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이 차세대 배터리 안전성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말까지 인력 확대에 나선다. ⓒ SK이노베이션
[프라임경제] 국내 배터리 사업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096770)이 무서운 기세로 글로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LG화학(051910)과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이 시장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해외 생산기지 증설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는 2025년까지 세계 3위 안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다만 LG화학과의 배터리 관련 소송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관련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향후 사업 확장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출하량은 총 0.8GWh(기가와트시)로 LG화학(3.8GWh)과 CATL(3.6GWh), 파나소닉(3.4GWh)에 이어 세계 4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위에서 무려 3단계 점프한 수준이다.
이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지난해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이후 SK이노베이션이 기록한 최고 순위다. 올해 9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출하량은 지난해 동기(0.15GWh)의 5배 이상으로 커졌고, 시장 점유율도 4.4%를 기록해 역대 최대다.
애초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모델 판매량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이번 순위 상승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 니로 EV 등 판매량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SNE리서치는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EV가 급증한 가운데,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 기아 봉고 1T EV 등의 판매도 견조하게 늘면서 주요 업계 최고의 성장세를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키우는 SK이노, 글로벌 톱 3위 목표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시장의 확장세에 따라 주목받고 있다. 특히 친환경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이든이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전기차 보급 확산 기대감에 날개를 단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 먹거리이자 주목받는 배터리 부문의 신규 공장 설립·가동 등을 통해 생산·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배터리 시장 톱3에 안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이 회사는 배터리 사업 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른 결과지만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도 배터리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돼 기대를 모았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배터리 부문 영업손실은 989억원으로, 배터리 판매량 증가 효과로 전 분기보다 149억원 개선됐다. 매출 역시 4860억원으로 큰 폭(43.7%)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총 19.7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한국 서산 △중국 창저우 △헝가리 코마롬에서 가동 중으로, 오는 2025년까지 100GWh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국 옌청에 짓고 있는 중국 2공장이 내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양산에 들어가면 더욱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연말까지 차세대 배터리 개발 인력을 수시채용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과 소송은 과제
다만 LG화학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벌이고 있는 배터리 소송은 SK이노베이션이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배터리 사업 확장에 있어 해당 소송이 걸림돌로 작용해서다.
앞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배터리 핵심 인력을 빼가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고, ITC는 내달 10일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ITC는 올해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예비결정을 내렸다.
ITC가 최종판결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줄 경우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품이나 소재를 미국에 들여올 수 없게 돼 막심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더군다나 최근 ITC에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양사 변호인에게 포드와 폭스바겐을 상대로 진행했던 심문 녹취록 제출을 요구하면서 최종 결정에 변수가 될지 촉각이 곤두세워진 상황.
긍정적인 점은 SK이노베이션은 물론 LG화학에서도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부분이다.
LG화학의 경우 내달 배터리 부문의 분할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할 예정이라 SK이노베이션과 이른 합의를 도출하는 편이 향후 상장 작업에 있어 유리하다. 소송이 장기전으로 갈수록 승소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리스크도 해소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모두 합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양사가 도출할 합의점에 관심이 쏠린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통로를 열어 두고 대화를 지속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ITC 최종결정이 연기된 지난달 2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소송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