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면서까지 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거래는 주가 상승을 기대한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수익이 나면 대출 원리금을 갚고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문제가 생긴다.

코로나19 공포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면서까지 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약해질 대로 약해진 한국 증시가 당분간은 약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급적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고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 한국거래소
◆빚 투자에 '깡통계좌' 우려 급증...반대매매 약 11년 만에 최대
개인들의 빚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지만 주가가 연일 부진함을 보이면서 반대매매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반대매매란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산 뒤 증권사에서 정한 담보율을 맞추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개인이 보유한 종목을 강제로 파는 것을 말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주식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평균 1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5월(143억원)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하루 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해 12월 94억원에서 올해 1월 107억원, 2월 117억원으로 증가추세다.
주식시장에서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투자자 손실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A씨는 몇 년 전 코스피지수가 1700선 근처에 머물자 단기저점이라는 확신으로 5000만원을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융자 5000만원을 보태 1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했다. A씨는 상환 기간이 3개월이라 그 사이 주가가 상승하면 매도해서 대출금을 갚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고, A씨가 매수했던 종목도 예외는 아니었다. 결국 "주식계좌가 담보부족 상태라 추가로 자금을 입금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나간다"는 증권사의 연락을 받고 예상치도 못한 담보 부족으로 반대매매를 당할 처지에 놓였던 적이 있다.
신용융자 담보 비율은 통상 140% 정도다. A씨는 5000만원을 빌렸으니 계좌 평가액이 7000만원(5000만원×1.4) 이상이어야 담보 부족을 면할 수 있다. 즉 최초 매수가격보다 주가가 30% 정도만 떨어져도 강제로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반대매매를 당하면 계좌에 남는 돈은 2000만원 정도에 그친다.
즉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주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주가가 폭락으로 돌아설 경우 신용으로 빚을 내 사들인 주식가치가 담보율 밑으로 떨어져 반대매매가 본격화되면 투자자 손실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증권사, 신용대출 금리 인하 내걸고 고객 확보 '주의'
상황이 이런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은 금리 인하를 내걸고 고객 확보에 나섰다. KB증권은 오는 5월31일까지 신규 고객과 장기 미거래 고객에 한해 60일간 신용금리를 0%로 적용한다. 한화투자증권도 생애 최초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는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최초 7일간 무이자 혜택을 적용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한 해 신용잔액이 없었던 고객을 대상으로 다음 달까지 신용 이자율을 연 2.2%로 낮춰준다. 하이투자증권은 비대면 신규 고객에게 6개월간 신용금리를 연 2.99%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증권사들의 기존 신용금리는 4~11%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대출이자가 눈에 띄게 낮아진 수치다.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가 다각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투자금을 대출해 주고 이자수익을 거둬들이는 신용거래용자는 증권사들의 중요한 수익원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키움증권이 가장 많은 신용거래융자이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1333억원의 이자수익을 챙겼다. 이는 전년 1171억원보다 2.64%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약해질 대로 약해진 한국 증시가 당분간은 약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급적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고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 빚의 증가와 이에 따른 반대매매의 증가는 지수 반등의 걸림돌로 작용, 빚으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을 더욱 어렵게 한다"며 "개인들은 냉정한 투자 판단으로 빚을 내 투자하는 방식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금융위원회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주식에 대한 과도한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증권사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 면제'를 발표했다. 증권사 내규에서 정한 담보 유지 비율을 준수하지 않아도 제재를 받지 않도록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하기로 한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증권사들은 우리 자본시장 생태계의 구성원인 만큼 투자자 이익 보호와 시장 안정을 위해 담보 비율 하락에 따른 기계적인 반대매매를 자제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