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3자 연합체제를 결성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와 관련해 줄곧 '지배구조 개선'을 외치며, 자신들이 직접 한진그룹 오너리스크의 주범으로 지목한 조 전 부사장과 손잡은 KCGI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상황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 의지를 분명히 함에 따라 한진그룹 남매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31일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입장문을 내고 "다가오는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밀어내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지분은 총 31.98%로 조원태 회장(6.52%)과 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인(4.15%) 지분을 합친 것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이번 3자 연합체 결성으로 조 회장은 수세에 몰렸다. 여기에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이명희·조현민 지분까지 더해질 경우 조 회장의 경영권 분쟁패배는 기정사실화 된다.
이날 경영권 이슈로 한진그룹의 주력사인 △대한항공(00349)은 전날 거래일 대비 500원(2.11%)오른 2만4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우선주인 △대한항공우(003495)는 전 거래일 대비 5400원(29.92%) 뛴 2만3450원 △한진칼우(18064k)는 전일 대비 1만1000원(16.30%) 오른 4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KCGI는 한국지배구조개선(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약자다. 말 그대로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을 차출하는 펀드 운용사다.
그간 KCGI는 "사모펀드가 주주로서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목적을 내걸고 오너중심 지배구조와 한진 일가의 경영상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하며, 이른바 '땅콩회항' 사태를 일으킨 조 전 부사장에게 줄곧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해 왔다.
실제 KCGI는 지난해 주총을 앞두고 '한진그룹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발표, 조 전 부사장 등 한진가를 경영권에서 배제해야 된다고 주장하며 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 회장 일가를 정조준 한 바 있다.
이 같은 기존 행보와는 반대로 KCGI가 이번 '오너 갑질'로 대표되는 조 전 대한항공 사장과 손을 잡으면서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조 전 사장은 갑질 사태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재벌 2세의 안하무인 갑질과 국적 항공사의 모럴 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오르며 한진그룹은 홍역을 앓았다.
때문에 일반주주들이 이 연합에 동의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KCGI가 일반주주들로부터 지지를 얻은 이유는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목 아래 한진가와 대립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외 기관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방향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외부 자문기관에서 조원태 사장의 연임을 반대할 만한 뚜렷한 명분을 찾긴 어려울 전망이다.
오히려 조 전 부사장이 관세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 2심에서 징역 10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황이므로 주주들이 선뜻 KCGI 측을 찬성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내세우며 주주 설득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여 외부 자문기관들의 평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외부자문기관의 평가를 확보하기 위해 KCGI측은 물류 및 항공운송분야에서 현 경영진보다 우수한 경영능력을 갖춘 후보를 내세워야 하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어느 한편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향후 한진칼의 지분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