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증권사들의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특례업종으로 1년간의 유예기간을 받았던 증권사들은 다양한 시범운영을 통해 각사 상황에 맞는 방식을 도입하며 그 준비를 대부분 마친 상황이다.
고민거리였던 애널리스트 등 업무 특수성을 지닌 금융투자업계 근로자에게 재량근로제가 허용되며 한시름은 덜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 증권업계의 우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 연합뉴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 기업은 직원이 300명 이상인 증권사 22곳, 자산운용사 3곳 등 총 25개사다. 이들의 임직원 수는 총 4만3158명(3월 말 기준)으로 업계 전체(4만8075명)의 90%에 해당한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미 정해진 퇴근 시간에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는 'PC 오프(off)'제를 도입했거나 선택적 근로시간제, 자율(시차)출퇴근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대체로 하루 8시간씩 5일, 주 40시간 근무를 기본 원칙으로 세우고 리서치센터, 해외시장 거래, 회계, IT 등 부서는 업무 특성에 따라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을 적용해 근무시간대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했다.
가장 문제가 됐던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는 재량근로제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질적으로는 주 52시간 근무 적용 대상에서 빠질 전망이다
지난 20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국 기관장회의에서 "금융투자분석(애널리스트), 투자자산운용(펀드매니저) 등에 대해서도 전문성, 재량성, 재량근로 적용 관련 현장의 요구 등을 고려해 재량근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증권사 리서치센터나 투자은행(IB) 부문, 해외주식 부문 등의 경우 주 52시간제 적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견해였다.
유연근무제의 한 형태인 재량근로제는 실제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노·사가 서면합의를 통해 정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여기는 제도다. 근로시간이 초과될 경우에도 정해진 근로시간만 일한 것으로 본다. 즉 재량근로제 하에선 양측이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합의했다면 60시간을 일하더라도 52시간 일했다고 판단한다.
다만, 금융상품 개발 업무를 비롯해 트레이딩 업무나 기업금융(IB) 업무 등 근무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부문에 대한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특히, IB 업무는 해외 딜이 많아 밤 근무가 잦고 장·단기 프로젝트에 따라 일이 계절별로 몰리는 경우가 많아 52시간 준수가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고용부는 IB 분야 임직원의 경우에는 재량근로제 적용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단순히 영업을 많이 다니거나 프로젝트성 업무가 많다고 재량근로제 적용 대상 업무로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IB 직원은 대다수가 전문계약직이어서 영업활동, 근무시간 외 업무 등은 이미 연봉 성과급 포함에 속해있다"며 "어려움이 있다한들 형평성 문제가 있어 이들 직원만 재량근로제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PC오프제 등으로 추가 업무가 어려워지자 여의도 카페에 개인 PC로 업무를 보는 증권맨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한 증권사는 회사에서 따로 태블릿PC를 지급해 업무 시간 외에도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등 실질적인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다.
임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도 해결해야할 숙제다. 증권업은 노동의 강도가 센 만큼 성과급으로 두둑한 월급을 챙겨가기로 유명한 업종이다. 이에 성과를 내기 위해서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게 관행처럼 여겨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성과를 더 내고 싶어 초과 근무를 하는 건데 근무 시간을 제한한다면 임금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과정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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