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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주식시장 테마주 기승…뇌동매매 '여전'

전문가들 "단기 이슈로 급등한 테마주…낙폭도 커 투자 유의" 조언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02.03 08:43:59
[프라임경제] 주식시장엔 늘 테마주가 존재합니다. 선진국 시장도 마찬가지죠. 테마주의 가장 큰 매력은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수익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손실의 위험도 매우 크죠. 기업의 가치보다 정보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 개인투자자들이 무작정 뛰어들었다가는 손해를 보기 십상입니다.  

지난달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여파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41p(3.09%) 떨어진 2,176.72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 ⓒ 연합뉴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도 주식시장의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2월3일 이철환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의심스러운 테마주에 대해 특별 조사를 시행. 뇌동매매를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당시엔 바이오, 신종플루, LED 등 20여개 테마가 형성됐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허위사실이 유포돼 테마주로 인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당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한국 증시엔 끊임없이 새로운 테마주가 등장합니다. '테마주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과거 월드컵 테마주, 미세먼지 테마주 등을 비롯해 최근엔 신종코로나 이슈가 주목을 받으면서 마스크와 진단키트 관련주들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후 더 이상 갈 곳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은 제약·바이오주 분야에서 신종코로나 테마주를 찾는데 몰두했습니다. 유력 정치인의 이름을 딴 테마주도 자주 보이는데요,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정치 테마주입니다. 

정치 테마주는 유력 정치인이 부상할 때마다 개인적으로 연관이 있는 주식이 급등했습니다. 정치인 테마주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7년 대선입니다. 당시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업인 출신인데다 한반도 대운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터라 연관 기업이 많았습니다. 

대운하 관련 기업으로 분류된 주식의 경우 대선 직전 최고 25배나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큰 성과를 한번 맛본 이후 2012년에는 대선 1년 전부터 시작해 대선 두 달 전에 테마를 끝내더니 이제는 하루가 멀다하고 관련주가 쏟아져 나오는 형국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모두 좋지 않았습니다. 테마가 만들어진 직후에는 주가가 급등하지만 곧 다시 하락해 큰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경험에도 불구, 정치인 테마가 계속 만들어지는 건 단기 급등에 대한 기억 때문일 것입니다. 테마가 시작되고 한 달 사이 주가가 몇 배 가까이 오르는 일이 속출하자 여기에 편승한 것이죠. 

올해 새해 첫 달 주식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 1단계 합의와 반도체 업황 회복 등으로 상승곡선을 타던 증시가 미국과 이란의 분쟁을 중심으로 한 중동발 리스크에 잠시 주춤하더니 신종코로나 악재를 맞자 소위 '이슈'에 기댄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입니다. 

신종코로나 관련 이슈가 발생하기 전부터 한국 증시는 정치인 테마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4월15일 치러질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종로 출마를 공식화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 테마주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지난 1월23일 서울 종로 출마가 사실상 확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 전 총리 테마주인 남선알미늄은 전 거래일보다 220원(5.32%) 상승한 43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70원에서 51.56% 급등한 수치입니다. 

남선알미늄은 이 전 국무총리의 대표 테마주입니다. 이 전 총리의 친동생이 남선알미늄과 계열 관계인 SM그룹 삼환기업의 대표로 재직했을 때 관련주로 분류됐습니다. 당시 회사 측은 이 전 국무총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공시했지만 주식시장에선 이 전 총리 관련주로 분류돼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17일에는 이 전 국무총리 후임에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지목되면서 관련주들이 급등세를 보였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정계복귀 소식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관련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정치 테마주들의 단기 급등은 변동성 장세에서 자주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단기 이슈 등으로 급등한 테마주들은 하락 시 낙폭도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테마주는 개미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지갑을 털어가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주가 상승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데다 변동성도 잦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그중에서도 정치 테마주는 대부분 약한 연결고리가 과대평가돼 쉽게 오르는 만큼 쉽게 곤두박질 칠 수 있어 절대적으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무엇보다 실체 없는 테마주에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자본시장이 투기판으로 전락하면서 진정한 옥석 가리기가 어렵게 되고, 기업가치도 제대로 평가받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묻지마 투자'가 계속되는 한 테마주로 인한 피해는 마지막에 탑승한 개인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해외 투자 대가들이 괜히 가치주를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썰물이 빠져나갔을 때야 비로소 누가 발가벗고 헤엄쳤는지 알 수 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말처럼, 실적이 아닌 루머와 이슈에 근거한 주가 상승은 거품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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