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광주와 대구 간 '달빛(달구벌·빛고을) 동맹'이 코로나19 창궐이라는 위기 국면에서 빛나고 있다.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곳에서 병상을 나눔한다는 일명 '병상연대'가 코로나19로 국민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있다.
이 상황을 전면에서 지휘하고 있는 것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하지만 그 뒤를 받치는 수많은 지방공무원의 노고가 병상연대를 단지 아이디어나 정치적 홍보게임이 아닌, 실질적인 선물로 만들고 있다.
자치행정국을 이끄는 박향 국장. 지방자치제도와 일선 지방자치단체 움직임을 공부하거나 경험해 본 이들이라면 흔히 행정국장이라는 자리의 무게감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일선을 총괄하는 자리이자, 공보 등 조직들과 연계해 병상연대에 관한 외부 시선을 오도없이 정확히 이끌어야 하는 문제까지도 오롯하게 그 자리에서 진다.
본지는 병상연대 발표 초반, 박향 광주시 자치행정국장을 인터뷰해 그가 정치적으로 홍보거리가 되거나 외화내빈식 전시행정이 되지 않도록 광주 공직자들이 이 준비작업을 단단히 벼르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박 국장은 조대여고를 나와 조선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인물. 의사 출신이자 영국 유학 경험도 있는 이 인물이 하필 전문직의 화려한 여러 코스를 마다하고 공무원의 길을 걷던 중, 병상연대를 성공시킬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런 우연은 대구 지역에서 광주로 이송된 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의 복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그는 "빛고을전남대병원과 시립제2요양병원 2곳,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한 상태, 105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그중 60병상을 대구 지역 환자 치료하는 데 쓰겠다고 하셨는데, 경우에 따라 더 늘릴 계획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60병상을 맥시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님께서는 한 50%정도로 생각하신 것"이라고 '보수적인 규모 예상'을 밝히면서도 "우리 지역 환자들에 대해서도 남겨두고, 대구와 연대하고자 하는 의미"라고 말해, 적극적 추가 지원까지도 '유사시'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광주는 인구 대비 신천지 성도수 가장 많아 추가 환자 발생여지 있다. 이에 대한 대비는?" 등 특정 교단 관련 우려에 대해서도 "신천지 관련해서는 대구의 경우 어딘가 소스가 명확하진 않지만, 우한과 연관이 있다고 본다. 예배가 자기 지역별로 열리는데, 그날 예배도 대구 자체 예배였다. 그런데 우리 광주에 사는 사람이 11명이 갔던 것. 직접 접촉의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광주는 확진자 발생률이 낮다"고 차분히 문제를 설명했다.
박 국장의 답변 중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양성으로 나온 사람이 대부분 대구 다녀온 사람들이다. 신천지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시점에 대구를 다녀왔기 때문이다(강조 표시는 취재기자). 그래도 신도들끼리 접촉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거의 전수조사를 한 것. 아직까지는 신천지로 인해 추가적으로 양성반응이 나온 사람은 없다"라는 설명 부분.

대구에서 온 코로나19 감염자가 광주 시설에 도착했다. 딸을 안고 시설에 입장하는 모습. ⓒ 연합뉴스
박 국장은 의사로서의 감각을 발휘해 "광주로 환자가 왔을 때 진료를 제대로 해줘야 한다. 감염병 전담병원에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그것에 대한 지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의료진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예비 자원으로서 모집해두려고 하는 것(강조 표시는 취재기자)"이라고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1992년 사무관(5급 공무원)으로 채용된 이래, 서구보건소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복지건강국장으로 승진하면서 국장급이 됐고, 의료와 행정의 양면을 아는 이의 손길이 절실한 이번 국면 와중에 자치행정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군더더기 없이 단정한 그의 모습과 말, 단호한 국민 권익의 보호의지는 이스라엘 초창기를 이끈 골다 메이어 총리를 연상케 하는 구석이 적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박향 광주광역시 자치행정국장. ⓒ 광주광역시
중동전쟁 당시 신생국가의 작은 군대로 중동연합군에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도 메이어 총리는 "당신들은 우리가 싸울지 말지 간섭할 자격이 없다. 그건 우리가 정한다. 다만 (압제와 싸우기 위해 총알을 살) 돈은 당신들이 줄 수 있다. 도와달라"고 의연히 연설했다. 이 연설은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사는 유태인들의 성금과 자원입대라는 화답을 끌어냈음은 물론, 유태인이 아닌 세계인들에게도 중동전쟁의 '명분'을 확실히 선언했다.
제대로, 예비를 충분히, 아무도 차별받는 일 없이 등 당연하지만 당연하기 어려운 모토로 광주가 병상연대를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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