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그룹이 최근 비핵심 사업들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현금을 쌓고 있다. 이렇게 마련된 '실탄'들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된 사업들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18일 SK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연결기준 SK(034730)를 포함한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텔레콤(017670), SK하이닉스(000660)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조1640억원에 달한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의 올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2조1960억원에서 약 2조원 늘어난 4조1317억원을 보유 중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의 현금성 자산 역시 지난해 말 대비 상승한 3조9182억원, 1조4969억원을 각각 확보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SK그룹의 현금성 자산 확보 배경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커진 불확실성에 따라 비핵심 사업 부문을 팔고 주력 사업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한다.
앞서 SKC(011790)가 천연 화장품 원료 국내 1위라는 높은 시장 경쟁력을 지닌 SK바이오랜드 보유 지분 27.94%(약 419만주)를 현대HCN에 매각한 것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윤활기유·윤활유 전문 기업 SK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 시도 역시 SK그룹의 선택과 집중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로 인해 SK그룹이 확보한 자금들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신사업에 대한 생산능력(CAPA) 확대 및 인수합병(M&A)을 통한 주력사업 강화에 사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투자처로 꼽히는 곳은 단연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문이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SK루브리컨츠 매각 관련 "신규사업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
여기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아온 만큼 미국 조지아주에서 추진 중인 전기차 배터리 2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 이외에 추가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SK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이외에도 현금성 자산을 통한 신사업 진출하기 위해 인수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최근 SK그룹은 폐기물 처리와 수처리 등 사업 등을 다루는 종합 환경관리업체 EMC홀딩스 인수전을 위해 BDA파트너스 등을 인수자문사로 선임, 본입찰에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은 유료방송 M&A 매물 중 하나였던 현대HCN 인수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지만 KT에게 내줘, CMB 인수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경쟁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SK그룹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을 만들고 변화를 모색해 왔다"며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를 위한 준비를 끝마치고 본격적인 실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