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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마세라티' 105년 전통 비결, 남다른 자동차·레이싱 열정

넵투누스 조각상 삼지창 모티브…브랜드 특유 '트라이던트' 창조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9.05.27 09:30:26
[프라임경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브랜드임에도 불과 몇 년 전까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본래의 이름보다 그저 '삼지창 자동차'로 불릴 만큼 인지도가 낮았던 브랜드가 있다. 마세라티(Maserati)다. 

마세라티는 1914년 마세라티가(家)의 여섯 형제들에 의해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설립된 브랜드이자, 세계 자동차 산업과 역사의 전환점을 만들어온 브랜드다. 

지금은 독보적인 기술력과 이탈리아의 창조적인 디자인으로 하이퍼포먼스 럭셔리 스포츠 세단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등 럭셔리 자동차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이에 지금의 마세라티를 있게 한 105년 역사의 헤리티지를 짚었다.

◆독보적 기술력·이탈리아 창조적 디자인 선점

레이싱 드라이버이자 기술자로 이름을 알렸던 넷째 알피에리(Alfieri)는 첫째 카를로(Carlo)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 주축이 돼 1914년 이탈리아 볼로냐에 사무실을 열었다. 이름은 '오피치네 알피에리 마세라티(Officine Alfieri Maserati)'. 현 마세라티의 전신이다. 

마세라티는 1914년 마세라티가(家)의 여섯 형제들에 의해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설립되며 세계 자동차 산업과 역사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 마세라티


모든 제작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졌으며, 다른 형제들과 레이싱카를 주문제작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꾸려갔다. 그리고 마세라티는 1926년 자신들의 자체기술로 제작한 첫 번째 모델 티포 26(Tipo 26)을 선보였다.

당시 여섯 형제 중 유일하게 자동차 전문가가 아닌 예술가로 활동했던 다섯째 마리오(Mario)는 볼로냐의 마조레 광장의 넵투누스(Neptunus, 바다의 신 포세이돈) 조각상의 삼지창에서 모티브를 얻어 마세라티 특유의 '트라이던트(삼지창)'를 창조했다. 이후 1937년 마세라티 형제가 회사를 오르시 가문에 넘기며, 마세라티는 본사를 볼로냐에서 모데나로 옮기게 된다.

양산차 제작을 실시한 마세라티는 1947년 '레이싱용 엔진을 탑재한 승용차'라는 콘셉트로 지금의 그란투리스모 기본 모델인 A6 1500을 출시했다. 창업주인 알피에리의 이름 앞글자 A와 6기통 엔진의 6을 의미하는 A6 1500은 마세라티의 첫 일반도로용 모델이다.

레이싱 드라이버이자 기술자로 이름을 알렸던 넷째 알피에리. ⓒ 마세라티


마세라티는 1950년대 후반부터 이탈리안 특유의 감성적인 디자인과 성능이 조화를 이룬 그랜드 투어링 모델 제작에 집중했다. 이런 기조 아래 출시된 3500GT는 9년간 2000여대 가까이 판매되며, 마세라티 역사에 획을 그었다.

1960년대부터는 8기통 엔진을 탑재한 모델 개발에 전념하며, 럭셔리 스포츠세단 시장에 입문하게 된다. 1963년에는 마세라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첫 번째 4도어 세단 콰트로포르테를 공개했다. 이후 1966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카디자이너인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와 손잡고 기블리를 선보였다.

1971년 주지아로가 설계한 양산형 미드엔진 모델 보라(Bora)는 제네바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고, 1980년대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뛰어난 성능을 갖춘 바이터보(Biturbo)를 출시했다. 

이후 시트로엥·피아트 등을 거쳐 1997년 피아트 계열사인 페라리에 소유권이 넘어갔으며, 이 때부터 마세라티는 공장에 현대식 설비를 갖추고 종전의 각진 디자인에서 부드러운 곡선 디자인으로 바꾸는 등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볼로냐의 마조레 광장의 넵투누스(Neptunus, 바다의 신 포세이돈) 조각상. ⓒ 마세라티


오랜 세월 라이벌 관계였던 마세라티와 페라리는 파트너십을 통해 힘을 합치게 됐고, 그 결과 페라리 V8 엔진을 장착해 380마력의 최대출력을 발휘하는 3200GT가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200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5세대 콰트로포르테와 2007년 제네바모터쇼에 등장한 2도어 4시트 쿠페 그란투리스모는 스포츠카 디자인의 대부 세르지오 피닌파리나(Sergio Pininfarina) 작품으로, 마세라티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2013년 6세대 콰트로포르테와 기블리가 잇달아 출시됐고, 2014년에는 제네바모터쇼에서 콘셉트카 알피에리(Alfieri)를 선보이며 회사 창립 100주년을 기념했다. 또 마세라티는 브랜드 최초의 SUV인 르반떼를 2016년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이후 초고성능 슈퍼 SUV 르반떼 GTS와 르반떼 트로페오를 잇달아 출시하는 등 또 다른 브랜드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모터스포츠 전념' 고성능 기술력 탄생

하이퍼포먼스 럭셔리카를 상징하는 마세라티는 마라넬로의 페라리 공장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 제조 및 수작업으로 조립되는 V6와 V8 엔진을 장착한 고성능 모델을 생산한다. 모든 모델은 차량 전후무게를 50:50으로 완벽하게 배분하며, 동급 차량 대비 가장 낮은 무게중심을 구현해 역동적이고 정교한 핸들링을 발휘한다. 

'당대 자동차 디자인과 레이싱카 기술을 탄생시킨 걸작'이라고 불리는 마세라티 250F. ⓒ 마세라티


특히 앞차축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 엔진을 프런트 오버행 가장 뒤편에 배치한다. 서스펜션은 전륜에 더블 위시본, 후륜에 멀티 링크 레이아웃을 채용해 강력한 주행성능과 조종안정성을 보장한다. 이런 마세라티만의 차량설계로 극한 주행상황에서도 제어력을 향상시킨다.

마세라티는 지금의 고성능 기술력을 선점하기 위해 회사설립 초기부터 모터스포츠 부문에 전념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창립자인 알피에리를 주축으로 수많은 레이싱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단숨에 레이싱대회 강자로 부상했고, 1957년 레이싱계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레이싱혈통을 바탕으로 기술개발에도 여력을 쏟았다.

알피에리가 직접 드라이버로 경기에 참가했던 1926년에는 마세라티가 처음 생산한 티포 26과 함께했다. 타르가 플로리오(Targa Florio)에 출전했던 알피에리가 티포 26과 우승을 차지함에 따라, 마세라티는 모터스포츠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마세라티가 레이싱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모델은 바코닌 보르짜치니(Baconin Borzacchini)와 함께한 V4였다. 16기통 초대형 엔진을 장착한 V4는 1929년 이탈리안 그랑프리에서 처음 선보이며, 최고속도 246.069㎞/h로 세계기록을 수립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드라이버 후안 마뉴엘 판지오. ⓒ 마세라티


마세라티는 티포 26, V4 등의 모델을 중심으로 모터스포츠 부문에 전념하게 된다. 특히 1950년대에는 아르헨티나 출신 드라이버 후안 마뉴엘 판지오(Juan Manuel Fangio)를 만나 브랜드 역사의 황금기를 보냈다. 250F와 함께 후안 마뉴엘 판지오는 총 51회의 그랑프리에 참가해 24승을 거두어 F1 역사상 최고의 47% 승률을 기록한다.

다만, 마세라티는 1957년 250F의 우승을 끝으로 자동차 경주에 더 이상 출전하지 않기로 선언하고 고성능 도로용 자동차 생산과 판매에 집중한다. 
  
◆품질·장인정신·첨단기술 결합…이탈리아 감성 듬뿍

한편, 마세라티의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가죽은 최고급 이탈리안 가죽 브랜드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의 작품이다. 폴트로나 프라우는 뛰어난 가죽 품질과 특유의 전통적인 기술 공정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마세라티와 폴트로나 프라우는 창조적이고 탁월한 제품을 추구한다는 공통의 신념을 바탕으로 2001년부터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폴트로나 프라우의 탁월한 품질은 장인정신과 첨단기술이 결합된 특유의 가죽 처리 공정에서 비롯된다. 본격적인 제조 과정에 사용되기 전 모든 가죽샘플은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피에노 피오레(Pieno Fiore) 천연 가죽은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적으로 제작되는 가죽이다. ⓒ 마세라티


특히 차량 내장에 사용되는 가죽 마감재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특정 활용기준에 적합한지를 정확하게 측정하며, 이 모든 테스트는 1970년에 설립된 폴트로나 프라우 연구실에서 실행된다.

폴트로나 프라우만의 특허제품 펠레 프라우(Pelle Frau) 가죽은 품질, 섬세한 제작기술, 완벽한 디테일 마감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비첸차 지역 가죽 태닝 센터와 긴밀한 협조 관계를 통해 펠레 프라우 가죽을 사용하기 전 약 20단계의 태닝 공정을 거치며, 기계적 처리를 전혀 가미하지 않은 순수 천연 엠보싱 가죽으로만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가죽의 탄성과 강도가 증가해 더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최근 공개된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는 물론, 2019년식 전 모델에 선택 가능한 최상급 피에노 피오레(Pieno Fiore) 천연 가죽은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적으로 제작된다. 

생산 기간이 일반 가죽 대비 20% 오래 걸리지만 북유럽 지역의 황소 가죽으로 제작돼 뛰어난 내구성과 실크처럼 매끄러운 촉감을 제공한다. 또 천연 기법으로 가공한 피에노 피오레 가죽은 시간이 지날수록 매끄러운 질감과 개성을 더한다.

이탈리아의 유명 럭셔리 남성복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의 최상급 원단. ⓒ 마세라티


여기에 마세라티는 최고의 안목과 디테일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고객을 위해 이탈리아의 유명 럭셔리 남성복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의 최상급 원단도 실내에 사용한다. 

1910년에 젊은 기업가가 이탈리아 북부 트리베로에서 설립한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현지에서 직접 구입한 섬유를 혁신적이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사용한다. 패셔너블한 컬러 마감과 천연 섬유 제냐 멀버리 실크 인서트, 핸드메이드로 마감된 스티치가 이탈리아 장인정신의 정수를 보여준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특유의 소재는 트리베로에서 특허 받아 생산되는 100% 천연섬유 제냐 멀버리 최고급 실크 소재로, 시트와 도어 패널, 차량 천장 라이닝, 차양 및 천장 조명기구 등의 내장재에 적용된다. 다양한 테스트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제냐 실크는 통기성이 뛰어나며, 특수 코팅을 입혀 마모를 최소화시키고 얼룩이 생기는 현상을 철저하게 방지한다.
  
◆음악 같은 배기사운드 '도로 위 예술품'

마지막으로 마세라티는 이탈리아 특유의 감성이 묻어있는 음악 같은 엔진소리로 '예술적 가치'를 품은 명품으로 인정받는다. 

20세기 최고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3세대 콰트로포르테. ⓒ 마세라티


섬세하면서도 묵직한 힘을 갖춘 엔진음은 마세라티 본사에 '엔진사운드 디자인 엔지니어'와 함께 △튜닝 전문가 △피아니스트 △작곡가를 자문위원으로 초빙해 악보를 그려가며 배기음을 조율한다. 이때 작곡한다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배기음에 각별히 공을 들인다.

마세라티 고유의 엔진음은 20세기 최고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와도 인연이 깊다. 1984년 마세라티가 본사를 파바로티 고향인 모데나로 옮기면서 그와 첫 만남을 가졌다. 

이후 마세라티의 열렬한 마니아가 된 파바로티는 직접 본사에 방문해 예술적인 사운드가 탄생하는 그 순간을 지켜보고, 1963년에는 세브링(Sebring)을 구입하기도 했다. 

V8 엔진. ⓒ 마세라티


당시 사람들은 마세라티 배기음과 파바로티의 음악적 성향이 닮았다고 평가했다. 마세라티 엔진음의 치솟는 고음 파트가 파바로티의 강렬하면서도 단단한 음색을 떠올리게 했다고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마세라티는 2012년 9월 일본 시즈오카에 있는 사운드디자인라보합동회사, 주오대 음향시스템 연구실과 함께 '엔진음 쾌적화 프로젝트'라는 실험을 진행하는 등 엔진소리를 보다 아름다운 사운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의 엔진음과 5가지 바이올린의 소리를 각각 피실험자에게 들려주고 심박 수, 혈류량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콰트로포르테 엔진음과 가장 비슷한 반응을 이끌어낸 바이올린은 전설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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