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진퇴양난'에 빠졌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는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려 있는 일본 도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정상적 개최 가능성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탓이다.
특히 아베 내각이 믿고 의지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코로나19 사태로 도쿄올림픽 연기를 직접 언급하는 등 도쿄올림픽 연기설은 더 이상 '설'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마도 주최 측이 올림픽을 1년 연기할 수도 있다"며 "딱한 일이지만 빈 경기장에서 올림픽을 하는 것보단 그렇게 하는 편(1년 연기)이 낫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사견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올림픽 개최 1년 연기 방안을 아베 총리에게 권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라며 "그들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도쿄올림픽 개최 및 미국 선수 참가 문제 등에 대한 질문에 아베 총리를 '친구'로 칭하며 "그 문제는 아베 총리에게 남겨두려 한다"고 답을 유보한 바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증가세 꺾이지 않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이 언급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일본 정부 측은 트럼프 대통령 언급에 이어 올림픽 정상적 개최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이 쏟아지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연기설에 대해 "예정대로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코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역시 "연기는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코로나19에 따른 도쿄올림픽 연기를 직접 언급했음에도 일본 정부가 1년 혹은 올해 내 연기 쪽으로의 방향 '급선회'를 주저하는 데는 많은 이유들이 있다.
첫째는 IOC와의 계약 조항 때문이다. IOC가 올림픽 개최도시와 맺는 계약에 따르면 '2020년 중에 개최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로 인해 1년 후 개최로 연기할 경우 이 조항에 저촉돼 올림픽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니혼게이자신문은 이와 관련 "정부 내에선 예정대로 개최하기 어렵다면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를 살려 미국에도 유리한 1년 연기안을 공동 제안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두 번째는 올해 내로 연기할 시 미국 프로풋볼 NFL 등 인기 스포츠 행사와 겹쳐 흥행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실제 미국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인기스포츠리그가 잠정 중단 상태로 올해 내로 연기된 일본 올림픽에 관심도가 분산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연기에 따른 추가 예산 때문이다. 실제 도쿄도가 올림픽과 관련해 책정한 예산은 1조3700억원(약 15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기될 경우 예산 초과는 불 보듯 뻔해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실제 올림픽 이후 사용될 예정이었던 각종 시설 운영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올림픽 시기에 맞춰 전국 각지에서 빌린 버스 등에 대한 취소 위약금과 올림픽을 위해 모집한 8만명의 자원봉사자를 해산시키고 개최시기에 맞춰 다시 모집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네 번째는 아베 총리가 정치 운명을 걸고 추진해 온 올림픽인 탓이다. 아베 내각은 도쿄올림픽을 1만5000명이 사망한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트라우마 해소를 위해 '부흥(復興) 올림픽'이라고도 명명하며 올림픽 성공적 개최에 온 힘을 쏟아 왔다.
특히 아베 총리는 올해 올림픽 성공적 개최 이후 성공 개최에 따른 일본 경제 활성화를 기반으로 2021년 하반기에 국회를 해산시키고 총선거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새롭게 짜려고 계획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연기될 경우 이러한 아베 총리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올림픽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일본이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을 과연 언제 개최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