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직장인 한희진(31)씨는 최근 들어 부쩍 주식에 관심이 생겼다. "삼성전자는 무조건 오를 테니 떨어질 때 사두는 게 좋다"는 주변 이야기 때문이다. 한씨는 "앞으로 삼성이 망할 일은 절대 없으니 남들 사둘 때 같이 사둬야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6)씨도 조금 모아뒀던 비상금을 삼성전자 주식에 넣을 생각을 가지고 있다. 주부 변모(40)씨도 최근 증권사 지점에서 자녀의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 지금처럼 싼값에 자녀 이름으로 주식을 사놓으면 언젠가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주식시장 침체 여파 속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이처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주식시장 침체 여파 속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부터 이달 26일까지 두 달여간 개인은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만 17조9784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16조4820억원 매도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물량을 개인투자자들이 받아내는 셈이다.
◆신규 주식계좌 급증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주식 계좌 신규 개설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27일 삼성증권(016360)에 따르면 2월24일부터 3월25일까지 최근 1개월 간 비대면 계좌개설 신규 고객 수는 10만명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진데다 '언택트(비접촉)'가 강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른 증권사의 비대면 계좌도 빠르게 늘고 있다. NH투자증권(005940)도 이달에만 22만5000개의 신규 비대면 계좌가 개설됐으며 대형 증권사들은 대부분 10만개 안팎의 신규 비대면 계좌가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006800)는 3월 한 달 동안 12만7000여개의 계좌 개설 건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은 20만개의 계좌가 개설된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변동성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늘면서 신규 계좌 개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엔 지점 방문없이 계좌를 만들 수 있는 비대면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지점도 붐비기는 마찬가지. 삼성증권 지점 대면 계좌개설 경우에도 올해에만 1만1000명이 증가해 지난해 전체 지점 대면 계좌개설수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점에는 대부분 주식 계좌 관련 문의를 하는 신규 고객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부분 미성년 자녀 계좌 개설을 위한 고객들이다. 현재 미성년 자녀는 10년 간 2000만원, 성인 자녀는 5000만원까지 비과세 대상이다.
때문에 증여세를 내지 않는 한도만큼 자녀에게 국내외 우량주를 사준 뒤, 시간이 흘러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거나 독립할 때 목돈을 마련해준다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지금처럼 주가가 쌀 때 자녀의 명의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미리 짜주겠다는 부모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 증권사 직원은 "최근 실질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온라인 커뮤니티·유튜브 등을 통해 이러한 내용이 '실속 증여' 방법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계좌 개설 문의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듯 주가 반등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에 이어 부모들의 '자녀 목돈 마련' 열풍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주식계좌 예탁금도 연일 치솟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39조866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 32조9093억원과 비교해 6조9569억원이나 뛰었다.
◆우량주 사들이는 개미들
특히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현대차(005380) △SK하이닉스(000660) △LG화학(051910) 등 대형주를 주문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 4조6927억원 어치를 쓸어 담았다. 이어 현대차 7674억원, 삼성전자우 6425억원, SK하이닉스 4592억원, LG화학 3933억원, 삼성SDI 3458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주식 활성화 계좌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현재 주식 활성화 계좌는 3053만4668개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초 보다 4.01%(2935만6620계좌)증가한 117만8048개다.
주식거래 활동 계좌수는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달 17일부터 증가세를 보이더니 이달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단기투자자 신중…중장기 향후 장 상황 살펴야
이들을 바라보는 증권가 시선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렇듯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등 시장 불확실성으로 단기간 내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설지 예측이 어려운 만큼 신중한 투자를 조언한다.
최광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상승으로 코로나로 인한 시장의 패닉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단기금융시장의 안정 기대는 해볼 만하지만 아직 지수의 본격적인 상승이나 경기 우려 완화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내놓을 수 있는 금융시장 안정책과 경기 부양책이 실시되고 있다"며 "다만, 이러한 정책의 약효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의 진정이 전제돼야 한다. 유럽 및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세이므로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폭발적으로 사망자와 확진자가 늘고 있는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가 향후 1~2 주 내 중국과 한국과 같은 확진자 진정 추세를 답습할지 아니면 진정이 되지 않고 새로운 확진자 그래프를 만들지가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신중한 시각을 나타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잠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앞으로 추가로 내놓을 대책은 없고 코로나 악재는 지속하는 만큼 주가는 꾸준히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