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5월1일은 노동절입니다. 이날은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그들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각국의 근로자들이 매년 연대의식을 다지는 날이죠. 10년 전 오늘 수많은 노동자들은 거리로 나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외치며 그들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했습니다.

2010년 5월1일 여의도광장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120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임금 외에도 노동조건, 인사 등 개별적 근로관계만이 아니라, 노동조합 가입과 협약 적용 등 집단적 노사관계에서도 정규직과 다른 차별을 받습니다. 이에 비정규직 고용은 한국의 노동환경의 고질적 병폐로 떠오르며 오랜 기간 다양한 정책들과 협의들이 이어져왔는데요, 10년간 우리사회의 노동환경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공공부문 '선진화 정책' 비정규직 양산 비판
공공기관은 정부의 정책이 가장 먼저 시행되는 곳입니다. 때문에 10년 전 노동환경은 공공기관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데요, 당시 정부는 공공부문 경영합리화 일환으로 대대적 공공기관 인력 감축에 나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인력이 감소되는 상황에서도 업무 수요는 효과적으로 감당해야만 했고, 그 틈새 전략으로 비정규직을 늘리는 경향이 커져갔습니다. 이에 공공기관 선진화 차원에서 정규직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비정규직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죠.
2010년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09년 286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직원 수는 3만8182명으로 2008년 3만7402명보다 780명(2%)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은 2005년 4만1310명, 2006년 4만2194명으로 정점에 이른 뒤 2007년 3만7344명까지 떨어졌다가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소폭 늘면서 2010년에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사실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의 목적은 과도한 상위직과 과잉 인력 운영 등 방만경영 요소를 찾아내 군살을 제거하는 데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당수 기관들은 정부의 강력한 요구에 마지못해 정규직 인력 감축에 응한 뒤 정원 조정 대상이 아닌 비정규직을 늘리는 수법으로 '무늬만 선진화'를 실시한 것이죠.
이는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고용을 정부가 방관하고,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가 됐습니다.
당시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공공기관 선진화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비정규직 증가와 관련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해당 공공기관의 자율 결정 사항이라는 이유로 강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비정규직 증가는 경제·사회적 불안 요인인 만큼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는 사회 다방면에서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박수치는 모습.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활기
심각한 청년실업과 사회 전체적으로도 '괜찮은(Decent)' 일자리가 부족한 상태에서 공공기관의 책임론은 지속적으로 커져갔습니다. 학계 등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고용확대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죠.
당시 정부도 대책마련을 위해 2010년 후반부터 본격적인 실태파악에 나섰지만 공공기관 비정규직 규모가 늘기는 커녕, 간접고용 비정규직만 지속적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2014년까지 한국 중앙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 비정규직 규모는 12만5000명 정도인데, 이 중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7만2000명으로, 직접고용 비정규직(5만3000명)보다 1만900명 정도 더 많았습니다.
실제 2010년 공공기관의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5만6146명에서 2015년 6만6728명으로 5년 사이 약 1만582명 정도 증가했죠. 이는 정부의 노동정책 미스매칭 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해를 거듭할 수록 심화 됐고, 2017년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국내 최대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업장'으로 꼽히는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했죠.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했고, 이에 인천공항공사 측은 비정규직 1만여명 정규직 전환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 정책에 따라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이 활발해지면서 비정규직 규모는 5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정기공시는 340개 공공기관의 노동 관련 28개 공시항목에 대해 최근 5년간의 자료를 나타낸 것입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비정규직은 2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58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정규직 규모는 지난 2015년(4만3769명)부터 2016년(3만8374명), 2017년(3만4992명), 2018년(2만6209명) 등 5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10월 발표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연차별 전환계획'에 따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에 따른 결과입니다.
신규채용도 활발해졌습니다. 보건의료·안전·고용복지 등을 중심으로 3만3000명이 이뤄졌습니다. 여기서 비정규직에서 일반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들은 3000명이고 나머지 3만1000명이 순 신규채용됐습니다. 순 신규채용 규모가 3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죠.
공공기관의 순 신규채용은 지난 2016년 2만900명을 기록해 '2만명 채용시대'를 연 뒤 불과 3년 만에 3만명을 돌파한 것입니다.
지방이전지역 인재 채용과 비수도권 지역인재 채용, 장애인 채용 등도 지속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소재 지방대학 졸업자를 채용하는 지방이전지역 인재 채용은 2080명으로 1년 전보다 132명 더 늘었습니다. 비수도권 지방대학 졸업자를 채용하는 비수도권지역 인재 채용은 1만9600명을 기록, 1016명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처럼 갈수록 공공부문 정규직과 신규채용 증가 등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와중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최근 고용유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많은 노동자들을 좌절케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일자리 위기가 거세게 닥쳐오고 있지만, 정부는 하나의 일자리도 반드시 지키겠다는 그런 각오로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고용위기를 노사와 정부 '연대와 상생'을 통해 다같이 극복하고 모든 노동자들이 안정된 일자리를 통해 미소짓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