열린 국회 외통위의 주중대사관 국감에서 장 대사는 고려대 기업지배구조연구소 및 한국금융학회 기금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투자됐음을 인정했다.

김도진 행장 후임으로 2020년1월 기업은행장에 오른 인물은 2018년6월부터 2019년6월까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이었던 윤종원 행장이다.

장 대사와 윤 행장은 2018년6월부터 2018년11월까지 대통령비서실에서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으로 합을 맞췄다.

윤 행장 내정 전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이 기업은행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펀드 상품은 장하성과 전혀 관련없다. 전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 부임 이전부터 정상적인 상품 선전절차를 거쳐 판매했다"며 "저금리 시대 초과수익 및 단기투자를 추구하는 고객의 수요로 판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기판매 행위 인정하고 원금 보장하라"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6일 기업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 착수했다. 펀드 상품 선정과 판매, 사후점검까지 디스커버리펀드 판매와 관련한 종합적인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연내 현장 검사 결과 발표는 어려울 전망이다.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대책위)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을 향해 "사기판매 행위를 인정하고 계약을 무효화해 원금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확성기 소음투쟁' 중이다.

대책위는 "피해 원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확성기 소음투쟁을) 무기한 진행할 예정이며, 금감원과 IBK투자증권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사모펀드 공동대책위원회와 협력해 모든 디스커버리 판매사에 항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디스커버리자산운용과는 연결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나마 금감원에선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만 해도 다행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마도 취재가 많아서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측이) 전화선을 뺀 듯 하다"라며 "금감원에선 디스커버리자산운용과 연락하고 있으며, 장하원 대표는 국내에 머물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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