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증권업계 실적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투자은행(IB) 시장이 위축되면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 특히 IB 비중이 큰 대형 증권사들의 직격타가 예상된다.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증권업계 실적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투자은행(IB) 시장이 위축되면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 특히 IB 비중이 큰 대형 증권사들의 직격타가 예상된다. ⓒ 연합뉴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6곳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29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1조184억원) 대비 71.4% 급감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5345억원으로 55.7% 감소로 추정됐다.
회사별 순이익 추정치를 살펴보면 먼저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98.5% 줄어든 40억원이 예상된다. 이어 △NH투자증권 순이익 추정치는 80.5% 줄어든 334억원 △키움증권(-67.8%) △삼성증권(-66.3%) △미래에셋대우(-55.6%) △메리츠종금증권(-37.7%) 등 모두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IB의 역습'...주식거래 폭증에도 상쇄 어려워
IB를 중심으로 조직 재편에 나섰던 증권사들의 조바심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대거 뛰어들면서 신규 계좌개설과 거래대금이 급증했지만 증권사 실적을 상쇄하진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주가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증권사들은 IB 등 수익을 올릴 활로를 개척하는 데 집중, 증권 위탁매매(브로커리지)나 자산운용(트레이딩) 대신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IB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았다.
IB는 증권사들이 기업을 상대로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금융자문, 신용공여 등 서비스를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영업이다.
실제 지난해 한국신용평가 조사 결과 국내 26개 증권사의 영업 순수익(영업수익에서 판관비 외 영업비용 제외 금액)에서 IB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0% 후반대에서 2019년 상반기 말 35% 수준으로 늘었다. 일부 대형 증권사 경우 전체 영업이익에서 IB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3월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자기매매관련 운용자산평가손실이 발생했다"며 "IPO 등 IB 거래 진행 중단 및 지연으로 관련 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증권업계 브로커리지 비중이 전보다 현저히 줄었고, 저마다 고객 유치 일환으로 수수료를 대폭 낮추거나 무료로 선보이면서 관련 부문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엎친 데 덮친 격' ELS 헤지비용 증가
이렇듯 '동학개미운동'이라는 호재에도 불구, 대다수 증권사가 큰 수익을 올리기엔 역부족인 이유로는 ELS(주가연계증권)의 헤지(위험회피)비용이 늘어난 점도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회사별 ELS 헤지비용이 삼성증권 1890억원 그 밖에 △한국투자증권 890억원 △미래에셋대우 460억원 △NH투자증권 2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달 해외 ELS 기초지수 폭락으로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조 단위급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청)이 발생, 대형사의 경우 1조원 안팎, 중소형사들 경우에는 1000억~2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단기간 내 밀려든 증거금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어음(CP) 발행을 급격히 늘렸고 환금성 높은 채권을 대규모로 매도했다. 이에 조달금리가 급증하고 유동성 경색이 발생했다.
ELS 발행잔고가 많은 대형 증권사의 경우, 글로벌 지수가 단시간에 회복되지 않는 경우 지속적인 헤지비용으로 운용 손실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행잔고는 지난달 말 삼성증권이 7조5000억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6조원, KB증권 5조9000억원 미래에셋대우 5조7000억원대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이 3조8000억원대에서 4조7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ELS 운용을 위해 자체헤지 비중을 40~8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현재 주가수준이 유지될 경우 조기상환이 어려워 헤지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증권사들은 향후 2~3분기 ELS관련 운용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