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김포공항 주기장에 저비용항공사(LCC) 소속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국내 항공업계에 곡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 전반의 영업환경이 악화됐고, 이로 인한 영업실적도 대폭 줄어드는 등 경영불확실성이 가중된 탓이다.
때문에 항공업계는 살 길 마련을 위해 기존 여객기 좌석을 떼어내 화물칸으로 활용하거나 '목적지 없는 비행'같은 이벤트성 노선을 운행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 다만, 이런 행보 역시 자금 조달에는 일시적이고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항공사들의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최악의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지난 달 605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등 구조조정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때문에 다음 구조조정 대상은 어디가 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력 줄이고 무급 늘리고…계속되는 불안전한 일자리
현재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항공업계의 자린고비 현상은 끝이 안 보이고 있다. 이미 보유 현금을 소진했고,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도 끊길 예정이라 인건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당초 항공사는 정부로부터 지난 2~3월부터 휴업 및 휴직 수당의 최대 90%를 지원받아왔다. 항공사별로 지원금 신청일이 각기 다른 가운데, 늦어도 오는 12월15일에는 고용유지지원금이 모두 끊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고용유지지원금이 끝난 연말부터는 내년 지원금 신청일까지 버텨야 하는 셈이다.
항공업계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종료되면 항공사들의 대량 해고는 '정해진 수순'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미 정리해고를 단행한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당연하고, 다른 항공사 직원들 역시 실업대란에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LCC들은 필수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을 무급휴직으로 돌리면서 고정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제주항공(089590)이나 진에어(272450) 등 일부 항공사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성공하기 어려운 다른 LCC들은 답이 없는 상황에 치달았다.
한 항공사 직원은 "시기가 시기인 만큼 고용불안에 놓여있는 건 사실이다"라며 "구조조정 카드가 나온다면 파급이 어마어마할 텐데 현재로서는 (사측의) 합리적인 선택을 기대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서는 차선책으로 꼽히는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으로 눈을 돌리면 된다는 시각도 나오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자금을 지원받는 형태인 고용유지지원금과 달리 추후 갚아야 하는 기안기금은 사실상 7%대의 고금리인 탓에 무작정 신청하기가 어려워서다. 더욱이 당장 기안기금을 신청해 급한 불을 끄더라도, 불확실한 업황에 향후 수천억대 이자를 감당할 여력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300인 이상의 근로자수를 보유한 기업만 기안기금을 신청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는 탓에, 소규모 LCC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끝 안 보이는 보릿고개…'트래블 버블' 도입으로 숨통 트이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공업계는 모든 화살이 구조조정으로 향해 있다고 전망하고 있으며, 일부 LCC들의 한해서는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달 중 유상증자를 준비 중인 티웨이항공(091810)과 플라이강원 등이 구조조정 물망에 올랐다. 앞서 구조조정을 실시한 이스타항공도 추가 인력 감축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항공사들이 전례 없는 코로나19 풍파를 이겨내고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정부가 해외 입출국자의 14일 자가격리 조치 완화와 함께 협정 체결국 여행객에게 격리조치를 면제해주는 트래블 버블을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여행업계 요청이 있었던 만큼 트래블 버블 문제 등에 대해 다른 부처들과 논의는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항공업계는 스스로 자구노력을 많이 했다고 본다"며 "그럼에도 항공업계 지원을 위해 마련한 기안기금 40조원은 다섯 달 지나도록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기업 지원을 위한) 기안기금 설립 취지에 맞게 금리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미국의 경우 연 1%대다"라며 "코로나19 방역으로 안전한 국가끼리 외교간 거래도 허용해 업계 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