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왼쪽)이 2일 열린 긴급 온라인 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이수영 기자
[프라임경제] 대한항공(003490)이 전날 법원의 한진칼(180640) 가처분 신청 기각 판결에 따라 기존 계획대로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수 과정에서 우려되는 3자연합 불복이나 인력감축 등 사안은 자신감을 보였으나, 내년 사업은 코로나19 여파로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2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이날 오후 2시 긴급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향후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법원이 지난 1일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이후 양사 통합 계획에 대한 추측성 보도가 쏟아진 영향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업 실사를 곧바로 진행하고, 본격적인 통합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우 사장은 "내년 3월17일까지 통합 계획안을 작성하기로 돼 있다. 약 3개월 정도 남은 기간 집중적으로 실사를 하고 통합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라며 "비용구조나 항공기 계약관계와 같이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기 보단 아시아나항공의 전반적인 현황을 전 부분에 걸쳐 파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 사장은 통합 과정에 있어 △3자연합 불복 △공정거래위원회 및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 절차 △노동조합 이견 등 남은 과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사모펀드 KCGI를 중심으로 한 3자연합(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반도건설)이 소송에 불복하고 항고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준비해 온 대로 인수 계획을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우 사장은 "가처분 소송에서 충분히 검토된 부분이라 한진칼에서 적절히 잘 대응하고 판단할 것으로 본다"며 "대한항공은 소송과 상관없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계약금 지급, 영구채 인수, 실사 등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공정위와 해외 국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승인 과정에서 독과점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두 대형 항공사의 통합으로 시장이 독점 체제로 전환되면, 가격 결정권을 가진 대한항공이 운임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우 사장은 "기업결합신고는 내년 1월14일까지 제출할 예정이며 빠듯한 일정이지만 전담 법무법인을 국내외 선정하고 대한항공 전담 부서와 팀을 만들어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는 인천공항의 슬로트 점유율은 38.5%로 화물기까지 포함하면 약 40%다"라며 "지방까지 포함하면 양사 점유율은 더 낮아지는데 한국에서 일부 장거리 노선을 제외하면 독점 이슈는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양사 자회사·계열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점유율까지 합할 경우 62%가 넘는다는 지적에는 "완전히 별도 운영되고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과 경쟁하는 회사기 때문에 자회사와 계열사 점유율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했다. 인력 감축과 운임료 인상 없이 회사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관측에서다. 이에 양사 노조는 인수 계획을 철회하라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양사 통합으로 인한 중복 인력은 부서 변경 등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 사장은 "양사 통합 직원이 2만8000명 정도인데 이중 본사 및 오버헤드 인력은 약 2000명 수준이고 여기서 90~95% 이상이 직접 부문(현장) 인력이다"라며 "직접 부문 인력은 통합해도 그대로 필요하고, 양사의 자연 감소 인원은 1년에 약 1000명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복 인력은 충분히 흡수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와는 상시적으로 대화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로 편입되지 않은 상황이라 필요한 경우 아시아나항공 경영진과 산업은행 등과 협의해 어떻게 소통하는 게 좋은 방법일지 논의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긴급간담회에서는 올해 대한항공 신입사원들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됐다. 연초 대한항공 채용에 합격한 신입사원들은 코로나19 이슈로 출근 한번 못하고 대기 중인 상황으로, 사측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용 부분을 인질로 신입사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우선 대한항공은 노동부와 협의해 이들을 내년 입사로 전환하고,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진 상황을 보면서 신규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우 사장은 "올해 코로나19로 직원 약 50% 이상이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휴직했다"며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면 신규채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데 올해 입사를 확정한 인원에 대해서는 노동부와 협의해 내년 초 입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일 열린 긴급 온라인 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이수영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회사는 기존 브랜드 명칭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브랜드 이미지에 쌓아온 시간과 노력을 감안하면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 이후 기존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할 것이다"라며 "새로운 제 3의 브랜드로 바꾸기엔 시간과 투자 비용상 적절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은 다른 브랜드에 대한 활용방안은 앞으로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두 대형 항공사의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주목했다. 양사 통합을 통해 신용 개선이 예상되는데 상당한 비용 절감이 예상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위해선 양사 임직원들의 부단한 노력과 코로나19가 진정되야 한다는 가정이 붙었다.
우 사장은 "최근 이동걸 산은 회장의 발언과 같이 한 회계법인에서 추정한 통합 시너지는 연간 약 3000억원 규모다"라면서 "항공사 경영을 하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더 열심히 노력한다면 이보다 더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덧붙여 "양사 통합에 따른 개선된 스케쥴이 환승 수요를 이끌어 경쟁력이 좋아지고 해외시장에서의 여객화물 판매와 항공기 가동률도 상당히 강화돼 수익 증대가 기대된다"며 "정비비나 조업비, IT 비용 등 시설운영비 같은 규모 경제에서도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되고 신용등급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도 줄어들 것이다"라고 관측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내년에도 코로나19가 성행해 사업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봤다. 대한항공의 주 수익원인 국제선 수요가 올해 코로나19 탓에 작년보다 95% 급감했는데 내년도 소폭 나아지거나 엇비슷할 것이란 얘기다. 애초 항공업은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 유행이나 국제 유가상승 등 특수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 산업으로, 대한항공은 대내외 환경을 감안해 사업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전략이다.
우 사장은 "코로나19 회복이 불투명해 내년에도 좋지 않을 거라는 전망을 가지고 사업 계획을 준비중이다"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2019년 대비 약 70% 감소한 여객 수요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연간평균 65% 감소한 35% 수준으로 책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올해 화물에서 상당히 수지가 좋아 여객 손실을 만회했으나 각 항공사들이 화물 공급을 증대해 요금 인상이 완화되는 추세가 올 수 있다"라며 "화물 역시 특수 상황이 진정되는 가정 하에 사업 계획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