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0년 전 오늘' 2009년 11월29일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2009 G-STAR(이하 지스타)가 폐막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리던 지스타가 부산 벡스코(BEXCO)로 옮겨 열린 첫 행사인 만큼 성공 여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부산하면 지스타, 지스타하면 부산'이 연상될 정도로 명실상부 부산 대표 전시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당시 5회째를 맞은 '2009 지스타'는 개막 전부터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처음으로 열린 만큼 관람객 수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국내 업체 102개사와 해외 96개사가 참여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로 개최됐고 오히려 전년보다 많은 관람객을 동원하며 흥행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죠.
지스타는 그동안 여자 모델들을 앞세워 관람객을 유치했다며 일명 '걸스타'라는 오명을 받았으나, 부산시가 오명을 씻기 위해 게임 중심으로 전면 개편에 나섰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다양한 게임 관련 콘텐츠 제공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관람객들 발길을 사로잡아 흥행으로 이어진 셈이죠.

2009 지스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부스 전경. ⓒ 연합뉴스
◆2009 지스타에 등장한 '왕의 귀환' 스타크래프트2
이런 2009 지스타 흥행을 이끈 게임은 단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야심작'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2 였는데요. 당시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던 스타 후속작 베일이 벗겨질 예정이었기 때문이죠.
스타2를 논하기에 전작 스타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1998년 제작한 RTS 장르 게임 스타는 확장판 브루드워 공개와 함께 국내시장에 PC방 문화와 인터넷 보급을 이끈 장본인이었습니다.
이런 스타 파급력은 초기 e스포츠 산업과 연결됐는데요. 스타에 열광한 한국인들은 'e스포츠'라는 산업을 시작했으며 '프로게이머'라는 직업군까지 탄생시켰습니다.
한국은 어린아이가 하는 단순한 컴퓨터 게임을 일종의 산업군으로 자리 잡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그 중심에는 스타가 있었던 거죠. 이 때문에 전 세계인들에게 'e스포츠'와 '게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가가 '한국'을 꼽을 정도입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이런 이유 때문에 스타 후속작 공개에 있어 2009 지스타로 가닥을 잡았고, 전 세계 게임마니아 이목을 쏠리게 된 것이죠.
실제 당시 스타2 성공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적어도 한국에서 스타 인기는 절대적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스타2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습니다. 제작사 블리자드가 방송중계 저작권을 주장, e스포츠협회 및 게임방송사와 갈등을 빚었죠.
가장 큰 문제는 게임성입니다. 종족 추가 및 게임 방식 변화 등을 기대했던 유저들 니즈와는 달리, 스타2는 그래픽 향상과 유닛 추가에 그쳤을 뿐, 전체 모습은 전작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즉 안전한 길을 택한 셈이죠.
그 결과, 스타2는 10년간 지켜온 e스포츠 권좌를 새파란 후배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에게 양보하고 말았습니다. 유저들은 '스타2' 익숙함보단 'LoL'라는 새로움을 선택한 것이죠.
◆새로운 왕좌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2와 같은 해 북미에서 첫 출시된 '다크호스' LoL은 라이엇 게임즈가 선보인 MOBA 장르입니다. 굵직한 글로벌 게임사들의 연이은 신작 출시에도 불구, 전 세계 인기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그 인기는 실로 대단한데요.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19개 도시에 진출한 LoL은 25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치상으로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데요. 글로벌 LoL 월 이용자수는 2016년 9월 기준 1억명이며, 동시접속자 수는 지난 8월 기준 800만명에 달하죠.
이런 인기에 힘입은 라이엇 게임즈는 직접 △리그 오브 레전드 국제 e스포츠 대회 △지역 e스포츠 리그 등을 주최·주관하면서 e스포츠를 이끌고 있습니다.
과거 스타 e스포츠 대회에서 많은 e스포츠팬들이 프로게이머 플레이에 열광하던 것처럼 LoL 역시 e스포츠를 통해 큰 성장을 여전히 일궈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대적 상황도 LoL 편이었습니다. 2010년 국내 e스포츠를 견인하던 스타 리그에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죠. 이 영향으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우려한 여러 기업들이 리그 후원 중단 및 축소를 선언했으며, 스타 프로팀 해단까지 연결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승부조작'으로 사면초가에 놓인 한국 e스포츠계는 스타 리그를 잇는 LoL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2017 지스타 전경. ⓒ 연합뉴스
◆PC방 사양 바꾼 '배틀그라운드'
이후 이어진 지스타는 매해 꾸준한 관람객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그중 천당과 지옥을 오간 '2017 지스타'가 가장 주목받는데요.
2017 지스타는 당초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끝나는 날에 맞춰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포항 지진 사태'로 수능이 연기, 이에 따라 관람객 감소가 예견된 비운의 지스타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우려와는 달리, 단 하나의 게임만으로 흥행에 성공했죠. 그 주인공은 펍지(前 블루홀 지노게임즈)의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입니다.
MMO 슈팅 게임 배그는 한 공간에서 플레이어 100명이 다양한 무기와 전략을 이용해 마지막 1인이 될 때까지 전투를 펼치는 게임입니다.
2017년 3월 스팀을 통해 첫 선을 보인 배그는 △11월 카카오서버 △12월 정식 출시를 했는데, 국내에서의 인기는 그야말로 대단했습니다.
같은 해 9월 말(PC방 점유율 기준) 당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야심작' 오버워치를 제쳤으며, 10월에는 '철옹성' LoL마저 끌어내리고 마침내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배그가 가지는 또 다른 의미는 바로 '고성능 PC 사양'입니다. 스타가 인터넷 보급을 견인했다면, 배그는 PC방 사양 업그레이드를 일궈낸 것이죠.
일반 사양 PC에서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여타 게임과는 달리, 배그는 고성능 PC 사양을 요구하는 만큼 PC방으로 사람들을 유도했고, PC방 업계도 이에 따라 PC 사양 업그레이드에 나선 탓이죠.
이처럼 2017 지스타는 '펍지스타'라는 말이 거론될 만큼 관람객들 관심이 배그에 쏠리기에 충분했는데요. 개발사 펍지도 이에 맞춰 아시아 최초이자, 최대 규모 공식 국제 e스포츠대회 '2017 배틀그라운드 인비테이셔널'을 지스타에서 개최하기도 했죠.
이처럼 게임 산업은 직접 플레이하는데 그치지 않고, '보는 게임' 즉, e스포츠 열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스포츠 인기가 곧 게임 인기로 연결된다'라는 공식이 자리 잡은 것입니다.
이런 e스포츠 인기를 스타를 시작으로, LoL과 배그가 현재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2019 지스타 펄어비스 부스 전경. ⓒ 펄어비스
현재 15회째를 맞은 '2019 지스타'에서도 보는 게임에 대한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개최한 지스타 대다수 부스는 유명 인플루언서를 초대해 이들 플레이 방송들이 주를 이뤘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e스포츠 경기들이 관람객들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점 등이 이를 방증하죠.
게임 산업은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한 산업입니다. 어느 해는 PC게임, 또 어느 해에는 모바일 게임이, 그리고 어떨 땐 향수를 일으키는 콘솔 게임 등이 인기를 끌며 산업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죠.
앞으로 다가올 10년간 게임 산업 역시 이런 트렌드에 맞춰 급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과연 10년 후 25회째를 맞을 '2029 지스타'에서는 어떤 장르 게임이 관람객들 발길을 이끌지, 그리고 그 게임이 차세대 e스포츠 종목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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