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토종 OTT는 부진을 겪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의 영향력은 지속 확대되고 있으나, 국내 OTT는 상호 경쟁으로 해외서비스와 경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OTT 카테고리 TOP5 앱 비교. ⓒ 아이지에이웍스
아이지에이웍스의 '2020 상반기 대한민국 모바일 앱 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6월 안드로이드OS 기준 OTT 카테고리 앱 1~2위는 '유튜브(3300만명)'와 '넷플릭스(466만7099명)'가 차지했다. 이 중 특히 넷플릭스는 전년 동기 대비(182만4813명) 155.75% 급증했다.
◆정부 "OTT 활성화 협의체 구성하자"
정부의 전략은 각자도생하는 국내 OTT를 통합해 글로벌 OTT에 맞서자는 것이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국내 OTT 사업자와 간담회에서 국내 사업자간 협력을 강조했다. ⓒ 방송통신위원회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웨이브· 티빙·시즌·왓차 등 4개 국내 OTT 사업자와의 간담회에서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OTT에 대응하는 국내 사업자간 제휴·협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정책 지원 활성화 및 해외진출을 위해 'OTT 활성화 협의체(가칭)'를 구성해 콘텐츠·플랫폼·시민단체·학계 등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AI 기반 음성-자막 자동변환시스템 개발 등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태현 웨이브 대표, 양지을 티빙 대표(부사장), 김훈배 KT 신사업본부장(시즌), 박태훈 왓차 대표가 참석했다.
방통위는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방통위 내 OTT 정책을 총괄하는 'OTT정책협력팀(가칭)'을 운영할 계획이다.
◆'웨이브' 부진한 SKT "협력 원해"…티빙은 시큰둥
SK텔레콤(017670)은 '옥수수(oksusu)'와 방송 3사의 '푹(POOQ)'을 통합해 지난 9월 새 OTT '웨이브(wavve)'를 출범하며 넷플릭스 잡기에 나섰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연사로 나서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글로벌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콘텐츠 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 SK텔레콤
그러나 출범 전 넷플릭스를 대적할 토종 OTT로 꼽히던 기대와 달리 웨이브는 기존 옥수수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기존 앱보다 퇴화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JTBC와 CJ ENM(035760)이 손 잡으면서 웨이브는 출범 2개월 만에 월간 사용자 수에서 넷플릭스에 역전당했다. 이에 SK텔레콤은 범아시아 콘텐츠 연합을 제안하는 등 지속해서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달 15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통 3사 CEO가 참석한 '통신사 CEO 간담회'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미디어 산업의 핵심은 콘텐츠 경쟁력"이라며 "(국내 OTT 업체끼리) 공동 투자하고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부사장(콘텐츠웨이브 이사)도 지난 달 23일 한국OTT포럼 세미나에서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하면 넷플릭스를 이길 수 있다"며 "웨이브가 국내 OTT 대표주자로 합병을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티빙은 통합보다 출범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KT도 티빙과 협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SK텔레콤의 제안이 매력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범을 앞둔 CJ ENM과 JTBC OTT 합작법인 '티빙(가칭)'은 CJ ENM에서 분사하는 티빙사업부문 별도법인 티빙이 중심이 된다. 합작법인의 1대 주주는 CJ ENM, 2대 주주는 JTBC다.
CJ ENM과 JTBC는 양 사의 협력이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티빙의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웨이브 보다 영향력 있는 넷플릭스와 협력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
◆SKB 제외 LGU+·KT, 넷플릭스와 제휴
LG유플러스(032640)에 이어 KT IPTV에서도 넷플릭스를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 SK브로드밴드만 고립되는 모양새다.

KT 모델들이 올레 tv에서 제공하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 KT
KT(030200)와 넷플릭스의 제휴로 KT는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더욱 굳힐 수 있게 됐으며, 넷플릭스는 737만명에 달하는 KT IPTV 가입자를 잠재적 이용자로 확보하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양 사간 계약서에 KT가 망 이용대가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망 이용대가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트래픽 증가로 망 증설 부담이 커짐에 따라 함께 비용 분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넷플릭스는 자사의 오픈 커넥트를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맞섰다.
현재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문제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독자노선을 구축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는 최근 넷플릭스를 타깃으로 OTT와 유사한 영화 월정액서비스 '오션(OCEAN)'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편,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이통 3사 중 어느 기업이 먼저 디즈니플러스와 제휴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첫날 가입자 1000만명을 달성했다. ⓒ 디즈니 플러스 홈페이지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디즈니+'의 IPTV 장착을 위해 디즈니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디즈니+는 8개월 만에 올해 2분기 전 세계 약 60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디즈니는 월정액 6.99달러(8174원), 연 69.9달러(8만1748원)의 가격에 디즈니플러스를 출시했다. 이는 넷플릭스의 HD 기본상품(월 12.99달러)의 반값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합리적인 가격과 콘텐츠로 무장한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등장하면 OTT 전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