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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후려치기 현대중공업 '징벌적 손해배상' 판결

납품업체 '단가 후려치기' 부당…재발 방지 위해 형벌급 이례적인 판결

이수영 기자 | lsy2@newsprime.co.kr | 2020.11.04 12:56:16

지난 6월 열린 현대중공업 공정위 불공정거래 조사 방해 및 증거인멸 행위 고발 기자회견.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현대중공업의 납품업체 단가 후려치기 논란에 대해 법원이 이례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현대중공업의 행위를 두고 부당하다고 판단, 재발 방지를 위해 형벌적인 수준으로 판결한 것이다.

울산지법 제12민사부(김용두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A업체가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현대중공업이 A업체에 손해배상금 5억원과 미지급 물품대금 등 3억3000만원 가량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엔진 실린더헤드 등을 납품하는 A업체는 현대중공업이 일방적으로 단가 인하를 요구하거나 물품 대금을 주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A업체는 현대중공업이 2015년 12월 하도급 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어 "단가 인하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경쟁사 협력업체나 중국업체와 경쟁을 통한 강제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1~6월 모든 품목에 10% 단가 인하를 요구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을 위반했다고 주장,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재판부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해 현대중공업의 단가 인하에 따른 피해액(3억500만원)의 1.64배인 5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이례적인 판결을 두고 업계는 불공정한 갑을 관계 거래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민사재판에서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제도다. 하도급법 위반의 경우 피해액의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로 이번 판결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1건에 불과할 정도로 드물다.
 
이외에도 재판부는 A업체에서 납품한 물품 하자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이 대체품을 받고 대금은 지불하지 않아 손해를 봤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A업체 손을 들어줬다. 판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A업체에게 미지급 물품대금과 이자 등 3억3000만원가량을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하자 원인에 대한 주장이 서로 다를 땐 공신력 있는 제3자에게 판정받기로 계약했는데, 현대중공업 측이 하자 원인을 규명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보증기간이 지난 물품에 대해 A업체가 무상으로 대체품을 공급하기로 약속했다는 현대중공업 측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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