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이 분류작업 인력투입 비용을 대리점과 택배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고 있다며 규탄하고 있다. =이수영 기자
[프라임경제] CJ대한통운(000120)이 택배노동자 과로의 원인으로 지목된 배송 전 분류작업에 추가 인력 투입을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그 비용을 택배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달 22일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직접 강단에 올라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반대의 주장이 나오고 있어 박 대표의 진심에 대한 진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은 대국민 사기극을 중단하고 분류 작업 인력투입 비용을 전액 부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의 사망이 잇따르자 지난달 22일 택배 분류 현장에 지원인력 4000명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분류작업이 사실상 무임금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택배노동자 과로의 원인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당시 CJ대한통운 측은 택배기사 업무에 포함돼있던 분류작업을 분리하면 택배기사들이 받는 수수료가 줄어들지 않느냐는 지적에 "건당 수수료에는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책위는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CJ대한통운은 대리점에게, 대리점은 택배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비용을 떠넘기는 행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언이다.
대책위는 "이미 CJ대한통운은 비용의 50%만 본사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대리점이 알아서 할 것을 통보했다"라며 "하루아침에 분류작업 비용을 떠안게된 대리점들이 그 비용을 택배 노동자에게 전가시킬 것을 불보듯 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일부 대리점에서는 조합원에게 전체의 20%를 부담하라고 강요하고, 비조합원의 경우 대리점이 떠안은 50% 전체를 부담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책위는 더 이상 사측의 비용 떠넘기기를 지켜볼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인력투입 비용전가 고발센터'를 상시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분류작업 인력투입 약속 이행점검단'을 구성, 현장을 돌며 감시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비조합원 보호를 위해서 대책위가 위임장을 받아 직접 협의하겠다고도 했다.
대책위는 "오늘 이후에도 CJ대한통운의 꼼수와 사기극이 계속된다면 강력하게 투쟁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CJ대한통운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애초 지난달 대책안을 발표할 때도 추가 인력 채용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리점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특히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들에게 인력 비용 부담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분류지원 인력 비용은 집배점(대리점)과 절반을 전제로 전국 집배점 각각의 규모와 수익에 따라 다양한 비율로 부담하는 것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리점에서 택배기사에게 비용이 부담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