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Asia Region Fund Passport, 이하 ARFP)' 제도가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내 금융투자업계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ARFP 시행을 통해 공모펀드 활성화를 기대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자칫 국내 자산운용 시장이 해외 시장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부정적 견해도 있다.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제도가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내 금융투자업계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ARFP 시행을 통해 공모펀드 활성화를 기대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자칫 국내 자산운용 시장이 해외 시장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부정적 견해도 있다. ⓒ 연합뉴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제도의 국내 시행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조만간 개정안을 공포하고 6개월 뒤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ARFP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태국 등 5개국이 각국의 공모펀드를 다른 나라에 쉽게 팔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국내 운용사가 설정한 펀드를 '패스포트 펀드'로 등록하면 간단한 확인 절차만 거친 뒤 해외에서 출시하고 판매할 수 있다.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 기대
올해 1월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자본시장포커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공모펀드시장에서 총 57조원의 자금이 순유출됐으며, 특히 주식형펀드 개인 판매 잔고는 2009년말 107조원에서 2019년 11월말 29조원으로 73%나 감소했다.
이처럼 공모펀드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외 공모펀드를 들여와 활발한 투자와 높은 수익률을 내는 상품이 나오면 국내 공모펀드 시장에도 활력이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공모펀드 시장의 순자산 지표는 2009년말 210조원에서 2019년말 242조원으로 지난 10년 동안 15% 성장에 그쳤다. 사모펀드가 같은 기간 110조원에서 419조원으로 3배 이상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최근 사모펀드 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지만 잇따라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손실과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사태 등을 통해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 이에 일각에서는 지금이 패스포트 펀드를 통한 공모펀드 활성화 계기로 시기적절 하다는 평가다.
그동안 자산운용사들은 판매국 현지 자산운용사들과 제휴 형태로 재간접 펀드를 운용해왔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시행되면 운용사가 판매국 현지 운용사를 찾지 않아도 직접 펀드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운용사 입장에서는 경쟁사가 늘어나는 동시에 시장 확대에 다른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이에 일찌감치 해외로 나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그 외에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해외진출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법인을 적극적으로 세우며 미주와 유럽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그 외에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최근 베트남, 중국 등으로 사업을 뻗어가고 있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기존 해외펀드팀을 글로벌 운용본부로 격상시키는 등 해외 진출을 위한 담금질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운용사 경쟁력 확보 우선시 돼야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공모펀드시장이 침체된 데다 해외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많은 투자자들이 국내 공모펀드보다 ARFP를 통해 들어온 해외펀드에 관심을 더 갖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즉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펀드에 쉽게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자산운용업 세계 4위 강국인 호주를 포함해 싱가포르, 일본도 국내 운용사에게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처럼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 아직 준비가 부족한 일부 국내 운용사는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ARFP 시행에 대비해 국내 자산운용업계가 상품 개발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실력을 갖춘 운용인력을 발굴해 육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국가 간 펀드 시장의 차이가 큰 점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며 "호주처럼 펀드 시장이 발달한 나라로부터 기술과 노하우를 빨리 갖고 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