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네이버 엑스퍼트가 화제다. 각계 전문가가 비대면 상담을 해 주는 온라인 플랫폼의 '멍석'을 깔아줬기 때문. 세무·입시·금융·운세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 데다 특히 법률 서비스는 '중개 논란'이 붙었다. 변호사법 위반 의혹이 우리 사회에 던진 쟁점들을 생각해 본다.
변호사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구해 주는 일도 쉽지 않다. 우선 이번 엑스퍼트 문제에서처럼 '중개'나 '수수료'라는 개념이 개입되면 문제가 불거진다. 현행 변호사법은 법률사건이나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하여 당사자 또는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에게 소개·알선 또는 유인한 후 그 대가로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또한 변호사가 아닌 자가 변호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업무를 통하여 보수나 그 밖의 이익을 분배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그 이면에는 다른 문제가 숨어 있다. 변호사 시장의 정보 비대칭 때문이다. 정보를 알고 판단하기 어려운 '깜깜이 시장'이라는 점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변협도 어려운 변호사 중개…승소율 모르고 선임하는 실정
대한변호사협회의 변호사업무 광고규정에 따르면, 변호사는 자신 또는 취급하는 업무를 광고할 때 '최고' 등 단어를 사용할 수 없고, 현수막이나 옥외시설에 광고를 하면 안 되고 자동차 등 운송수단 외부에 광고물을 부착할 수도 없다. 특히 승소율과 석방율 등도 표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런 정보 부재 상황이 전관 예우 변호사에게 쏠리는 원인이라고 짚는다. 과거에는 사건 처리에 일정한 인간 관계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전관을 선호하는 부분이 컸지만, 지금은 일을 잘 하는지 여부를 모른다는 불안 심리에서 여전히 과거와 같이 전관 선호 심리가 작동한다는 것. 잣대는 같지만 작용 논리의 중심추가 이동했다는 것이다.
전적으로 이 문제 때문은 아니겠으나, 지난해 11월 대한변협이 2년여간 운영해 오던 '변호사중개센터'를 폐지하고, 대신 '전문변호사 안내 프로그램'을 통해 대국민서비스를 이어 나가기로 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한변협은 단체 속성상 변호사를 소개해 주기에 가장 적합할 것 같지만, 그렇지 못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센터 출범 당시, 청년변호사 우선 소개 원칙을 세웠는데, 막상 일을 맡기려는 이들은 풍부한 경력의 변호사를 소개받기 원해 간극이 있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또한 센터를 이용해 사건을 맡긴 의뢰인이 서비스 품질 등을 이유로 특정 변호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할 경우, 대한변협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그렇잖아도 이용률이 저조한 센터를 계속 끌고 갈지 고심하게 한 폐지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식인의 유료 버전' 쇼핑하듯 변호사 고를 여지 생겨
이렇게 대한변협도 어려운 것이 변호사 연결인 만큼, 방법은 관련 정보를 오픈하도록 제도를 바꾸거나, 오히려 일정한 동력원을 통해 시장 기능이 작동하도록 하는 것 혹은 이 두 문제를 모두 추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네이버가엑스퍼트를 통해 법률 상담 기능을 제공하면서 후자의 길이 본격적으로 넓어졌다고 하겠다. 기술로 법률 관련 서비스의 종류와 질을 제고하는 일명 '리걸테크'는 이미 엑스퍼트 이전에도 싹이 터서 자라왔다.
판례 검색 등 관련 정보 수집부터 소장 작성 등 가장 기초적인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해 주는 서비스, 그리고 엑스퍼트처럼 상담 기능 플랫폼을 지향하는 업체가 설립돼 활동하는 등 갈래도 다양하다.
다만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통해 참여자가 약 200명이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상담료는 10분에 2만~3만원 수준. 이용자 입장에선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상담을 받는 이점이 있으며, 무엇보다 네이버를 통해 익숙했던 방식이라 친숙하게 느껴진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동한다.
즉, 질문을 던지고 이를 아는 사람이 답을 주고 다른 이가 이를 보충하거나 반박하는 새 답을 보태고 질문자가 채택(평가)하는 '지식인 모델'과 엑스퍼트를 통한 변호사와의 접촉이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엑스퍼트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을 일종의 지식인의 유료 버전으로 보는 시각과도 일맥상통한다.
평을 적고 점수화된 평가지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깜깜이 법률 시장에서 시장 논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에 불편하던 일반인들이 호응할 만한 구조라는 얘기다.
권위와 자부심으로 무장한 전문가들로서는 '별점의 노예'가 되는 것이냐는 불만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는 여기에 참여할지 기존의 수임 방식 적나라하게는 영업 방식을 고수할지의 선택지가 주어지기 때문에 부차적이라는 반론이 제기된다.

ⓒ 네이버
오히려 큰 문제는 거대 플랫폼의 종속 요소가 되는 게 아니겠냐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변호사법 위반 논란은 이런 점과 연결돼 있다. 즉 수수료를 붙이는 게 과연 이익을 네이버 자체가 챙기는 것인지의 여부, 앞으로 수수료를 얼만큼 적용하느냐는 주도권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지의 방향이 이슈로 떠오른다.
대한변협이나 검찰이 그간 특정 업체가 이용자를 변호사에게 소개하고 대금 중 일부를 지급받는 경우에 변호사법 적용 여부를 해석한 전례가 없지 않다.
일반적으로 변호사가 그 업체에 지급하는 돈이 통상적인 사용료나 광고료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규정에 위반되지 않지만, 그 돈이 변호사가 받는 수임료의 일정 비율과 같은 방식이거나 통상적인 사용료보다 상당히 많은 돈이라면 중개 수수료나 동업으로 해석,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기존에 변호사 소개 등을 위해 구축된 서비스나 사이트가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되어도 무혐의 처리된 배경에는 사이트 관리에 필요한 실비를 받는 수준이거나, 건당 수수료를 받는 대신 광고비를 받고 노출도를 높이는 식 등으로 처리한 점이 작용했다.
◆기존 리걸테크 서비스, 광고 적용이나 실비로 논란 우회
이번에 네이버 엑스퍼트가 수수료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일정 비율로 수수료를 물리기로 했고 그 수수료율이 상당히 높다는 논란이 불붙었기 때문으로, 일단 네이버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결제 수단에 따라 수수료 비율을 달리 적용하고 높은 수수료율의 원인이 된 일부 결제 방법은 사용하지 않기로 수정에 나섰다.
다만, 현재 적용되는 수수료율도 높고 이는 이익 추구라는 것이 현재 네이버를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법조계 일각의 시선이다. 네이버는 금융 절차를 처리하는 회사(PG사)에 수수료를 모두 준다고 해명하지만, 이 PG사가 네이버파이낸스라서 관련 회사로 볼 수 있고 결국 네이버 내부에서 이익을 회전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색과 이용자 유입 등으로 이어지므로, 결국 엑스퍼트 사용자에게서 네이버가 어떻게든 이익을 보는 게 되므로 변호사법 위반이 된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여기에는 네이버의 유관 회사라고 업무 처리를 못 한다는 논리가 돼 무리가 아니냐는 반론이 제기된다. 새로운 시장과 수요 창출을 하는 것을 막는 게 되고 차별 논리라는 것.
네이버 유입자와 사용자가 늘어남으로써 광고 수익 등 개연성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연관관계가 미미하거나 인과관계가 너무 약해 일종의 개연성에 국한된다면 이익으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등 포털이 서비스를 새롭게 구축하면서 지평을 넓히고 기존 시장의 맹점을 보완할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것이 일종의 '자회사 먹여 살리기' 혹은 '어떻게든 클릭수 늘리기' 정도로 치부되는 상황이 되면서,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 일종의 명예를 건 대결로까지 번질 양상이다. 거대 플랫폼의 독주 우려와 기존 전문가들의 지나친 시장 주도권 수호 논란 중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법률 시장 소비자 개개인은 깜깜이 시장에 치이는 존재지만, 이번 갈등에서는 심판이기도 하고 결국 관련 제도 변경까지도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는 유권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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