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 서울 성동구에 사는 '신용 8등급' 직장인 A씨(34·여)는 연봉 2800만원을 받으며 홀어머니를 부양하고 있는 가장이다. 어머니 병원비와 생활비 때문에 대출 상담을 받은 그는 제 1, 2금융권에서 거절당하고, 결국 사금융으로 발길을 돌렸다. A씨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무급휴가까지 생기면서 더 생계가 어려워져 사금융에 손을 댈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 경기 남양주 건설 근로자 B씨(42) 역시 대출이 막혔다. 날로 악화되는 코로나19 탓에 일까지 끊기자 여기저기 은행 대출을 알아봤지만, 고정 수입이 없어 번번이 거절당하기 일쑤. 결국 사금융 문을 두들긴 B씨는 "고정 지출을 감안하면 계속 일을 해야 하는데, 여건이 좋지 않아 급한 대로 찾았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저신용 서민들이 금융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운영하는 신고센터에 접수된 사채 등 불법 사금융 관련 피해상담만 3만202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약 45% 급증한 수치다.
현재 금감원은 소비자경보 '주의' 등급을 발령한 상태.
이처럼 서민들이 사금융으로 내몰린 배경은 1금융권은 물론, 대표 서민금융인 저축은행에서조차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사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용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의해 대출 문턱을 높이는 추세다.
특히 저축은행 신용 6~7등급 대출 승인율은 10% 미만. '코로나19'라는 미증유 위기에 짓눌린 취약계층이 돈을 마련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에 속한다. 때문에 신용 7~10등급에 불과한 최저 신용자들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불법 사금융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대부업체들조차 2018년 2월부터 적용된 법정최고금리 인하(24%)로 이득과 영업력 모두 떨어지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변제 능력이 없으면 퇴짜를 놓기도 해 저신용자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결국 코로나19로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서민금융연구원 조사 결과도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저신용자(2만2179여명)와 대부업체(570곳)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70%가 최근 3년 동안 대부업체 신청 대출이 거절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취약계층을 위해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지만, 금융상품이 시장 기능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세금 감면 등 혜택을 통해 이들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