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기안84'가 연재하는 네이버웹툰 '복학왕'의 여성혐오(여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웹툰 내 여혐, 장애인 비하 표현들이 지속해서 논란이 됐지만, 혐오·폭력 표현에 대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4일과 11일 공개된 복학왕 '광어인간' 1~2화의 내용이다. 무능한 인턴 캐릭터인 봉지은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 스펙, 노력 그런 레벨의 것이 아닌"이라고 말하면서 마지막 회식 자리에서 배 위에 얹은 조개를 깨부순다.
이후 봉지은은 낮은 업무 능력에도 불구하고 40대 노총각 팀장으로부터 정직원으로 채용된다.
이를 본 일부 독자들은 무능한 여성이 남자 상사와의 성관계로 기업에 최종 합격했다고 추정되는 내용을 웹툰에 포함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에 기안84는 사과문을 통해 "지난 회차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하다가 귀여운 수달로 그려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수달이 조개를 깨서 먹을 것을 얻는 모습을 식당 의자를 제끼고 봉지은이 물에 떠 있는 수달로 겹쳐지게 표현해보고자 했는데 이 장면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다시금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또 캐릭터가 귀여움이나 상사와 연애해서 취직한다는 내용도 독자 분들의 지적을 살펴보고 대사와 그림도 추가 수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학왕 내용 일부 수정과 사과문 게재 이후에도 기안84의 여혐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기안84의 웹툰 연재를 중지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고, 11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을 희화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안84가 출연 중인 MBC TV 예능 '나 혼자 산다' 시청자 게시판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기안84는 이전에도 혐오 표현 논란이 있었음에도 제재가 제대로 취해지지 않아 네이버웹툰 책임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만화계성폭력대책위원회·유니브페미 등 8개 단체는 지난 19일 네이버웹툰 본사가 있는 분당 크래프톤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혐왕 기안84, 네이버웹툰은 혐오장사 중단하라"라고 요청했다.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웹툰 본사 앞에서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 만화계성폭력대책위원회 등 회원들이 기안84 웹툰 '복학왕' 연재 중단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면서 이들은 네이버 유저 1167명이 자신의 ID를 적은 서명 요구안을 본사에 제출하며, 네이버(035420)와 네이버웹툰에 △복학왕 연재 중단 △여성혐오와 소수자 비하 내용을 담은 연재물에 불이익 조치 △여성혐오·소수자 비하 게시물 금지 조항 신설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네이버웹툰의 여성혐오와 소수자 비하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라며 "네이버웹툰은 이용률 1위 포털임에도 마땅히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네이버웹툰은 주요 웹툰 작가들이 공중파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보이고 있지만, 웹툰 이용약관에는 여성 성차별과 소수자 비하 제재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이용약관에 여성 성차별 표현에 대한 제재가 추가된 것은 없고, 다양한 부분에서 고민 중"이라며 "모니터링 조직 책임을 강화해 이용자 의견을 빠르게 청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비스 담당자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각과 변화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전망"이라며 "사회·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가이드라인은 상시적으로 계속 개선을 해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작가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도
한편, 일각에서는 작가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웹툰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작가와 작품에 대한 비판을 넘어선 작가 퇴출, 연재 중단 요구는 파시즘으로 폭력적 주장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웹툰협회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비판을 넘어선 작가 퇴출 등 폭력적 주장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웹툰을 포함한 대중예술 전 영역에서,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훼손하려는 일체의 부조리한 시도와 위력은 반드시 퇴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성평등 지수를 높이는 실천기제로 전혀 무가치하다고 무시할 수 없고 실천해야 할 당위에도 동의하지만 이를 명분으로 작가들의 자유로운 발상과 상상을 제약하고 탄압의 근거로 기능하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