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0년 전 오늘인 2010년 10월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전 주석이 북한대표단을 만나 44년 만에 열린 제3차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와의 관계 강화를 약속한 날입니다.
이날 후진타오 주석은 베이징에서 북한 대표단에게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재추대된 사실을 축하한다"며 "이번 대표자회 승리는 북한의 당과 인민에게 커다란 정치적 행사였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우리는 김정일 총비서를 대표로 하는 북한 노동당의 새로운 중앙 지도부의 영도 아래 북한 당과 정부, 인민이 분명히 국가건설 부문에서 새로운 국면을 창조해내고 강성대국 건설사업에 새로운 성과를 낼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악수하는 모습. ⓒ 연합뉴스
주목할 점은 후 주석이 북한에서 일어난 정치적 변화에 대해 공개적 입장을 보인 것이 처음이었다는 점인데요.
앞서 김정일 위원장은 2010년 9월27일 셋째 아들인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했고, 북한은 다음날인 28일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재추대한데 이어 김정은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습니다.
이는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위원장이 아버지인 김일성에 이어 본인, 자식인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권력세습을 공식화하기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이었죠.
북한이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를 열어 새로운 노동당 지도부를 꾸리고 곧바로 중국을 방문한 데는 중국에게 북한 후계구축 작업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한 행보였고, 이에 후 주석은 이 같이 화답한 것이었습니다.
다만, 후 주석은 직접적으로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진 않았는데요. 이는 '외교관계에서는 협의를 존중하고 내부 문제에는 불간섭한다'는 기존 중국의 대북정책 기조에 따른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후 주석이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해 묵인한 것은 "새 지도부를 수용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습니다.
후 주석의 간접적(?) 지지를 받은 김정일은 후계자로 김정은을 낙점했다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는데요. 후 주석과 북한대표단이 만남을 가진 지 8일 만인 10월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자신의 옆에 김정은을 세우며 자신의 후계자임을 널리 공표했기 때문이죠.

김정일이 후계자로 김정은을 낙점하면서 3대 권력 세습체제를 완성시켰다. ⓒ 연합뉴스
이로부터 약 1년이 지난 2011년 12월17일 김정일은 심장병으로 사망했고, 보름 뒤인 12월30일 김정은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됐는데요.
이어 북한은 김정은을 2012년 4월 당시 국가 최고 직책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2년 뒤 최고 인민회의 13기 출범과 함께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재추대하는 등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3대 권력 세습체제'라는 퍼즐을 맞췄습니다.
◆'혈맹' 천명하던 북·중 파열음
김정은이 북한의 1인자에 올랐지만,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후 전 주석의 약속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집권한 뒤 양국이 천명하던 '혈맹관계'에 파열음이 새어 나오기 시작한 것이었죠.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지 5년 여가 흐른 2018년에서야 첫 방중을 했다는 점 등이 이를 방증하는데요.
양국 관계에 있어 최악의 해를 꼽자면 2017년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 북한은 중국이 계속 반대하던 6차 핵실험 감행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도발을 지속해 북중관계는 악화일로였습니다.
특히 중국은 북한에 대한 유류공급을 30%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 수입을 전면 금지를 골자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에 동참하는 등 혈맹이라는 북중 관계가 무색할 정도로 경색됐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과 북한은 급 화해무드를 조성했는데요. 이는 미국이라는 거대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이해관계 일치했기 때문이었죠.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2018년 3월 중국 베이징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을 시작으로 5월과 6월 연달아 계속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만남들의 공통점은 남북 정상회담 직전, 북미 정상회담 전후라는 점입니다. 네 번째 만남 역시 2차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이뤄졌습니다. 시진핑 역시 방북하면서 북중 혈맹관계 재구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죠.
◆북한, 확고한 친중 노선 택해
10년이 지난 현재 북중 관계는 어떨까요. 올해 6월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북한은 노골적으로 중국 편을 들면서 친중 노선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2017년 이빨을 드러내며 대립각을 세웠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죠.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북한의 행보에 대해 미중 간 신냉전 시대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하는데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중요해졌고, 시 주석 역시 북한 비핵화 문제는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외교적 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
중국과 북한 관계는 점차 강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북한 정권 수립 72주년인 지난 9일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대대적인 보도를 했다는 점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데요.
보도 내용에 따르면, 시 주석은 그간 김 위원장과 수차례 만났던 것을 언급하면서 "전통적인 중조(중국과 조선)친선은 두 당과 두 나라,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귀중한 재부다"며 "신형 코로나 비루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후 쌍방은 호상 지지하고 방조하면서 중조친선을 보다 심화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10년 후 북중 관계는 어떻게 변해있을까요. 업계에서는 중국과 북한이 지난 2017년처럼 극단적 갈등이 재현시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미래에는 양국이 전략적 공조 관계를 구축과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 마련보다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