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경기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금·채권뿐만 아니라 비트코인까지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날 25일 1㎏짜리 금 현물의 1g 가격은 전일 대비 3.09% 급등한 6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4년 KRX 개장 후 역대 최고가다. 사진은 서울 종로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순금제품을 전시하는 모습. ⓒ 연합뉴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가격은 지난 17일부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25일 1㎏짜리 금 현물의 1g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09% 급등한 6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4년 KRX 개장 후 역대 최고가다.
국제시장에서도 최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국제 금값은 지난 13일 온스당 1587.8달러에 장을 마친 이후 △14일 1586.4달러 △18일 1603.6달러 △19일 1611.8달러 △20일 1620.5달러 △21일 1648.8달러로 6거래일 동안 3.69% 상승했다. 이는 약 7년 만에 최고점을 갈아치운 기록이다.
전날은 1661.7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 중에는 1691.7달러까지 치솟으면서 170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다만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의 4월물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6%(26.60달러) 하락한 1650.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금값이 급등한 탓에 가격부담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 "당분간 금값 상승랠리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지난해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했던 이슈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고, 코로나19 확산 우려탓에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당분간 계속되겠다"고 전망했다.
금과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에도 국내 주식 시장에서 대거 이탈한 외국인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와 통안증권 등 전체 상장채권의 잔고는 24일 기준 약 12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6조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 상장채권 잔고를 월말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9월 말 127조2000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떨어져 지난해 말에는 123조7000억원까지 줄었다.
그러나 올해 외국인 채권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1월 말 상장채권 잔고는 128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잔고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125조원) 이후 외국인 상장채권 잔고는 현재까지 4조7000억원가량 급증했다.
채권은 주식과 달리 순매매 액수가 아닌 보유 잔액을 지표로 투자 규모를 판단한다. 때문에 만기가 정해져 있어 시장에서 채권을 팔지 않아도 만기가 돌아오면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시장은 외국인 자금이 채권에 몰리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보다 안전자산인 채권을 선호하는 심리가 두드러진 것으로 판단한다.
이 같은 채권시장의 흐름은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대거 팔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채권 잔고가 늘어나는 만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이달 2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024억원을 순매도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한 24일에는 7860억원, 25일에는 7696억원을 팔았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이어지는 국내 주가지수는 최근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반대로 채권시장은 연일 상승세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암호화폐)도 강세다. 비트코인은 국가 간 송금과 환전이 자유롭고 도난사고 위험이 현저히 낮아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국제사회 이슈 등이 발생할 때 가격이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24일 비트코인은 9951달러(약 1206만원)까지 오르며 1만 달러 문턱에 다다랐다. 이와 함께 이더리움, 비트코인 캐시, 라이트 코인 등도 각각 1.8%, 2.9%, 1.9% 가까이 오르며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25일엔 비트코인 가격은 9615달러(약 1165만원)를 기록했다. 이날 새벽 9537달러(약 1156만원)까지 떨어진 비트코인은 오전부터 다시 상승세를 회복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소폭 상승해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0.11% 오른 1140만원에 거래 중이다. 이더리움은 전날 대비 0.68% 하락한 30만5000원, 리플도 0.86% 하락한 311원 대에서 거래되며 보합세를 띠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함께 높아진 불확실성은 안전자산 선호를 넘어서 유동성의 지지를 받던 위험자산을 흔들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진정 여부 및 위험자산 변동성 확대를 확인하면서 당분간 보수적 투자관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