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건강‧의료보장을 위한 커뮤니티케어 밑그림이 제시되는 등 한국은 문재인 케어 실험에 돌입했다. 일본은 2060년 국민 4명 중 1명이 75세 이상이 되는 후기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중국 역시 과거 산아제한의 여파로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 3국이 '건강한 사회'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국민건강이 의료보장지출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또다른 경제 현안처럼 중시된다. 의료보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프기 전에 미리 잡아내는 '검진'의 위상도 높아지는 상황, 지금 동북아 3국의 검진이 모색하는 바를 살펴본다.
1949년 공산화 이후 중국이 국가가 주도하는 사회주의 의료 시스템을 추구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근래 중국의 의료·보건 체계를 보면 자유분방하고 유연한 실용주의가 두드러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덩샤오핑의 개방화 이후 중국 공산당이 채택해 온 실용주의가 국민(중국식 표현으로 인민)의 건강 증진 영역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는 방증으로 읽힌다.
이런 기본 맥락은 특히 진단과 치료라는 전통적 의료 목표는 물론 미리 질병을 감지, 관리하는 예방 영역인 건강검진에도 통한다. 오히려 건강검진이 가장 실용적이고 목표지향적인 발전, 활기 있는 미래지향적 투자를 선도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의료보험 일원화와 1차의료기관 강화, 검진능력 강화 성공
중국은 의료는 일반적으로 2·3차 의료기관에 해당하는 병원, 1차 의료기관에 해당하는 기층보건의료기관 그리고 전문 공중보건기관의 형태로 구분된다. 이 중 주목할 부분이 기층보건의료기관인데 단순히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기관으로만 볼 것이 아니고 중국의 의료 저변을 떠받친다고 할 수 있기 때문. 지역사회 의료센터, 도시보건센터와 향·진보건센터, 촌진료소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중국 당국은 1차 의료기관 즉 기층보건의료기관 강화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이는 중국의 의료 체계가 우리와 달리, 1차 기관 및 2차 기관을 거쳐야 3차 의료기관(대학병원급)으로 갈 수 있는 체계가 아니어서 환자들이 1·2차 의료기관 진료의뢰서가 없이도 바로 3차 의료기관으로 갈 수 있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농촌과 소도시 대비 대도시의 큰 병원이 우수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 같은 제도적 문제 때문에 더욱 대도시의 3차 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이 현저했던 것이다.

중국의 한 건강검진 시설. 채혈 창구다. ⓒ 프라임경제
2009년 의료개혁 이후 전체 의료기관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3년판 '중국위생통계연감' 등을 종합하면, 특히 기층보건의료기관의 증가율이 다른 형태의 의료기관보다 높은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점은, 2,3차 의료기관에 해당하는 병원급에서는 오히려 대형 중심으로 구도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는 대목이다. 같은 자료들에서 병상으로 구분할 때 대형병원에 해당하는 3급병원의 증가율이 1급병원이나 2급병원 대비 2.6배에서 8배 등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요약하자면, 전국적으로 퍼져 가장 기초적으로 건강관리를 맡을 풀뿌리 의료기구에 해당하는 기층보건의료기관을 확실히 육성하는 경향이 근래 두드러진다. 이는 대도시와 농촌간 격차를 줄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병원급에서는 작은 병원 대신 큰 병원 위주로 강화하는 이중적 태도가 존재한다. 전국에 가급적 고른 기본적 의료건강 시스템을 보급 및 강화하면서도, 의료의 질과 수준을 높이는 선택과 집중 역시 완전히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중국은 소득의 증가로 인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고급화 및 다양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변 강화와 능력 확대를 동시에 꾀하는 점은 이제 사회주의 의료의 이념만을 강조할 수 없지만, 그간 닦아온 특색과 지향점을 완전히 잊지는 않겠다는 중국 당국의 고심에서 나온 결단으로 해석된다.
앞에서 언급한 2009년 보건의료개혁은 2009년에서 2011년간의 대규모 투자(8500억위안)를 통해 의료보험에 대한 서비스 강화, 기층보건의료기관의 강화 등을 목표로 했다.
중국은 공산화 이후 의료보험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 현재에는 △도시노동자 기본의료보험 △도시주민 기본의료보험 △신형농촌합작의료보험 등의 3원화 체계를 완성했다. 2009년 개혁 이후 의료보험 시스템 구축도 확고해져, 기본의료보험 가입률이 약 13억에 달했다(95% 가입 달성, 2011년 기준). 이를 다시 점진적으로 개편해 2020년까지는 의료보험을 전국적으로 일원화한다는 게 중국 당국의 목표다.
이 같은 시스템은 무엇을 목표로 하며 실제로 그 달성은 가능할까?
◆민간+외국 활용, 건강검진 발전…원격의료 융합도 기대감
실제로, 기층보건의료시설의 강화와 의료보험의 강화(최종적으로는 전국 일원화)는 국민들이 높은 수준의 의료를 공평하고 균등하게 누릴 수 있는 단초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도시 지역에 한정된 자료이긴 하나, 중국 당국의 2005년~2015년 자료를 재구성해 보면 기층기관에 해당하는 지역사회의료센터의 방문자 증가율이 18배 늘어날 때 2차 및 3차 의료기관 방문자 수 증가율은 2.45배 증가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중국 당국의 고민인 대도시+큰 병원 집중 현상이 이제 전체적으로 해소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어우러져, 기본 2009년 개혁은 공중보건서비스 강화의 방편으로 3세 미만 혹은 65세 이상에게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만성질환자에 대한 질병예방 및 통제 안내를 강화하는 건강검진 확대를 도모했다.
이는 실제로 큰 효과를 거둬,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중국의 보건의료제도 및 최근 개혁동향'(2015년 발간)에 따르면 중국의 자궁경부암 검진 인원수는 2009년~2011년간 누적 1000만명에서 2011년 한해에만 1186만명으로 크게 확대됐고, 유방암 검진 인원수도 동 3개년 120만 누적에서 2011년 1년에만 146만명으로 급증하게 됐다.
아울러 뇌졸중(중풍) 및 관상동맥심질환(CHD) 등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선별검사 강화도 중국 당국은 크게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건강검진과 의료 시스템 강화의 함수 관계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점은 민간과 외국병원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발전을 보장해 주는 열린 자세를 지향했고, 이 점이 건강검진 능력 강화에 실제로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현지 원로 의사 "당국이 민감한 사회공평 문제 인식, 노력 중"
중국은 민간병원의 역할이 과거 크지 않았지만 2020년까지 총의료비 지출 규모가 1조달러선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건강 및 웰니스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충족하기 위해 민간자본 유치와 발전 보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국민 전반의 건강 관심 수준을 만족시키는 데 재정은 취약계층의 의료 확충에 집중하고, 고급 의료서비스 등은 민간투자를 통해 육성하는 이원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2010년 이래 외자병원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013년 상하이 자유무역구역 내 외국자본의 독자병원 설립이 허용됐고 이후 상하이와 장쑤성, 광둥성, 하이난 등에서 주요 의료서비스 발전정책의 방안으로 외국병원 유치가 적극적으로 추진됐다.

중국 노인들이 고 덩샤오핑 전 중국 군사위원회 주석의 사진 앞을 지나가고 있다. 실용주의적 방법을 통해 공산주의 이념을 실현한다는 덩샤오핑의 일명 흑묘백묘론은 중국 발전에 큰 전환점이 됐다. 의료 특히 건강검진 영역에서도 중국은 흑묘백묘론을 통해 빠른 발전을 도모해 눈길을 끈다. ⓒ AFP-뉴스1
아직 완벽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지만, 원격의료 등이 발달할 때를 감안하면 이는 대단히 유의미한 방식이다. 대비한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발전 방향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지금 미리 탄탄히 기반을 닦아놓은 전국 각지의 기층의료망이 이들 대도시와 중심지의 민간+외국의료망과 연결된다면, 순식간에 중국의 건강검진은 '퀀텀점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20년 이상 공공의료분야에서 종사해 온 한 중국 의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국가마다 해결해야 할 의료투입과 혜택 문제가 있는데, 중국에겐 도농간 의료격차 문제가 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고 이것이 완성되어야 사회적으로 완전히 공평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민감한 문제지만, 당국이 이를 인식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당국이 부인병·생활습관병(당뇨병, 고혈압 등)이 도시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검진과 사후관리 측면에서 과거 대비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도 귀띔했다.
전국민을 치료하고 건강검진까지 해주는 가장 사회주의적인 의료 목표를 달성하려, 중국은 자본주의 방식을 함께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공공투자와 민간+해외 역량의 활용을 양손에 든 채 중국의 건강검진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이 기사는 「국민건강 증진 공공캠페인」(한국인터넷신문협회-한국의학연구소 주최)에 선정된 기획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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