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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PT대회 논란…노조 "직장 내 괴롭힘" VS 사측 "역량 강화"

증권가 내 '직장 내 괴롭힘' 첫 사례…향후 업계 내 관련법 기준에 영향 예상

염재인 기자 | yji2@newsprime.co.kr | 2019.07.25 19:32:06
[프라임경제] 지난 16일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증권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대신증권이 이달부터 전 영업점 직원을 대상으로 '고객포트폴리오 제안 경진대회'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노사 간 첨예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증권가에서 어떻게 영향이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한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대신증권지부는 대신증권 본사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한 대신증권의 PT(프레젠테이션)대회를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주장했다. ⓒ 프라임경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올해 1월15일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내용이 법률에 최초로 규정된 후 6개월 만에 시행된 법안이다.

해당 법은 직장 내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등을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본래 취지에 비해 애매모호한 판정 기준이 문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관한 고용노동부의 매뉴얼 내 사례는 고작 50여개로, 기준 또한 불분명한 탓에 예견된 혼란이란 관측도 있다. 

이같은 우려와 함께 시작된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불과 열흘 만에 증권가에서도 불어닥치게 됐다. 업계에서는 같은 이슈를 두고 벌어진 노사 간 이견이 법적 향방을 가리는 사태까지 가게 될지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또 법 시행 이후 첫 논란인 만큼 이번 사건이 증권가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노조 "저성과자 대상 PT,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주장 

한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지부는 25일 낮 명동 대신증권 본사 앞에서 '직장 내 괴롭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한 대신증권의 PT(프레젠테이션) 대회를 규탄했다.

대신증권 경영진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다음 날인 17일 사내 공문을 통해 일부 직원들을 저성과자로 낙인찍어 명단을 공개, 영업역량 강화 명목으로 PT대회를 자행했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PT대상 직원 명단을 살펴보면 본사에서 영업점으로 발령받은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영업직원이나 전략적 성과 대상자 등 회사로부터 저성과자로 낙인찍은 125명의 직원"이라며 "회사 측 공문에는 대회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강제적 표현을 쓰지만 않았지만,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결국 전원 참가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신증권지부측은 이번 행사가 악질적인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 17일 곧바로 경영진에게 대상자 선정 기준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 18일에는 이번 행사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가 발생했지만, 대신증권 경영진은 22일에서야 업무연락을 통해 논란이 된 대상 직원을 125명에서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아예 임원까지 포함해 이번 대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지부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해 곧바로 공문을 통해 알렸음에도 경영진은 이를 인지하고도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바로 실시하지 않았다"며 "또 125명에 대한 괴롭힘을 넘어 전 직원에게 이를 확대하겠다는 의도를 밝히면서 근로기준법 76조 3의 2항과 3항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노조 측은 "이번 대회를 즉각 철회할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하며, 만약 PT대회를 강행한다면 지부는 민주노총 법률원, 사무금융노조와 함께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대신증권 경영진이 '증권업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 1호 사업장'이라는 불명예로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대신증권 "PT대회, 전 직원 대상…'역량강화 차원'이다"

반면 대신증권 측은 이번 PT대회가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규정한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고객수익률 함양을 위한 '상품 제안 역량강화' 차원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번 경진대회는 상품 제안 역량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고객 관리, 상품 판매, 우수 사례 등을 공유해 고객 상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이지, 노조 측이 말하는 것처럼 직장 내 괴롭힘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증권 측은 "노조가 들고 나온 '직장 내 괴롭힘'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고객 자산을 올바르게 관리하기 위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제안하는 능력은 영업점 PB(private banker, 금융자산관리자)에게 핵심 역량"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PB로서 당연히 갖춰야 할 소양을 키울 수 있는 대회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물고 가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직원으로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대신증권은 일부 저성과자들만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번 대회는 전 영업점 PB를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으며, 이번 125명 직원들이 노조 측에서 말한 것처럼 저성과자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번 PT대회 125명 중에는 회사 내에서 평균보다 많은 성과급을 가져가는 직원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해당 대회가 올해 처음 개최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비정기적으로 진행됐던 행사인데 이제 와서 문제를 삼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처음 PT대회를 진행하기 전에 전 직원 대상이라는 공지가 미흡했던 점에서는 실수를 인정했다. 

대신증권 측은 "이번 대회는 고객 자산 관리 역량을 키우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으나 노조 측은 본질을 외면하고, 본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업무라는 이유로 배척하고 있다"며 "이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본래 취지와 맞지 않을뿐더러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직원으로써 책임을 다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법 적용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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