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현대중공업에게 "하도급업체의 기술 자료를 유용하는 등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지난 26일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현대중공업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9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기술유용 혐의로 부과된 과징금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어 지난해 10월 검찰의 요청에 따라 현대중공업 법인과 임직원 고발 조치는 이미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0년 디젤엔진을 개발한 뒤 하도급업체 A사와 협력해 엔진에 사용할 피스톤을 국산화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2014년 비용 절감을 위해 A사 몰래 B사에 피스톤 공급을 위한 제작을 의뢰했다. 하지만 피스톤 제작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자 현대중공업은 A사에 "제품에 하자가 발생할 경우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작업표준서 △공정순서 △공정관리 방안 등을 포함한 기술자료를 요구했다.
A사는 자료를 주지 않을 경우 피스톤 양산 승인을 취소하거나 발주 물량을 통제할 것이라는 현대중공업의 압박에 기술자료를 제공했다.
현대중공업은 A사 기술자료를 B사에 제공해 2016년 피스톤 생산 이원화를 완료했고, 이후 A사에 피스톤 단가를 인하하라는 압력을 가했다. 이로 인해 피스톤의 단가는 3개월간 약 11% 인하됐으며, A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7%, 57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현대중공업은 피스톤 생산 이원화 이후 1년 뒤인 2017년 A사와의 거래를 일방적으로 끊고 B사로 거래처를 변경했다는 점이다.
결국 A사는 이 사건을 경찰과 공정위에 신고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은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에 대한 고발을 공정위에 요청했다.
검찰은 공정위 고발이 이뤄진 뒤 일부 불기소·약식 기소했으나, 현대중공업은 이에 불복해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공정위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당사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어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받게 되면 검토 후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송갑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현대중공업의 기술탈취, 거래단절은 대기업의 대표적인 갑질 사례"라며 "최대 과징금 결정을 내린 공정위의 결정을 환영하고, 21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갑질 근절을 위한 제도 정비와 법률지원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지속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송 의원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현대중공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기술탈취 문제를 강력히 질타하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