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확산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 유통매장을 찾는 고객이 급감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프라인 유통매장 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또한 필수가 됐다.
하지만 지난 11일부터 17일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을 직접 방문해 본 결과, 주요 화장품 판매 매장에서 위생관리가 생각보다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백화점 내 샤넬 화장품 매장. = 김다이 기자
먼저, 서울 중구 명동 소재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내 주요 화장품 매장에서 립스틱 테스터를 요청해봤다.
직원들은 아무렇지 않게 "그냥 발라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립글로스 제품을 테스터 할 경우에만 일회용 테스터기를 제공할 뿐이었다.
테스터를 그냥 바로 입에 바르는 건지, 제품 소독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재차 물었지만, 대다수 화장품 매장 직원은 "매장 소독은 수시로 진행하고 있지만, 립스틱 제품은 어쩔 수 없다"며 "그냥 발라보시면 된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비말을 통해 감염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렇듯 무방비한 대응에 당황스러웠다.
심지어 명동 일대 백화점과 면세점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관광 필수 코스 중 하나. 하지만 직원들은 매대를 소독약으로 닦거나 고객이 쓰고 간 제품 진열을 정리하는 선에서 그쳤다.
백화점 내 어떤 화장품 매장에서도 고객 위생을 위해 테스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유하는 곳은 없었다.
면세점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롯데면세점 명동점 내 화장품 매장들 역시 립스틱을 입에 직접 발라보는 것에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샤넬 매장의 경우 다른 매장과 조금 다른 고객 응대를 했다.
롯데면세점 샤넬 매장 직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테스터 제품들은 전부 폐기하고 새 제품으로 진열했다"며 "제품 자체를 소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되도록 손등에 테스트 해보시길 권하고 있고, 립스틱을 입술에 직접 테스트 하는 것은 고객님들도 위생상 많이 꺼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백화점 내 맥 화장품 매장. = 김다이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10일 백화점 업계 주요 3사인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매장 문을 닫고 전체 방역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백화점 내에서 협력사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것에 일일히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각 사의 운영 방침대로 고객 대응을 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백화점에선 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것.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입점협력사에서 원하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브랜드마다 각자의 운영 방침이 다르기 때문에 백화점 측에서 고객사에 어떻게 대응하라는 지침을 내리는 것 자체가 갑질로 비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업체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상황실을 운영 중이며, 1월30일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운영하는 전 매장에서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한 '매장 위생 가이드'를 공지하고 시행하고 있다.
매장 위생 가이드로 마스크 착용 및 손 소독제 비치 및 사용은 물론 고객 위생을 위해 가급적 매장 내 테스터 제품 및 테스터기 사용 자제 권고, 필요시 얼굴이 아닌 손등에 테스트 할 것을 권유하라고 나와 있다.
하지만 백화점 내에서 운영중인 아모레퍼시픽 '헤라' 매장이나, 심지어는 아모레퍼시픽 본사 2층에서 운영중인 매장 내에서도 립 제품 테스터에 대해 자제 할 것을 권고하는 직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롯데백화점 본점 랑콤 매장 내에 비치된 신종 코로나바이스러 관련 안내 문구. = 김다이 기자
화장품 브랜드 랑콤 롯데백화점 매장의 경우 고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제한하고 있었다. 해당 매장에는 '제품 테스터 사용을 원할 경우 1회용 도구가 준비돼 있으니 직원에게 문의해 달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롯데백화점을 찾은 김효선(27.여)씨는 "새로 나온 립스틱을 구입하고 싶어서 방문했는데 먼저 나서서 테스터에 대한 주의 멘트를 하는 직원은 없었다"며 "매장 근무 직원들은 마스크만 착용하고 있을 뿐 고객을 위한 위생관리에 대해서는 소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영선(45.여)씨는 "코로나 이슈도 있고 평소와 달리 입술에 직접 바르지 않는다고 해도 테스터 제품을 바르는게 꺼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분간 매장에 직접 방문해서 제품 구입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물론,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 많은 고객이 방문하는 매장의 경우 직원들이 수시로 매대에 소독약을 뿌리거나, 백화점 자체적인 방역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손에서 손으로, 혹은 비말에서 호흡기를 통해 옮겨지는 코로나균은 이런 불특정 다수가 오고 가는 공간에서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이상엽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직까지 먹는 것을 공유하면 감염된다는 것은 입증된 바가 없지만, 감염자의 비말을 호흡기를 통해 들이 마시게 되면 감염될 수 있다"며 "특히 코로나균이 묻어 있는 립스틱이나 화장품 등 용기를 여러 사람이 만지게 되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여러 고객이 다녀 가는 백화점 매장의 경우 제품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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