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착한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서 관심을 모았던 ESG 펀드가 국내 기업 환경과 모호한 평가기준으로 지지부진, 미진한 성과에 당초 취지마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2017년 7월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무총리비서실,지속가능경영원 주최로 열린 미세먼지 저감·기후변화 대응 방안 모색 연찬회에서 참석자들이 관계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ESG 펀드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이는 기업의 비재무적인 성과에 대한 평가 등급을 책정해, 등급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SRI) 원칙 중 하나로 설명된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로 도입된 투자전략이다.
ESG 펀드는 영국에서 지난 2000년 ESG 정보공시 의무제도를 도입한 이후 스웨덴,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도입돼 사용 중에 있다. 국내에선 지난해 국민연금이 투자대상을 선정할 때 EGS 요소를 반영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활용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ESG 펀드에서 극심한 자금유출을 보였다. △'한화ARIRANGESG우수기업증권상장지수펀드(ETF)' △'하이사회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주식)' △'하이FOCUSESGLeaders150증권EFT' △'HDC좋은지배구조증권투자신탁'등에서 모두 100억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ESG 펀드의 최근 1년(10일 기준)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미래에셋TIGERMSCIKOREAESG유니버설상장지수'가 16.71%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미래에셋글로벌혁신기업ESG' 15.4%, '삼성KODEX MSCI ESG유니버설'이 13.87%로 나타났다. '한화ARIRANGESG우수기업상장지수(주식)'은 -6.62%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ESG 펀드수익률도 저조한 흐름을 보이는 것에 대해 ESG 개념이 국내에서 사회적 가치로 정착되지 못했다는 점과 평가 기관의 애매모호한 심사 기준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글로벌 ESG 투자는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위기인데 반해 아직 국내에는 실제 투자하는 이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ESG 이슈는 비교적 관심이 많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많지 않아 신뢰를 갖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ESG 평가 기관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대신경제연구소 3곳이다. 하지만 평가 기관마다 평가 기준이 달라 등급 기준이 산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시말해 평가 기관들이 각기 다른 분석 기법으로 ESG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단일 점수로 변환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렵다는 것.
국내 상황과 달리 해외 EGS 투자 자산 규모는 빠르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 이후 해외 EGS 투자 자산 규모는 연평균 14%씩 늘어나 지난해 말 기준 30조달러 시장으로 성장했다.
해외 야후파이낸스 등에서는 기업별 ESG 퍼포먼스 지표를 공개하는 등 EGS 평가가 재무제표만큼이나 중요한 투자 척도로 꼽히고 있는 상황. 이처럼 ESG에 대한 해외 상황이 갈수록 발전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뒤늦게나마 속도를 맞추려는 분위기지만, 이에 대한 대응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 대기업이 관심을 쏟는 부분은 ESG 중에서 지배구조 이슈 정도라고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한진그룹의 경우 행동주의펀드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거나, 경영권 문제 개입 등을 이유로 국내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대응력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선진국 투자자들은 환경, 여성, 노동 문제를 기업의 수익이나 사업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으로 바라본다"며 "반면 국내 기업은 아직까지 지배구조 외에 환경, 사회 분야는 보여주기 식 공헌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