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글로벌 1위 조선사 타이틀 굳히기를 꿈꾸는 현대중공업(009540)의 상황이 어수선하다. 조선업황 침체 장기화로 실적개선이 쉽지 않은 가운데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노조와 임금협상 난항을 겪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서도 노사 간 이견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사내협력사 근로자들이 임금체불로 몸살을 앓으면서 원청인 현대중공업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 연합뉴스
노조는 지난 4월 소식지를 통해 '정기선-가삼현 저가 수주 해놓고 손해는 하청에게 떠넘겨'라는 제하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소식지를 통해 노조는 하청근로자들이 급여일에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중공업이 폴라리스쉬핑 선주사로부터 저가 수주한 VLOC(초대형 광석운반선) 및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물량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정 부사장을 대규모 수주와 대외 협력사업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그룹 내 지위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그의 역할을 부각하는 등 경영승계 과정에서의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가 수주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즉, 현대중공업이 '정기선 부사장의 경영승계'를 위해 논란과 손해를 감수하고 무리해서 저가 수주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 부사장은 지난해 3월 현대중공업지주(267250) 지분 5.1%를 확보해 3대 주주에 올라선 후 아버지 정몽준 전 의원(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의 지분 25.8%를 물려받기 위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등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노조는 저가 수주로 인해 한정된 공사대금에서 원청이 최소한 남겨야할 이윤과 정규직 인건비, 간접비용 등을 빼고 하청업체에 전달할 수밖에 없었던 탓에 임금체불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저가 수주한 선종 발주를 위한 건조작업이 진행 중에 있지만 1년6개월에서 2년째 매달 임금이 체불되고 있다. 이로 인해 상시적 임금체불에 시달리는 건조부와 도장부 사내협력사 및 하청업체 근로자는 2000~3000여명.
이와 동시에 노조는 임금체불 문제가 발생하는 배경으로 △형식적인 선계약 후공정 구조 △원청의 판단에 의해 책정되는 공사대금 △원청 귀책사유로 인한 추가금액 미지급 등 현대중공업의 갑질 논란도 화두로 제시했다.
특히 노조는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가 올해 초 노조 대의원 수련회에서 저가 수주 사실을 인정한 부분 역시 자신들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고도 전했다.
이외에도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겉으로는 상생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경영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고배당 정책을 펼치고 있는 행보에 대해서도 분개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 결산배당으로 1주당 1만8500원의 배당을 실시, 정 전 의원과 정 부사장은 배당금으로 836억원을 받은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경영승계 작업을 위한 치적 쌓기의 일환으로 저가 수주해 온 선종들로 인해 사내협력사들의 손해가 막심하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하청업체들이 짊어지고 있다"며 "치적으로 내세웠다면 그 손해를 하청에게 뒤집어 씌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은 물론, 협력업체와의 도급계약에 따라서 모든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며 "수주는 경영승계 때문이 아닌 업계불황 때문이자, 생존을 위해 진행됐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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