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계속 장기화되면서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외출을 자제하는 모습이 지속되면서 인터넷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코로나19로 인한 통신 트래픽 증가 현황 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대비 3월 인터넷 트래픽은 약 13%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통신사업자들이 보유한 전체 트래픽 용량의 45~60% 수준이지만 온라인 개학 등으로 트래픽 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계속 부각되고 있죠.
이러한 가운데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OTT 사업자들도 비트레이트(bitrate, 특정한 시간 단위마다 처리하는 비트 수)를 낮추는 방식이나 영상 해상도를 낮추는 방식을 통해 트래픽 관리에 나서고 있는데요.
세계적인 트래픽 증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통신 첨단국'답게 비교적 안정적인 트래픽 관리 역량을 보여주고 있어 인터넷 강국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면에는 어두운 면도 있는데요. 인터넷이 발달한 만큼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역시 가빠르게 퍼진 것이지요. '소금물을 먹으면 안전하다', '구충제가 효과가 있다' 등의 가짜뉴스가 무분별하게 퍼지고, 이를 맹신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과 같은 피해를 겪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이나 기타 코로나19 관련한 내용의 기사나 게시물에 따라 붙는 형용하기 어려운 악성댓글(이하 악플)도 심심찮게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하기도 했죠.
사실 가짜뉴스나 악플은 인터넷 보급이 활발해지는 것과 비례할 수 있는데요. 비단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더라도 가짜뉴스나 악플은 계속 활개를 치고 다녔으며, 특히 악플은 인터넷 시대가 낳은 하나의 부산물이자 사회악이기도 하죠.
악의적인 댓글을 지칭하는 의미이며 '소리 없는 폭력'으로 불리며 사람의 인격을 파괴하는 악플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엔 정치인, 연예인과 같은 공인뿐 아니라 S일반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악플까지 급증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2018년 경찰청에서 발표한 악성댓글로 인한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 발생 및 검거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로 신고건수는 총 1만5926건으로 급격하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죠.
이러한 악플로 인한 피해는 언론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연예인들이 악플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물론, 일반인에 대한 무차별 적인 악플,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이른바 '신상털기'까지 자행되며 역시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악플을 근절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계속 형성되고 있습니다. 또한 포털사이트를 비롯한 커뮤니티 사업자들 역시 악플 방지를 위한 다양한 모색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는데요.
이러한 노력은 10년 전에도 진행 중이었습니다. 지난 2010년 5월7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를 운영하던 SK커뮤니케이션즈는 "상습적으로 악플을 작성하는 사용자에게 최대 10년간 이용을 금지시킨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당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팬들과 꾸준히 소통을 해왔던 가수 김장훈의 싸이월드 탈퇴가 기폭제가 됐습니다.
김장훈은 싸이월드의 발표가 있기 약 2주 전인 4월22일 오전에 자신의 미니홈피 게시판에 '싸이월드 탈퇴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그동안 싸이월드측에 수없이 개선을 요청했는데 절대 시정이 안된다"고 글을 작성했는데요.
그는 "기준을 넘고 또 넘어가는 그런, 남에게 해를 입히는 글을 남겨도 영구제명이 안되고 다시 가입이 되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라며 "저의 엄마까지 욕을 들으시는 작금의 상황인데 계속 꾸려가기엔 가족들한테 너무 미안하다"며 "수 없이 시스템 담당자에게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불구, 시스템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죠.
이에 개선책을 고민해오던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러한 발표를 하게 된 것이죠. 이와 함께 이용자의 탈퇴 후 재가입을 제한하는 블랙리스트 관리를 강화하고, 개인이 설정할 수 있는 미니홈피 접근 차단 대상을 현행 20명에서 50명으로 확대했는데요.
이러한 노력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며 확장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가수 겸 연기자인 설리의 극단적인 선택 이후 이러한 행보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죠.
지난해 10월25일 카카오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뉴스·검색 서비스 개편 방향에 대해 직접 설명하면서 카카오톡과 포털사이트 다음의 연예섹션 뉴스 댓글을 잠정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2년부터 이용자들이 뉴스 하단에 작성하는 댓글 가운데 욕설이 있으면 이를 자동으로 치환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네이버도 마찬가지인데요.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도 계속 쏟아졌습니다.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 등 등 국회의원 13명이 누구라도 악성댓글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고,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도 인터넷 준실명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었는데요.
이들 개정안은 혐오·차별적인 악성 댓글 등을 불법정보에 포함해 누구나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 삭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거나, 댓글 아이디의 풀네임과 IP를 공개해 온라인 댓글의 책임성을 강화토록 하는 등 는 악플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내용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물론 이러한 행보는 자칫 국민의 표현의 자유 침해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지난 2012년 폐지된 인터넷실명제의 경우 △표현 자유 침해 △주민등록번호 노출에 따른 개인 인권 침해 등이 문제가 되면서 헌법재판소 재판관 만장일치로 위헌결정이 내려진 것이죠.
그럼에도 대세는 악플의 근절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나타났는데요. 지난해 10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인터넷 댓글 실명제 도입에 3명 중 2명(69.5%)이 찬성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한 때 '무플(댓글이 없음) 보다 악플이 낫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악플도 관심'이라는 의미인데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점 도를 지나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관심이 아닌 폭력인 것이죠.
계속적인 포털의 자정노력과 법안의 강제성, 시민문화의 힘으로 악플 문화가 근절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모니터 뒤에는 사람이 있음을 명심하고 생각 없이 남긴 악플이 누군가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 늘 염두에 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